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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의사회의 자존심, 행동하는 의사회

서울시의사회장 박한성

  • 입력 2003.05.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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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임기 초, 행동은 이미 돌입
당산동에 위치한 서울시 의사회에서 만난 박한성 회장. 그는 방문한 당일도 최근 전국을 불안에 떨게 하고있는 ‘사스(SARS)’때문에 매우 바쁘게 여기저기 통화를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의사가 사스에 감염되면 더 많은 환자를 만들 수 있으므로, 의사들의 감염 방지가 매우 중요하다. 그리하여 감염내과 전문의를 통해 회원 의사들에게 자세한 교육을 시킬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임기 초기부터 ‘행동하는 의사회’의 모습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그는, 현재 2000 의권쟁취위원회의 공동대표이자 의협 의약품분류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기존에는 대한전문과개원의협의회 부회장과 강남구의사회 회장을 지냈고, 박한성피부과의원의 원장이었다가 지난 3월 29일 서울시 의사회장에 당선됐다.

2만 회원 위해 할 일 너무 많다
그는 현재 의사회에서 할 일이 너무 많다고 한다. 그 중에서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는데, 우선은 회원들에게 신속한 정보제공과 교류, 고충을 들어줄 수 있는 시스템이다. 25개구 의사회와 서울시 의사회의 정보망 구축을 통해 실시간 의료계 정보 제공을 비롯, 건강보험 삭감이나 의료사고 등에 대한 고충전담 부서도 신설할 예정이다. 특히 보험 삭감에 대한 대책을 세울 수 있는 팀을 만들어 세 가지로 원인 파악을 하여 대처 할 것이라고 한다. 첫째, 의사의 단순 실수에 의한 삭감은 회원 계몽 등을 통해 공동 대처를, 둘째 심평원의 단순 전산 지침 등에 의한 임의로 삭감하는 경우엔 현실적인 부분을 대화를 통해 조절해 나갈 것이고, 셋째 고시에 의한 절대적인 삭감은 의사회에서 타당성을 제시해도 불가능한 부분이므로 충분한 법률적 검토를 통해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또한 그동안 의사들이 의료분업 등에 있어 정부에 대처할 때, 심도 깊은 연구 없이 반대에만 바빴기 때문에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이젠 먼저 의료정책에 대한 연구가 선행 될 수 있도록 ‘의료정책위원회’를 신설할 예정이라고 한다. 변호사, 개원의, 사회학자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먼저 의료계 정책에 대한 연구를 하고 문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처하겠다는 그는, “물론 의협에 정책연구소가 있지만, 정책 연구는 의사사회의 기본인 각 구·시에서부터 중앙인 의협으로 끌어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울시는 의협의 시험대라고 할 수 있으므로 서울시의사회가 잘해야 중앙인 의협도 힘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라고 말한다.[2R]또한 그동안 국민들에게 인식이 별로 좋지 못했던 의사들의 이미지를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한다는 그는, 독거노인, 결손 가정들을 각 구의 의사회와 결연을 맺어 2만 서울 회원이 최소한 한 사람 당 한 가정 정도에게 무료의료봉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재해 시에도 의료지원 재해대책본부를 만들어 혼란 없이 조직적으로 의료지원을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한다.

회원 뜻 따라 협조도 투쟁도...
항간에는 강성의 이미지가 강한 박 회장이 의협과 마찰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그는 “서울시 의사회는 서울시의 2만 의사의 권익 보호를 위해 뛰어야 하는 동시에, 의협 산하이므로 의협을 돕기도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서울 2만 의사들의 뜻에 맞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 의협을 도울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 회원들의 대변자이므로 만에 하나 회원들에게 해가 가는 일이라면 투쟁을 할 수도 있습니다.”라며 회원을 위한 일은 의협을 적극 도울 것이며, 회원이 목소리가 아닌 자신만의 주장은 내세우지 않겠다고 말한다. “의쟁투 활동으로 강성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나도 사실 부드러운 사람”이라며 웃는 그는, 자신을 그 자리에 앉게 해 준 서울시 의사들을 위해 ‘실천하는 의사회, 행동하는 의사회’를 지켜 나갈 것을 강함 속의 부드러운 미소로 다시 한번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