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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 갑상선 유두암 어떻게 할 것인가?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학교실 박정수 교수

  • 입력 2014.06.10 16:02
  • 기자명 엠디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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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세 갑상선암에 대하여 말이 많은 모양이다. 미세갑상선암(microcarcinoma)이란 WHO의 정의에 따라 1cm보다 작은 갑상선암을 지칭하는 말인데 공식적인 용어는 미세 갑상선 유두암(papillary thyroid microcarcinoma)이라고 쓰이고 있다. 여포암, 수질암, 저분화암, 미분화암도 1cm 미만 크기가 있으나 이들 암은 작아도 예후가 나쁘기 때문에 보통은 미세암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미세라는 말은 현미경으로 봐야 보이는 것이라는 어감을 주기 때문에 그저 "작은 갑상선암"이라고 했으면 좋겠지만 공식적인 용어가 유두갑상선 미세암으로 되어 있어 본란에서는 줄여서 그냥 미세유두암이라는 표현을 쓰겠다.

요즘 갑상선암이 폭발적으로 증거하고 있으니까 일부 비갑상선전문의사 그룹에서 과잉진단해서 작은 갑상선암을 많이 발견해서 나타난 결과이기 때문에 아예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암을 발견하지 말고 치료도 하지 말자고 하여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킨바가 있다. 과연 미세유두암은 진단도 말고 치료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왜 이렇게 갑상선암이 증가 할까?

국가 중앙암등록본부의 발표에 의하면 2010년 기준으로 갑상선암이 모든 암중의 18.2%를 점유하여 1위암이 될 정도로 많아 졌다고 한다. 증가율로 보면 매년 25%씩 이다. 이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도 우리나라만큼은 아니지만 매년 증가하고 있다.

왜 이렇게 증가할까? 가장 큰 원인은 옛날 초음파검사가 나오기 전에는 발견이 안 되다가 작은 1cm 미만 갑상선암이 많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증가한 갑상선암의 대부분이 작은 미세 유두암인 것을 봐서 그렇게 해석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갑상선암의 70%가, 미국은 50%가 미세유두암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것만 가지고는 해석이 안 되는 점도 있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1cm 이상 큰 암도 많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미국통계를 보면 1983년부터 2006년까지 1cm미만 암이 19.2%, 1~2cm 12.3%, 2~5cm 10.3%, 5cm 이상 12% 가 증가한 것으로 되어 있어 단순히 작은 암을 많이 발견해 내었기 때문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음파검사와 세침세포검사기술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월등하게 뛰어나 작은 미세유두암을 잘 발견해 내어 갑상선암 빈도가 증가한 것은 부인하기 어렵지만 그 외 여러 가지 원인들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갑상선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 방사선 피폭이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자로 사고도 없고 그 외 방사능 피해를 입은 이벤트도 없는데 무슨 방사선 피폭이냐 할 지 모르지만 현재 공식적으로 인정된 것은 아니지만 한국 사람들은 컴퓨터 촬영을 너무 자주하는 관행이 있다는 것이다. 성인에서는 별 피해가 없을지 모르지만 어린이들이 컴퓨터 촬영을 너무 자주하면 방사선이 함유된 요오드조영제가 갑상선으로 들어가서 방사선 피폭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는 컴퓨터 촬영빈도와 갑상선암 발생빈도가 비례 하더라는 연구발표도 있다(Europian J Radiology 2006:60;67~69). 이외에도 컴퓨터 방사선피폭과 갑상선암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논문이 더 있으나 아직 정설로서 확립되지는 않고 있다(Eur Radiol 2007:17;1352~1357, BMJ 2013:346:12360 doi:10:1136,2310(published May 21,2013). 그 외 우리나라에서 갑상선암이 많이 생기는 원인의 몇몇 가능성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 보다 김, 미역, 다시마 등 요오드섭취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요오드섭취가 많은 지역은 유두암이 잘 생기고 요오드결핍 지역은 여포암이 잘 생기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2년 전 일본의 한 연구는 여성에서 해조류를 매일 섭취하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폐경기 이전에는 1.8배, 폐경기 이후에는 3.8배나 유두암이 많이 생긴다고 하였다. 요오드과잉 섭취와 갑상선암 발생과의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2. 갑상선암 발생 원인으로 BRAF 유전자 돌연변이가 관여하는데 외국에서는 이 돌연변이가 30~40% 발견되는데 한국인에서는 70~80%나 발견된다. 인종적으로 좀 다른 면이 있지 않을까 하는 대목이다.

