[엠디저널]스스로 자기를 보게 하는 치료나는 미얀마에서 한 달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후 일상생활을 하는 가운데도 계속 몇 년 간 순간순간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했습니다. 이러한 관찰을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몸과 마음의 본질과 몸과 마음의 관계 등을 포함해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깨달음을 통해 몸과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알았습니다. 그래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세상의 이치’처럼 나의 이러한 경험도 일반사람이나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환자
나는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순간순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위빠사나’라고 하는 불교 수행을 통해 몸과 마음의 본질을 알고 난 뒤 ‘생각을 다스리는 법’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진료를 잠시 중단하고 2003년 여름 한 달 동안 미얀마 양곤에 있는 찬몌명상센터에서 위빠사나 수행을 했습니다. 위빠사나 수행은 좌선과 보행명상 그리고 일상생활에서의 행위 관찰로 이루어집니다. 앉아서 하는 좌선에서는 호흡을 관찰합니다. 코 주위에서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관찰하거나, 호흡으로 인해 배가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관찰합니다. 보행명상에서
[엠디저널]익숙한 것에서 멀어지기이렇게 세상은 무질서하게 움직이는 것 같아도 자연법칙과 사회(윤리)법칙에 따라 법칙대로 움직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몰라 법에 맞지 않는 것을 바라면, 다시 말해 욕심을 일으키면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럴 때 세상의 이치로 돌아오는 계기로 삼아 세상의 법칙을 알고 법대로 살면, 괴로움이 없고 모든 일이 잘 풀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바라는 바대로 안 되면 화를 내고 더 무지해집니다. 무지해져서 이치에 맞지 않는 욕심을 일으키고 그래서 일이 더 안 풀리는 악순환이
세상은 이렇게 돌아간다고 하여 내가 ‘세상의 이치’라고 이름 붙이고 환자 치료에 이용하고 있는 것은 불교로부터 온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업인과보설(業因果報說) 또는 업설(業說)이라고 부릅니다. 불교 공부를 통해 업인과보설을 알았을 때 ‘아, 이렇게 세상이 돌아가는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열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후 내 나름대로 세상을 관찰해 보니 이 업설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는 것을 알았고, 지금껏 이것이 진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불교적으로는 이미 진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업설을 통해
앞서 말한 돌부처 이야기처럼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자주 해 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처음 가졌던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선심초심(禪心初心)’이야기입니다. 선심초심은 정신과 전공의 시절에 읽었던 책의 제목입니다. 영어 제목은 ‘Zen Mind Beginner’s Mind’인데 우리말로 ‘선심초심’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습니다. 미국에서 활동한 일본인 선사인 스즈끼 순류(鈴木俊隆,1905~1971)가 쓴 책입니다.스즈끼 순류는 많은 제자들을 가르쳐 봤더니 어떤 제자는 깨닫고 어떤 제자는 깨닫지 못했다고 책에서 말합니다. 그 이유를
치료 시간에 치료자와 환자 사이에는 일상적인 만남에서 일어나는 인간관계와는 다른 특수한 관계가 형성됩니다. 환자에게 치료자에 대해서 전이 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전이는 정신분석학에서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전이는 환자가 어렸을 때 부모나 주위 중요한 사람에게 가졌던 감정, 태도 등을 치료자에게 가지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납니다.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은 환자는 모른다는 것입니다. 전이가 일어났을 때 환자는 치료자가 자신으로 하여금 그런 감정을 실제로 유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치료자는 환자를 치료하려
앙굴리마라 이야기아무리 힘든 대상도 파고 들어갈 빈틈이 있습니다. 붓다가 그 당시 수백 명을 죽인 살인자 앙굴리마라를 찾아가 교화한 것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앙굴리마라의 경』(맛지마 니까야 제3권 492~496쪽)에 보면 붓다 당시에 꼬살라 국에 앙굴리마라라는 살인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잘못된 종교적 신념으로 사람을 죽여 죽은 사람의 손가락으로 화환을 만들었습니다. 앙굴리마라라는 이름도 손가락으로 만든 화환이라는 뜻입니다.나라에 지금으로 치면 계엄령이 내렸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벌벌 떨었고 앙굴리마라가 있는
