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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 남성의 빛과 그림자] 전립선의 또 다른 두통거리

결석과 물혹

  • 입력 2012.09.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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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더 많이 만드는 말썽꾸러기 기관, 전립선
맹장(충수돌기)은 인체에는 아무 도움이 안되고 맹장염이나 만들어 사람을 괴롭힌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의사들은 주저없이 싱싱한 맹장을 떼어내어 후환을 없앤다. 맹장으로선 기가 찰 노릇이다. 맹장도 예전 원시인간이 초식을 주로 하던 시절에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소화기관으로 대접받던 적도 있었는데... 전립선도 맹장처럼은 서서히 퇴행되어 가는 조직일 가능성이 큰 장기이다. 아직 필요없지는 않지만 인체에서 필요로 하는 일 보다는 오히려 병을 더 많이 만들어 내는 말썽꾸러기 기관이다.
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에 위치하며 약 18그램 정도의 무게로 모양과 크기가 작은 호두만 하다. 방광과 연결되어있고 그 가운데로는 요도가 지나가기 때문에 전립선의 이상은 곧 소변의 이상으로 나타난다. 전립선의 뒤로는 양쪽에 정관과 정낭이 있다. 이들은 전립선 내의 사정관을 통하여 정자와 정액을 요도로 흘려보낸다. 전립선에는 말 그대로 전립선액을 분비하는 많은 샘(腺)이 있는데 이들 샘의 출구가 요도로 통해 있어 요도로 전립선액을 분비한다.

보조하는 역할에 충실한 전립선
전립선의 역할은 없어서는 안될 역할은 없다. 다른 기관이 하는 일을 보조하는 역할에 머물고있을 뿐이다.
첫째가 임신하는 과정을 돕는다. 여자의 질 안은 강한 산성으로 일반 균도 쉽게 살지 못한다. 따라서 정자가 그대로 질로 들어갔다가는 죽기 쉽다. 그리하여 정자가 배출되기 전에 전립선에서 분비되는 액이 먼저 질 안으로 들어가 산을 중화시켜 정자가 살아 남도록 환경을 바꾸어 놔야 정자가 무사히 자궁으로 올라가 난자와 결합하게 된다.
둘째로는 전립선이 싸고 있는 요도에는 약하지만 괄약근이 있어 요의 누출이 안되게 돕는다. 여자에서는 나이가 들면서 요실금(웃거나 뛸 때 오줌을 저리는 것)이 많은데 이것은 전립선이 없는 것이 한 가지 원인일 것이다.
셋째로는 전립선에서 항균작용을 해서 균이 방광으로 올라가는 것을 방해한다고 생각된다. 여자에서는 그 흔한 오줌소태 즉 방광염이 남자에는 드문 것도 전립선의 이런 기능과 관계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 고환으로 균이 올라가는 것을 막아 고환을 보호해 주어 동물의 지상과제인 생식능력을 보존하지 않나 생각된다. 만약 균이 고환에 올라가 고환염이라도 걸리면 생식은 끝장이다. 또 성생활에도 일부 관여하여 전립선이 나쁘면 발기가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전립선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종전엔 불가능했던 진찰, 초음파기기로 가능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암, 전립선염은 많이 알려진 전립선의 질환으로 계몽도 많이 되어있다. 이 세 가지 질환이 아닌데도 많은 성인남자는 배뇨장애와 회음부 불편 등을 호소한다. 전립선염으로 치부되어 치료하나 치료도 잘 안되고, 또 좋아지는가 하면 재발하여 속을 썩이다보니 어쩔 수 없이 전립선염은 그런 것이라 취급되어왔다. 그래서 심하게 말해 의사들이 애매하거나 잘 모르겠으면 쓰레기통에 쓰레기 버리듯 전립선염이란 진단을 내리고 전립선염이라 치료가 안 된다고 했을까. 아직도 우리 의사는 균도 없고 전립선에서 염증도 발견할 수 없는데 비세균성 만성 전립선염이라던지 전립선 동통이라는 논리에 맞지 않는 묘한 병명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립선 초음파기기 같은 새로운 진단기기가 개발되어 종래에는 밝힐 수 없었던 원인을 찾아내게 되었다. 즉 증상은 전립선염이지만 염증이 아닌 다른 원인인 전립선결석이나 물혹(낭종)을 찾아내게 된 것이다.
이제는 전립선 초음파기기를 사용하면 전립선 크기, 모양은 물론 내부의 변화까지도 비교적 상세히 사진으로 찍을 수 있다. 따라서 비대증은 용적까지 측정하여 비대의 정도를 수치로 객관화할 수 있다. 암의 경우에도 초음파로 가느다란 바늘을 암이라 생각되는 곳까지 유도하여 순간적으로 기계를 작동시키면 정확하고 아프지 않게 조직검사를 하여 확실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종전방식의 진찰로는 불가능했던 전립선내의 결석, 물혹(낭종, 확장), 염증변화까지 찾아낼 수 있게 되었다.
전립선염은 성인남자에서 약 4%라는 높은 이환율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필자의 병원에서는 3개월 이상 치료해도 낫지 않거나 호전되었다 재발하는 이들을 자세히 검사하여 분석해 보았다. 결과로는 만성전립선염이라 진단내린 환자들의 반이 넘게 전립선 결석이나 물혹을 갖고 있었다. 즉 이로 인해서 전립선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고 그 증상이 유사하니까 전립선염으로 오인되었던 것이다. 일부는 염증과 동시에 결석이나 물혹을 갖고 있기도 했다. 오진은 아니지만 정확한 진단은 아니고 또 정확한 진단이 결코 쉽지도 않았던 것이다.