3. 갑상선암의 가족성은 외국은 5%내외 인데 한국인은 10%내외나 된다.

4. 만성 갑상선염이 있으면 갑상선암이 3배정도 더 잘 생기는데 한국인은 만성갑상선염 빈도가 외국보다 매우 높다.

5. 뚱뚱한 사람에게서 갑상선암이 2~3배 더 잘 생기는데 우리나라에도 비만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6. 이 밖에 전자파 피폭, 라돈피폭, 하천의 방사선오염 등도 의심되고 있으나 아직 확인 된 바는 없다.

과연 미세암은 모두 초기암인가?

1cm 미만 미세유두암은 대체로 예후가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작다고 해서 모두 초기암은 아니다. 최근 미국에서 1988년부터 2010년까지 수술 치료한 29,512명의 미세유두암을 SEER's 병기로 분류했을 때 갑상선 안에만 암이 있는 국소암(local)이 82.4%, 갑상선 주위에 퍼진 지역암(regional)이 16.6%, 원격전이(distant)까지 있는 경우가 1.1%라고 하였다( World J Sug doi 10,1007/s00268-014-2602-3, published online: May 2014 ).

한편 TNM 병기로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1986년부터 2013년 까지 경험한 미세유두암 환자 14,045명은 병기 I 이 70.1%, 병기 II 0%, 병기 III 27.3%, 병기 IV 2.6% 라고 하였다. 암의 진행 상태는 중앙경부림프절 전이 27.4%, 옆목 림프절 전이 4.9%, 피막 침범 42%, 2개 이상 다발성 26.7%를 보여 1cm미만 암이지만 진행된 양상을 보여 미세암이라고 해서 모두 초기암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미세유두암과 잠재암은 같은 것인가?

잠재암(latent carcinoma)이란 것은 자연사를 한 사람의 부검에서 발견된 갑상선암을 말한다. 보통 10%에서 최고 36%까지 발견된다. 조직 표본을 더 얇게 하여 아주 작은 세포단위까지 관찰한다면 이보다 더 많이 발견될지도 모른다. 일부의사들은 자연사한 사람이 갑상선암을 가지고 평생 동안 살 수 있었으니 생전에 미세갑상선암이 발견되더라도 치료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는 미세암과 잠재암이 같은 것이라고 혼동한 것이다.

잠재암은 연령 60~70대, 크기 1~3mm, 남녀비 1 : 1 이고, 미세유두암은 연령 40~50대 초반, 크기 5~10mm, 남녀비 1:10 인 것을 봐서 이 두 가지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아마 1~3mm 잠재암을 가진 사람이 더 오래 살았다면 미세유두암으로 발전되었을 지도 모른다. 잠재암과 미세 유두암은 완전 다른 것이다(J Korean Med Sci 2014;29:676~9).

미세유두암과 1 cm이상 갑상선암은 다른 것인가?

