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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홍혜걸

의술은 아니지만, 올바른 의료 정보로 치료하겠습니다

  • 입력 2003.02.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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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3년 예상하고 시작해 벌써 11년녹화를 마치고 KBS본관 앞에서 만난 홍혜걸 기자. 경쾌한 캐주얼 차림의 그는 사회생활 11년차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젊어(?) 보였다. 그는 곧 회사(중앙일보)로 바로 들어가야 할 정도로 바빴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던가. 그의 제안으로 근처 분식집에서 만두국으로 함께 점심을 때운 후 이야기를 시작했다.11년 전, 그가 의사가 아닌 기자가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92년, 몸이 아파서 해군 군의관에서 의병전역 후 집에서 쉬던 중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채용 광고를 보고 응시 후 합격한 것이다. 그땐 3년 동안만 경험 삼아 해보자 한 것이 11년이란 세월이 흘러, 국내 최초의 의학전문기자가 된 셈이다.그러나 그의 끼는 자신을 기자로만 놔두질 않았다. 현재 KBS "생로병사의 비밀"을 비롯해 약 10개의 TV, 라디오 프로에서 MC와 패널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회사의 눈치가 보일 법도 한데, "기사도 게을리 하지 않고 많이 쓰고 있으니까요"라며 웃는 그이지만 그동안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으리라 짐작이 간다.앞으로 진짜"내 글"을 쓰기 위해...이 길을 후회하진 않지만 그래도 기자 생활을 하면서 회의가 느껴진 적도 많았다. 그 중에서도 기사는 100% 기자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 그 때문에 생기는 데스크와의 갈등이 가장 힘들었던 점이었다. 기자는 자기 의견보다 사실 전달에 주력해야하므로 진정한 의미에서 자기 글이 아니라는 점도 그 중 하나다. 게다가 기자로써 미래에 대한 불안도 만만치 않았다.어떻게 보면 이러한 점들이 지금의 그를 멀티미디어적 브랜드를 갖춰 나가게 했는지도 모른다. 이유인 즉, 그의 꿈은 미국의 "티모시 존슨" 같이 의학정보를 소비자 입장에서 객관적이며 과학적으로 전달하는 글을 쓰는 것이다. 티모시 존슨은 이로 인해 NEJM편집장, 메디컬 에세이스트, 타임지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인물이다.그의 가장 큰 목표도 어떤 제약 없이 올바른 의학정보를 진정한 자기 글로써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일이다. 그러한 실력과 전달의 힘을 기르기 위해선 지금 자기 브랜드를 만드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2R]의사 아내와 기자 남편의 건강비법?가정의학과 개원의인 아내와 9살, 8살인 두 아들을 둔 가장이기도 한 그는 가족에게 시간을 많이 못 내서 늘 미안해 하지만, 이메일 아이디도 아내 이름으로 쓰는 것을 보면 무척이나 가정적임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늘 바쁜 생활에 쫓기는 의사 아내와 의학기자의 가족 건강 비법이 궁금해지는데, "사실 아무것도 안해요. 운동도 잘 못하고... 매일 하는 방송 때문에 규칙적인 시간도 없어요. 그러나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동네 산에라도 올라가려고 늘 애는 쓰고 있어요."라고 하니 은근히 기대했던 특별한 건강 비법은 없었다.그렇게 건강을 위해 따로 운동이나 영양제를 먹지는 않는 그이지만, 그의 글들을 보면 아스피린만큼은 만병통치약이라 표현할 정도로 예찬한다. "요즘 좋은 진통제들이 많이 나왔지만, 아스피린은 진통과 소염, 해열 작용 외에 혈액을 맑게 해 주는 기능이 있어 최근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뇌졸중과 심장병 발생률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말한다. 또한 염증을 억제함으로써 암과 치매도 예방한다는 새로운 효능들이 양파껍질 벗겨지듯 규명되고 있으니 만병통치약이 무색하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후자와 같이 예방차원에서는 의사의 처방아래, 통상적 용량인 500mg씩 하루 3회 복용이 아닌, 1mg씩 하루 1회 복용으로 충분하다고 말한다.창조적 글 위해 공부 더 할 터직업상 창조적인 글에 목말라 있다 보니 앞으로 "한 시대를 풍미할 수 있는 창조적인 글을 쓰고 싶다"는 그는, "의학은 자연과학 외에 사람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인문사회과학적 소양이 중요합니다. 좀 더 공부해서 많은 이들의 삶을 행복하게 하고 인식의 지평을 넓혀줄 수 있는 책을 내고 싶습니다"라며 앞으로 공부할게 참 많다고 말한다.비록 의술로 치료하는 의사는 아니라도 올바른 의학정보 전달로 치료하는 또 다른 의미의 의사로써 꿈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오렌지 빛 코디만큼이나 정열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