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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병기별 생존율 발표한, 연세 암센터 김귀언 원장

"암은이제 사형선고가 아닙니다."

  • 입력 2003.02.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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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수사반장이 되야 했던 7년의 조사기간60년대. 무척이나 살기 어려웠던 그 시절에 암 진단은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때부터 암의 조기 진단의 필요성을 느낀 연세의대는 62년 암 조기진단 센터 개설을 거쳐 69년에는 국내 최초로 서양의학이 바탕이 된 암센터를 개원했다. 그런 오랜 역사를 거쳐오던 연세 암센터는 10여년 전, 암의 병기별 생존율에 대한 조사의 필요성을 느끼고, 김귀언 원장(연세 암센터 원장)을 위원장으로 하여 위원회를 발족, 조사에 들어갔다. 그렇게 3년의 준비단계를 거쳐 7년 동안 조사한 암 병기별 생존율이 2003년 1월에 국내최초로 발표된 것이다. 김 원장은 "암 치료법은 날로 발전해 가면서 치료율이 높아져도 사람들은 여전히 암을 두려워하고 사형선고로 받아들이더군요. 그래서 확실하고 과학적인 통계 자료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환자들의 계몽에도 효과적이고, 치료의 가이드 라인으로도 삼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라며 조사 계기를 말한다.그러나 조사하는 10여년은 정말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환자를 등록하는 시스템을 병원 내부와 환자들에게 교육 시켜 정확히 등록케 하는 것을 시작으로, 환자들의 생존을 알아보기 위해 주소지로 편지를 하거나 전화를 하는 등 다방면으로 추적을 해 나가야 했다. 그러나 주소를 자세히 기재하지 않거나 전화번호를 누락하고, 혹은 이사를 하거나 사망을 하여 호적조차 없어지면 조사하기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이렇게 얻어진 결과는 암 환자들에겐 희망을, 의사들에겐 치료의 가이드 라인으로써 활용되는 값진 성과라고 할 수 있다.생존율, 외국보다 높은 경우도...이번 조사된 암 병기별 생존율의 결과를 보면 암 진단 후 5년 간 생존할 수 있는 확률이 평균 87.8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특히 자궁경부암, 위암, 갑상샘암은 외국보다 훨씬 양호한 생존율로 나타나 조사한 의료진들도 놀랐다고 한다. 예를 들면 자궁경부암 1기의 경우, 외국의 85%보다 높은 92%의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또한 과거에 비해 암 종류별 발생의 변화도 볼 수 있었는데, 기존에 많았던 자궁암보다는 유방암이 늘어났고, 남성에게 많던 폐암은 여성에게도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대장암의 경우는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결과는 암의 특성들과 치료가 접목된 결과이고, 계몽이 많이 돼 조기진단율이 높아진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이는 암도 서구화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인데, 이런 현상은 서구화되어 가는 식생활 영향이 크다고 김 원장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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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걸리면 주위에 의사들이 많아진다?!의학의 발전으로 암 치료율도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암에 걸리면 주위에 의사들이 많아지는 것이 문제라고 김 원장은 지적한다. 즉 주위에서 각종 민간요법과 소문만 믿고 행하다가 치료를 지연시키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암 전문의들은 암의 자연경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치료자라는 것을 믿고, 자신의 암 정도에 맞는 치료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 그래야 암의 발생 정도에 따라 수술, 항암제, 방사선 치료를 단독 또는 병합으로 가장 부작용이 적게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3R]김 원장은 간혹 치료 후에도 입원을 원하는 환자가 있는데, 그럴 경우 입원을 못하게 한다. 병원에 누워 있을수록 더 불안하고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차라리 직장생활을 하는 등 자신이 암이었다는 것을 잊을 정도로 활기차고 바쁘게 살면서 기존 흡연, 육식 등의 습관들을 바꿔 가는 것이 병을 이기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기존엔 기성복, 이젠 맞춤복 치료암은 더 이상 사형선고 같은 무서운 병이 아니다. 조기진단만 전제된다면! 그러므로 이제 김 원장은 예전 암 치료가 "기성복 시대"였다면 이젠 "맞춤복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암에 COX-2가 같이 발현될 경우, 더욱 암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치료에 COX-2억제를 같이 병행 치료하는 것이다. 또한 유방암 같은 경우, 과거엔 유방을 드러냈지만 이젠 유방을 보전하면서 치료하는 삶의 질 차원의 치료로 지향한다는 것이다.그러므로 김 원장은 암의 조기진단을 위해, 40대 이상의 부부의 경우 생일날 즐겁게 보내는 일과에 건강진단도 포함하기를 권한다. 그것이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가장 기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