결론적으로 이 두 가지 암은 임상 병리학적으로 같은 것이다. 몇 년 전 서울대 그룹이 발표한 것을 보자(Head Neck 2010 :32.: 38~45). 미세유두암 278명의 림프절 전이율 34.%, 갑상선 밖 침윤 52.2%, BRAF 돌연변이율 65.6%, 재발률 6.1%이었고, 1cm 이상암 868명의 림프절 전이율 72.8%, BRAF돌연변이율 67.2%, 재발률 14.%로 조사된 것으로 보아 미세유두암과 1cm 이상 암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지 미세유두암의 치료 성적이 좀 양호한데 이것도 통계학적으로 보면 큰 차이는 없는 것이다. 최근 역시 서울대 그룹이 미세유두암을 다시 0.5cm 미만 크기와 0.5cm 이상 크기로 나누어 관찰했는데, 역시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없다고 하였다(Head Neck 2014 March 4, epub). 요컨대 암의 크기에 따른 임상병리학적 차이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임상경과는 어떤가?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60년간 900예 경험을 보면 진단 시 평균크기 0.7cm, 림프절 전이 30%, 원격전이 0.3%였는데, 갑상선 전절제술 85%, 반절제 15%, 림프절 절제 50%를 해서, 20년 재발률 6%, 40년 재발률 8%, 사망률 0.3%였다고 한다(Surgery 2008;114:980~8). 2011년 미국에서 18,445 명의 미세유두암 환자를 분석한 결과, 이중 95명이 이 암으로 사망했다고 했으며, 위험인자로는 남자, 45세 이상, 갑상선피막 침범, 림프절 전이, 원격전이 등을 들었고, 사망한 환자는 이들 위헌 인자 중 2가지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였다(Ann Surg 20011;254:653:~660).

일본의 노구찌 병원은 2070명의 미세암 환자 중 크기가 6~10mm이면 재발률 14%였고, 그 보다 작으면 3.3%라고 하였다. 평균 재발 시기는 수술 후 10.29년이었고. 재발부위는 경부림프절과 갑상선이 있던 갑상선바탕(thyroid bed)이 제일 많았고 다음으로 폐, 뼈, 뇌 등이라고 하였다. 재발은 55세 이상 연령에 많아 30년에 40%나 된다고 하였다. 35년 장기 생존율을 볼 때 5mm보다 작은 암은 96.7% , 5~10mm크기의 암은 86%였고, 또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94.7%, 있으면 80.4% 라고 하였다.(World J Surg 2010;34:747~53).

최근 SEER 's 데이터 1988~2010년 29,512명의 미세유두암 환자의 성적은 평균나이 48.5세, 종양의 평균 크기 0.53cm, 나쁜 변종(aggressive variants) 0.7%, 다발성 27.8%이었는데, 치료로 전절제술 73.5%, 반절제술 25.2%, 수술 받지 않음 1.4%, 수술 후 방사성 요오드치료를 31.3%에서 했는데 5년, 10년 생존율이 각각 99.6%와 99.3%라고 하였다. 그리고 치료방법에 따른 생존율의 차이는 없다고 하였다.

한편 수술을 받은 환자와 수술을 받지 않은 환자의 사망률은 0.4%와 3.5%를 보여 수술을 받지 않으면 사망률이 약 9배 높아진다고 하였다. 재발률만을 보면 1.6~25% 까지 각 보고자에 따라 차이가 많다고 되어 있다(Thyroid 2014;24:245~253).

우리나라의 경험을 보자. 2014년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 춘계학회에서 발표된 신촌세브란스병원의 경험을 보면 5년, 10년, 20년 생존율이 각각 96.9%, 98.9%, 94.1 %로 나타나 작은 암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존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갑상선암은 다른 종류의 암과는 달리 늦게 퍼지고 수술 후에도 늦게 재발하는 특징이 있다. 치료를 하지 않으면 상당수에서 재발이 일어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률도 올라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어떻게 치료되고 있나?

