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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원칙은 ‘기본을 지켜가는 것’

제9차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대한전립선학회 공동심포지엄 성료

  • 입력 2014.06.15 14:20
  • 기자명 김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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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비뇨기과학을 선도하는 양대 산맥인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와 대한전립선학회가 학문적 발전을 이루고, 국민과 함께하는 비뇨기과가 되기 위해 ‘초심’을 다졌다.

대한배뇨장애학회와 대한전립선학회는 지난 14일 대전을지대학교병원 범석홀에서 ‘제9차 공동심포지엄’을 실시했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대한전립선학회 공동 심포지엄’은 2006년 제1회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9회를 맞으며 하부요로증상(LUTS)에서 전립선비대증(BPH)까지 배뇨장애와 전립선질환에 대한 최신 임상지식을 교류하는 활발한 토론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제9차 공동심포지엄’은 ‘Back to the Basics’을 주제로 ▲EAU&AUA Update on LUTS/BPH, ▲Back to the Basics, ▲BPH & Metabolic Syndrome, ▲Emerging tools in BPH까지 네 개의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김준철 회장은 “이번 세월호 참사를 통해 급속성장의 단꿈에 빠져 원칙을 무시했을 때의 결과가 어떻다는 것을 똑똑히 지켜보았다”며, “양 학회는 이와 같은 상황이 현재의 비뇨기과가 처한 현실과 다르지 않다고 보고,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기초를 다지는 의미에서 ‘Back to the Basics’라는 주제를 정하게 되었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김 회장은 “온 나라가 슬픔에 빠져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 전문가 집단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비뇨기과학회 한상원 회장은 축사를 통해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와 대한전립선학회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의 리더로서 큰 역할을 해내고 있으며, 이처럼 두 학회가 융합할 수 있었던 것에는 깊은 학문적 성취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성공적인 공동심포지엄 개최로 긍정적이며 발전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데, 앞으로도 냉철한 원칙과 기준을 내세워 우수한 전문가들을 양성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공동 심포지엄은 연1회씩 양 학회가 번갈아가며 개최되며, 이번 9차에서는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가 주관했다.

방광, 이제 치료하지 말고 관리하세요!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김준철 회장 interview
학회차원 소변해결사·방광골반클리닉·화장실SOS 등 다양한 앱 제공

공동심포지엄이 열리게 된 배경과 이로 인한 기대효과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는 비뇨기계 질환에 있어서 역학적 관계와 생리적 기능을 주로 보며, 대한전립선학회는 전체적인 크기와 암과의 연관성을 다룹니다. 두 학회가 보는 관점에 대해 같이 논의하고 경험과 지식의 교류를 통해 올바른 치료에 접근하고자 2006년 당시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주명수 회장과 대한전립선학회 김청수 회장이 함께 의견을 모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상당한 발전을 이뤄왔으며, 두 학회 간의 교류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것입니다.

배뇨장애나 요실금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는 현재 어느 정도인가.

배뇨장애는 남성, 요실금은 여성의 문제라고 생각하거나, 심지어는 두 증상 모두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실정상 의사 면허증이 있으면 모든 질환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단지 증상만 치료하다가 결국 병을 키워 비뇨기과를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배뇨장애나 요실금 치료를 위해 반드시 비뇨기과를 찾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을 부탁한다.

타 과에서도 증상을 통해 처방을 할 수 있겠지만 기능적인 부분은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염증 위주로 치료를 하는데, 막상 염증이 보이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또 드물게는 방광염 치료만 받다가 나중에 보니 방광암이었던 경우도 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 없이 염증만 치료하다가 이차적인 합병증이나 심하면 패혈증이 오기도 합니다. 비뇨기계 질환은 단순히 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질환이 아니라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빈뇨의 경우, 증상은 하나지만 그 원인은 굉장히 많습니다. 자칫 치료 방향을 잘못 잡으면 방광기능은 물론 신장까지 망가져 결국 요독증이 오게 되면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배뇨장애나 요실금의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배뇨장애나 요실금을 나이가 들면 당연히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나이가 들면 근육이나 신경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확률은 높아집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배뇨장애나 요실금은 치료의 개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방광은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문제가 생겼을 때는 치료가 아닌 교정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하다고 하더라도 평소 자가진단을 통해 꾸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평소 관리를 한다고 해도 자가진단이라고 해도 기준에 애매모호한데, 평소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는 건강한 삶을 위해 대국민 홍보활동과 함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소변해결사’와 ‘방광-골반 클리닉’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소변해결사’는 배뇨장애에 관한 기본적인 설문을 통해 자신의 증상 정도를 알아볼 수 있으며, ‘방광-골반 클리닉’은 근육운동, 방광훈련, 방광염 예방법, 과민성 방광, 여성청결관리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많은 배뇨장애 환자들은 증상이나 질환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간단하게 자신의 배뇨건강 상태를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자가진단뿐만 아니라 실제로 배뇨장애로 불편을 겪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2012년 ‘소변해결사’와 ‘방과-골반 클리닉’에 대한 높은 관심과 호응에 이어 지난해 ‘화장실 SOS’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전국에 있는 공공화장실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스마트 폰의 위치기반 서비스를 이용해 현 위치에서 반경 25m~5Km 이내에 있는 공중·개방 화장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제주도를 포함한 16개 광역시 및 도 단위로 제작이 되어 대도시뿐만 아니라 읍·면 단위 지역에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또 화장실 에티켓 벨소리 기능과 학회 홈페이지 바로 가기, 그리고 다양한 비뇨기 건강 상식 정보들도 제공해 많은 배뇨장애 환자들이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는 해마다 골드리본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취지와 올해 주제를 알고 싶다.