만성전립선염과 유사한 전립선 결석
젊은 연령에서는 결석이 잘 발견되지 않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빈도나 크기가 증가하여 나타난다. 결석형성의 원인은 결석의 성분을 분석해 봄으로 유추할 수가 있다. 많은 결석이 요의 성분을 포함하며 요가 전립선관으로 역류하여 전립선관에 요가 들어가는 사실과 일치한다.
일부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전립선 세포가 탈락하면 주위로 정액이나 전립선액이 고이고 이에 칼슘이 침착, 응고되어 결석이 되는데 이 때는 결석의 성분이 전립선액과 일치한다. 이런 경우는 금욕이나 성생활이 원활하지 못하여 정액이나 전립선액 배출이 잘 안된 경우가 많았다. 두 경우 모두 소변이나 전립선에 염증으로 균이 있으면 석회가 쉽게 쌓여 결석형성이 촉진된다.
증상은 만성전립선염과 유사하여 구분이 거의 불가능하다. 회음부 특히 항문과 음낭 사이에 무언가 불편하고 때로는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하복부에도 불편을 느끼기도 하며 이는 방광에 소변이 차면 더 심해진다. 소변이 잦기도 하고 소변을 보아도 시원하지가 않다. 때로는 요도를 따라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성욕이 떨어지고 심하면 발기도 안되어 성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 증상은 그 사람의 성격이나 기분에 따라서도 많이 좌우되어 한동안은 깨끗하게 증상이 없어지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한 사람에 모두 나타나기도 하고 증상이 없어 전혀 모르고 지낼 수도 있다. 요도와 멀리 떨어진 주변부에 있으면 대부분이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마치 신장결석이 콩팥에 파묻혀 있으면 모르다가 요관으로 굴러 내려오면서 갑자기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이유와 같다. 요도는 매우 민감한 조직으로 근처에 결석이 있으면 대부분이 불편을 호소하는데 불행히도 2/3 이상이 요도 곁에 생겨서 증상을 일으킨다.
의사나 환자나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여러 가지 약물을 복용하지만 한 마디로 치료는 매우 실망스럽다. 약을 복용한다 해서 결석이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 결석의 주위에 또는 표면에 세균이 자라기 쉬워 전립선염의 발생소지가 높다. 또 항생제가 작용을 못해 결석에 붙어있는 세균의 박멸이 어려워 일단 전립선염에 걸리면 재발을 잘 하고 치료가 어려워진다. 잘못하여 약을 의지하게 되면 낫지 않는 줄 알면서도 약을 안 쓰면 더 두렵고 불안해한다. 따라서 증상이 심하거나 합병증이 우려될 때 그에 따라 약을 투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민한 사람은 불편하여 짜증을 부리고 정서적으로 안정이 안되어 화를 잘 내기도 한다.

피가 섞인 정액이 나오는 전립선 낭종
최근까지도 혈정액증(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현상), 사정할 때의 통증, 회음부 통증 등 다양한 임상증상에 대하여 막연히 전립선의 만성적인 염증이나 정낭의 염증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하여왔다. 뚜렷한 진단이나 치료방법을 알지 못해 왔다. 이런 경우에 보면 많은 예에서 결석이 정낭관을 막아서 관이 확장되거나 낭종이 생기고 여기서 사정할 때 피와 함께 정액이 분출되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엄밀한 의미의 낭종(물혹)은 선천적으로 생기는 것이 대부분이다. 드물게는 1㎝ 이상의 것도 있으나 대부분 5㎜ 내외이며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낭종이 크거나 요도에 가까이 있으면 때로 전립선염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후천적으로 오는 것은 낭종이라기 보다는 결석이 사정관을 막음으로 그 부위가 확장되어 마치 물혹 같이 보이는 경우이다. 이들의 대부분은 선천성 낭종과 달리 증상을 나타낸다. 특히 혈정액증이 있으면 거의가 다 이런 경우이다.

증상과 더불어 산다는 자세의 지혜 필요
증상이 심하거나 낭종이나 결석이 크면 수술적 치료로 제거할 수도 있지만 수술 후에 뒤따르는 사정장애, 발기장애 등의 여러 합병증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신중히 선택하여야 한다. 자칫하면 모기 잡으려 도끼 휘두르는 격이 되는 것이다.
오랫동안 치료를 해도 낫지 않으니까 암이 아닌가 하고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다. 거의 모든 전립선결석은 있어도 그만이다. 건강이나 신체에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며 후유증도 매우 드물고 단지 불쾌감이 따를 뿐이다. 환자에게 자세히 설명하여 병에 대한 이해를 시키고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안되면 증상을 없애려 애쓰지 말고 이들과 더불어 산다는 자세의 지혜가 필요하다.

(위의 글은 독자의 이해를 위해 너무 단언적이고 단순화한 경우도 있으며, 아직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아 의견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