미국갑상선학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갑사선암의 기본 적인 수술은 전절제술이다. 단지 1.0cm미만 미세유두암 중 갑상선피막 침범이 없고, 림프절 전이 없고, 한 갑상선 안에 2개 이상 암(multiple foci)이 없으면 반절제가 허용된다. 미국에서 시행된 수술범위를 보면 (Seer's 데이터, World J Surg 2014) 갑상선 전절제술율이 1988~1999년에는 70.5%, 2000~2006년에는 72.%, 2007~2010년에는 77.7%로 최근에 가까워 올수록 전절제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고 하였다. 미국의 미세유두암이 전체 갑상선암의 50%정도 차지하지만 가이드라인에 따른 반절제를 해도 되는 증례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미국의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기는 하지만 미세유두암의 비율이 67%인데도 전절제율이 50% 정도가 되는 걸 보면 미세암중에서도 미국보다 좀 더 조기에 발견된 결과가 아닌가 해석되는 것이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전절제보다 반절제을 선호하여 반절제가 70% 이상 된다. 그런데 일본의 두 병원 즉 고베의 쿠마병원과 토교 암연구소 부속병원은 1.0cm미만 암에서 림프절 전이가 없고 피막침범이 없으면 일단 6~12개월 간격으로 지켜보다가 3mm 이상 커지면 수술을 권유하고 있다.

단 암의 위치가 기도, 식도, 성대신경, 갑상선피막, 혈관 근처에 있으면 암 크기가 아무리 작아도 처음부터 수술을 권유한다. 이들 장기로 암이 침범하면 아주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두병원의 치료 방침은 현재까지 학회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연구단계에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의 모든 병원이 1cm 미만 유두암은 수술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도 모 일간지에 보도되었던 오보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향후에는 어떻게 치료하는 것이 좋을 것인가?

그동안 미세유두암의 치료는 미국은 물론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미국갑상선학회의 가이드라인을 각 나라의 사정에 따라 약간씩의 수정을 가감했지만 골격은 미국의 그것을 크게 벗어나지 않게 환자들을 치료해온 것이 사실이다. 다른 갑상선암도 예후가 양호하지만 미세유두암은 수술치료이후의 단기 생존율을 볼 때 거의 일반인과 많은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SEER's 데이터( World J Surg 2014)에서도 볼 수 있듯이 5년, 10년 생존율이 전절제를 하든 반절제를 하든, 방사성요오드치료를 하든 안하든 많은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을 볼 때 지금까지의 치료방침을 다시 재고해야 될 시점에 이르렀다고 생각된다. 다행히도 2014년 가을에 개정될 미국갑상선학회의 가이드라인에서 미세갑상선암을 포함한 저위험군의 치료방침이 다소 완화된다는 소식이 있다.

전절제에서 반절제로 축소되는 수술환자가 늘고, 방사성요오드치료도 생략되는 환자가 많아 질것이라는 기대를 해 보는 것이다. 더 나아가 환자의 삶의 질을 생각해서 진단단계에서 세침세포세포진 피검체를 분자생물학적 검사를 통해 수술을 해야 할지 안 해도 되는지, 수술을 한다면 소극적 갑상선엽 절제술만 해야 할 것인지 적극적인 전절제술을 해야 할 것이지를 판정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 전망해 본다. 현재 우리나라 일부 비갑상선 전문 의사들이 주장하는 진단도 치료도 하지 말자는 주장은 타당성이 없다.

지난 10년간 갑상선암의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10년 전에는 92%에 머물던 것이 10년 후에는 99%를 넘게 된 것은 초음파검사에 의한 조기진단의 덕이라 해석되는 것이다(2013년 중앙암등록본부 발표). 그러나 환자의 삶의 질을 생각해야 된다는 점에서는 이들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만은 아니라 생각도 든다. 그렇다 하더라도 수술을 해야 할 것인지 안하고 관찰만 해도 될 것인지, 아니면 수술을 크게 해야 할 것인지 작게 해도 될 것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분자생물학적 지표가 나오기까지는 현재대로 암의 진행정도에 따라 수술범위를 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수술을 하더러도 환자의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완치율이 높은 수술이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비갑상선전문의사들의 주장과는 달리 좀 더 조기진단을 하여 암이 피막침범이나 림프절 전이가 일어나기 전 단계에서 반절제보다 작은 갑상선엽만 제거하는 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침습도 작고 회복도 빠르고 수술합병증도 적어지고, 수술 후 평생 동안 갑상선 호르몬을 복용하는 불편함이 없어져 환자들의 삶의 질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따라서 미세유두암도 조기진단 조기치료가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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