본 학회는 대한비뇨기과와 함께 요실금 등 배뇨장애 인식 재고를 위해 ‘골드리본 캠페인’을 ‘세계요실금주간’에 맞춰 진행합니다. 이번 골드리본 캠페인은 6월 23일부터 7월 22일까지 여성의 방광 질환 인식 개선의 일환으로 ‘참으면 참을수록 건강이 멀어집니다’를 슬로건으로 ▲20대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방광 질환 치료 실태 결과 발표 ▲방광 건강 수칙 발표 ▲캠페인 포스터 및 배지 제작 ▲학회 홈페이지 방광 질환 건강 정보 전달 등을 진행합니다.

앞으로 학회가 적극적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학회가 할 일은 ‘골드리본 캠페인’처럼 방광에 이상이 있을 때 가장 먼저 비뇨기과를 떠올리고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국민 홍보를 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먼저 학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우리나라가 국제적인 위상을 확립하고, 젊은 학자들에게 세계를 향해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습니다. 배뇨장애에 있어서는 그동안 과민성방광뿐만 아니라 신경성방광의 비중을 늘려갈 예정입니다. 사회적으로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배뇨장애극복을 위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노력해 갈 것입니다.

한국인 위한 전립선 관리프로그램 완성
대한전립선학회 유탁근 회장 interview
전립선비대증·암의 예방 및 조기치료의 신기원 마련

제9차 공동심포지엄 프로그램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자면…

그동안 양 학회는 비뇨기계 질환에 있어서 방광과 전립선의 생리적인 부분과 구조적인 부분에 대한 시각을 공유해 왔습니다. 횟수를 거듭하면서 꾸준한 학문의 발전을 이뤄왔지만 이제 공동심포지엄 개최 10주년을 앞둔 상황에서 기초를 다잡아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학문이든 사회든 기초가 튼튼해야 흔들리지 않습니다. 특별히 대 주제를 ‘Back to the Basics’로 정해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 세션에는 세계비뇨기과학회를 주도하고 있는 AUA(미국비뇨기과학회)와 EUA(유럽비뇨기과학회)에서 발표된 내용을 국내 학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시간에는 대사증후군과 전립선 비대증, 그리고 네 번째 세션에는 전립선비대증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업데이트된 내용과 최신 지견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대한전립선학회는 공동심포지엄 개최 시기에 맞춰 새로운 연구 자료를 발표해 왔는데, 이번에는 어떤 것을 준비했나.

본 학회는 지난해부터 시작해 1년간 전립선건강프로모션을 준비했습니다. 전립선건강프로모션은 한국인들이 어느 시점에서부터 전립선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검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추적관찰을 통해 알아보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암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치료가 가능한지 알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홍보물 및 자료는 의사용과 일반인용으로 작업 및 제작을 마친 상태입니다. 의사용은 본 학회 회원과 대한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 회원들에게 배포를 했으며, 예상보다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일반인용은 9월에 있을 ‘전립선 바로 알리기 주간’에 대국민 홍보와 함께 집중적으로 배포할 예정입니다.

대한전립선학회는 최근 ‘전립선 바로알기 3판’에 이어 ‘전립선비대증 교과서’까지 매우 활발한 출판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

본 학회는 올해 3월 일반인과 환자를 대상으로 전립선에 대한 올바른 건강정보와 다양한 전립선 질환 정보를 담은 ‘전립선 바로알기’ 개정판을 출간했습니다. 전립선 질환으로는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암, 그리고 전립선염이 있습니다. 전립선비대증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함께 발병률이 증가하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입니다. 그리고 전립선암은 우리나라 남성암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전립선염은 주로 젊은 남성에게 발병하지만 치료가 어려워 많은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전립선 질환은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정작 전립선에 대한 지식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뿐만 아니라 잘못된 정보로 인해 병을 키우거나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립선 바로알기’ 3판에는 전립선에 대한 기본 지식과 전립선질환의 진단 및 치료법을 소개하고,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도 함께 수록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간 다소 어렵고 애매했던 용어들을 일제히 정리해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한편 학회는 새로운 전립선비대증 교과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 공부하는 교과서는 이미 10년 전에 만들어져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학회는 내년 3월 정기학술대회에 맞춰 기존의 교과서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형태의 ‘전립선비대증 교과서’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모든 질환이 그러하듯이 비뇨기계 질환 역시 비뇨기과 전문의의 진료가 중요한데, 국민들을 위해 다시 한 번 강조를 부탁한다.

일반적으로 전립선질환은 쉽게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분명히 비뇨기계 질환인데도 불구하고 타 과를 찾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그런 현상에 일조하는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좋은 약들이 시중에 너무나 많이 나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전문적인 지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증상만 보고 처방을 내리는 경우도 보게 됩니다. 비뇨기계 질환은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고, 이에 따른 올바른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으면 1년이면 될 것을 10년, 20년 동안 치료를 받거나, 심하면 죽지 않을 사람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비뇨기계 질환은 이제 더 이상 부끄러운 질환이 아니며, 삶의 질을 결정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대한전립선학회가 추구하는 사업방향은…

대한전립선학회는 국가적으로 전립선암을 미리 검사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해달라고 꾸준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비뇨기과 전문의로서 조기 검사만 제대로 잘 했더라면 충분히 살릴 수 있었던 환자들을 보면서 안타까울 때가 많았습니다. 이것은 몇 명의 의사나 어떤 단체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앞으로도 본 학회는 국가적 차원의 전립선암 예방 및 조기검진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현재 전립선비대증의 예방과 체계적이고 올바른 치료 및 관리에 대해 알리는 ‘블루애플 캠페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