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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혁신은 생존이었다!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 interview

  • 입력 2014.06.20 14:00
  • 기자명 김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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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경험 주제로 한 첫 번째 컨퍼런스 ‘HiPex 2014’ 성료
69개 병원, 14개 기관 참여, 명지병원 ‘병원 혁신’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소위 Big 5라는 병원이라면 굳이 혁신이 없어도, 응급실 바닥에 누워서 진료를 받는다고 해도 환자들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지리적 불리함과 부족한 지명도를 극복하기 위해 명지병원에게 혁신은 절실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병원이 혁신을 부르짖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누군가에게 혁신은 이벤트이지만, 우리에게 혁신은 생존이라는 것입니다.”

‘절실한 자만이 꿈을 이룬다’를 지론으로 삼고 있는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 생존을 위한 그의 선택은 혁신이었다.

그리고 이 이사장이 혁신을 위해 삼은 대 주제는 바로 ‘환자의 경험’과 ‘서비스 디자인’, 하지만 혁신의 항해는 높은 파도와 수많은 암초로 순탄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타협과 양보가 아닌 기본과 원칙으로 소신을 지켜온 결과 명지병원은 명실 공히 ‘병원 혁신의 1번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컨퍼런스 통해 의미 있는 메시지 전할 자신감 생겨

명지병원은 그 혁신을 위한 4년간의 노력, 그 도전의 역사를 한국 의료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기 위해 ‘환자의 경험이 곧 혁신이다’를 주제로 ‘HiPex 2014(Hospital Innovation & Patient Experience Conference 2014)를 개최했다.

이 이사장은 이번 행사에 앞서 “혁신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진행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교과서에 담긴 내용을 나열하는 강의는 누구라도 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대형 병원에서는 성공이나 실패에 관계없이 일회성에 그친 일부의 성과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부족한 부분과 시행착오는 반면교사로 삼고, 성공적인 부분은 같이 논의해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올해에 들어 이렇게 컨퍼런스를 통해 우리와 같은 처지의 병원에게 분명히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올해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라고 자신했다.

병원 혁신의 핵심은 ‘환자 경험’과 ‘서비스 디자인’

‘HiPex 2014’가 개최된 날은 19일과 20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환자 경험을 주제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에는 평일 이틀간 진행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69개 병원 및 14개 기관에서 모두 30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환자 경험과 병원 혁신’은 지난 2010년 메이오클리닉과 클리블랜드클리닉에서 개최해 전 세계 의료인들의 관심과 참여를 불러일으켰다.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이 있었지만 실질적인 모델 병원을 찾지 못해 열리지 못했지만, 4년간의 준비로 드디어 명지병원에서 열릴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번 HiPex2014에는 국내 최대의 이른바 Big 5로 통하는 병원은 물론 부산, 대구, 울산, 제주 등 각지에서 의사, 간호사, 보건 및 행정직 등 다양한 직종과 병원장, 부원장, 기획실장, 간호부(과)장 등 병원의 주요 보직자들이 대거 참여해 이번 행사에 대한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행사에 앞서 이왕준 이사장은 “공급자 중심의 접근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던 ‘고객 만족’과 ‘질 향상’을 환자가 실제로 느끼는 불편, 불안, 고통에 집중하는 ‘환자의 경험’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혁신’”이라며, “이를 토대로 의료진과 환자, 그리고 IT와 디자인 등 분야별 전문가와 함께 참여해 만들어내는 ‘서비스 디자인’이 바로 병원 혁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환자 안전 최우선으로 여길 때 발전 가능해

이번 컨퍼런스에는 ‘병원 혁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를 주제로 ▲버터플라이 프로젝트와 클린앤세이프 운동, ▲장미특공대 운영, ▲정형외과 외래 서비스 디자인 사례, ▲공감병동 운영, ▲IT 기반 암센터 및 숲마루 사례의 명지병원 사례 연구를 발표하는 세션을 가져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병원감염 방지를 위해 전 의사가 넥타이를 나비넥타이로 바꿔 메는 과정에서의 갈등과 해결, 그리고 감염관리의 첫 원칙인 손 씻기를 강조한 암행어사 제도의 사례를 통해 혁신의 기본은 창의적 발상에서 시작된다는 공감을 이끌어 냈다.

그 외에도 ▲병원 혁신, 파괴적이고 창조적으로, ▲환자 중심 서비스 디자인이란 무엇인가,▲Mining Minds - 빅 데이터, 세상을 읽다, ▲환자공감센터, 어떻게 운영하나, ▲의료기관 종사자가 꼭 알아야 할 마케팅 원리, ▲환자들이 정녕 말하고 싶은 것들, ▲예술치유센터 운영 사례 발표 및 특별 공연, ▲환자경험, 설계부터 측정까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병원 혁신’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왕준 이사장은 “아무리 최고의 의료진을 영입하고, 고가의 의료장비를 도입한다고 해도 중소병원이 Big 5병원을 제치고 1등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동안의 과오와 실수, 그리고 감염사례에 대해 반성하고 진심을 다하는 의료와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만이 우리가 앞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