정신치료를 하는 정신과 의사로 생활하면서 알게 된 것 중에 가장 소중한 것은 공감이었습니다. 공감은 정신치료에서 가장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물론 치료자가 환자에게 하는 ‘공감’을 말합니다. 정신치료에는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정신분석을 창시해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정신치료를 가능하게 한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이후 많은 정신치료 학파가 나타났습니다.칼 구스타브 융(Carl Gustav Jung)의 분석심리학, 프릿츠 펄스(Fritz Perls)의 게슈탈트 치료, 행동치료, 인지치료, 의미치료, 인본주의 치료, 도
열세 번째, 생각을 줄이고 현실에 충실한다.정신이 불건강한 사람은 대체적으로 생각이 많다. 생각을 줄이면 정신이 건강해진다. 생각을 줄인다고 해서 멍해지는 것이 아니다. 생각은 잘 보면 과거나 미래로 우리 마음이 간 것이다. 과거와 미래로 가서 영향을 받는 것이다. 생각을 줄이면 현재에 마음이 있게 된다. 현재에 사는 것이 정신 건강이고 과거와 미래에 사는 것이 정신 불건강이다. 현재에서 멀어진 만큼 정신이 불건강해지고 정신적인 문제가 생긴다. 정신병은 현실에서 가장 멀어진 상태다. 신경증은 현실에서 조금 멀어진 상태다. 현실에 가
열 번째,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진다.여유가 있다는 것은 마음에 빈 공간이 있다는 것이다. 빈 공간이 있어야 필요할 때에 필요한 것을 담을 수 있다. 우리 마음이 꽉 차버리면 다른 것이 들어올 수 없다. 스케줄이 꽉 차면 다른 것을 할 수 없듯이 우리 마음도 우리 것으로 꽉 차면 다른 것이 들어올 수 없다. 우리의 생각이나 신념, 이념이 다른 사람과 다를 때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신념, 이념을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 속에 빈 공간이 있어야 한다.가족도 마찬가지다. 가족에 대한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 여섯 번째,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남과 비교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내가 남보다 ‘낫다’, ‘못하다’, ‘같다’고 비교한다. 비교를 없애면 정신이 건강해진다. 이에 대해서는 앞장에 자세히 설명해 놓았기 때문에 생략한다.◆ 일곱 번째, 대화를 잘하도록 노력한다.대화 능력은 정신 건강의 척도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대화를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 정신 건강은 좋아진다. 대화는 남과 하는 것이다. 한 사람과 할 수도 있고 여러 사람과 할 수도 있다. 대화를 할 때 다음과 같은 마음으로 하는 것을 훈련하는 것이 좋다.
정신과 의사다 보니 정신이 건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사람들은 몸이 어떻게 하면 건강해지는지는 잘 안다. 하지만 정신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정신도 몸과 마찬가지다. 정신이 건강해지는 일이나 습관을 반복하면 실제로 그렇게 된다. 이런 일이나 습관을 ‘영혼의 비타민’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아래 열여덟 가지는 정신을 건강하게 하는 습관들이다.1. 반응을 건강하게 하는 것2. 부탁과 거절에 자유로운 것3. 인사를 잘하는 것4.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5. 약속을 지키는 것6.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7
나는 평소 불교가 넓은 의미에서 정신 치료이고 붓다는 위대한 정신치료자라고 생각해왔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계기가 있다. 그중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경전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한 여인이 외아들을 잃고 거의 실성하다시피 하여 머리는 산발하고 옷은 아무렇게나 입고 울부짖음 같은 목소리로 길거리에서 지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자기 아들을 살려내 달라고 하였다. 그러다가 어찌하여 붓다를 만나게 되었다. 붓다를 만나서도 막무가내로 죽은 자기 아들을 살려내 달라고만 하였다. 그러나 여인을 붓다는 처음에는 묵묵히 바라보기만
살다보면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주위 사람이나 상황 때문에 우리의 좋은 품성을 잃는 일이 종종 있다. 남이 나를 욕할 때, 근거 없이 나를 의심할 때, 억울한 일을 당할 때… 이런 때 마음 단속을 잘못하면 우리는 아주 큰 것들을 잃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 맞춤한 이야기가 있어 소개할까 한다.불교 경전 중에 '자따까'라는 것이 있다. 붓다라는 위대한 인물이 과거 생에 붓다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는 경전이다. 경전이지만 일상의 교훈이 될 만한 이야기들이 많아 어린이용 도서로도 편역 된 것이 많
우리는 사람들을 볼 때 그 사람과 우리를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비교한다. 비교는 흔히 두 가지인 줄 아는데 세 가지다. ‘나보다 낫다’, ‘못하다’ 그리고 ‘같다’이다. 사람들은 낫다, 못하다 하는 것만 비교인 줄 안다. 그러나 같다도 비교다. 엄밀한 의미로 같은 것은 없다. 다르다. 그런데 비교의 결과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세 가지 비교는 다 감정적인 반응을 수반한다. 내가 남보다 낫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고 여유도 생긴다. 내가 남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면 움츠러들고 기분이 나쁘고 기가 죽는다. 같다고 생각하면 안심이 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