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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터뷰] 당신 얼굴은 내가 고쳐줄게, 불법으로...

‘야매’를 만나다

  • 입력 2003.01.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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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처음 뵙겠습니다. 전 원래 의사만 만나는 기잔데, 이렇게 ‘야매’하시는 분까지 뵙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별명도 많으시데요? ‘머구리’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돌팔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MR. 야매(이하 야매): 초면에 말씀이 좀 지나치시군요. 저도 초면이라 얘기 안 하려고 했는데, 당신 견적 꽤 나오겠어. 핫핫핫...MD: 이 사람이, 흠흠... 그나저나 당신은 참 간도 크지, 왜 의사면허도 없이 불법 성형시술을 한거요? 의술이 장난인 줄 알아?야매: 누가 장난이래? 나도 진지하고 아~주 성실한 자세로 임했어. 왜 이래 이거. 내가 싸게 수술해주고, 사람들도 바뀐 얼굴에 만족해하면 땡이지. 그리고 일부러 나를 찾아오는 사람도 있어. 자, 생각해봐. 가정형편 때문에 수술을 못 받는다고 생각해봐. 불쌍하지? 그런 불쌍한 사람들도 내가 도와줬는데, 오히려 상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MD: 나 지금 당신 입을 꼬매버리고 싶어, 당신 아주 간도 크게 체인병원까지 냈다고 하던데... 그리고 가끔은 간호조무사에게도 수술을 시켰다면서? 자정까지 수술하는 것도 다반사라며? 제 정신이야?야매: 이 사람 보게, 왜 나한테 성질이야. 내가 하고 싶어서 했나. 환자가 원하니까, 그리고 환자가 밀려드니까 그런 거지. 당신이 서비스정신에 대해 알기나 해? 고객입장에서 생각을 해야지 이 사람아! 그리고 말이야 간호조무사도 나랑 오래 일한 사람이야. 어깨너머로 3년 봤으면 당연히 할 수 있지 않겠어? 나도 말이야 어깨너머로 보고 지금 잘하고 있잖아?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어. 이거 왜 이래.MD: 내 참 기가 막혀서 말이 안나오네. 당신잘못은 없다 이거지? 그럼 수술부작용은 어떻게 할거야? 야매: 이봐. 원래 수술도 그렇고 약도 그렇고 다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야. 이 사람 의학기자도 아니구만... 물론 내가 좀 부작용을 많이 일으켰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환자들 책임이라고. 얼굴만 예뻐지면 다 되는 세상 아니야? 부작용이 있다는 거 알면서도 날 찾아온다니까 그러네. MD: 이 머구리야. 환자가 해달란다고 다 수술을 해주나? 이런 부분은 안 해도 될 것 같고 이런 부분은 해야할 것 같고, 친절히 상담해 주는 게 기본이지. 하긴 당신은 의사가 아니니까. 이 머구리 같은... 당신 이리와 봐. 내가 당신 얼굴 좀 고쳐 줄게.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사람들이 외모지상주의에 빠지는 거야.야매: 당신 마음대로 생각해. 형량도 많이 받아서 속상해 죽겠구만 사람 속을 긁고 있어.MD: 당신 면회시간 끝났데. 어서 들어가서 콩밥먹어. 그리고 주변에 당신과 비슷한 일 하는 사람들한테도 전해. 남의 눈에 눈물나게 하면 자기 눈에 피눈물나게 되 있다고. 다신 사람들 건강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고...야매: 지가 무슨 ‘다찌마와리’야? 쯧쯧, 잘 가슈. 사실은 나도 지금 후회해. 미안해.MD: 그래. 반성한다니 다행이네. 콩밥 좀 먹고 나중에 어려운 사람들 많이 도와요. 그럼 건강하게 남은 콩밥 잘 먹고... (sskbss@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