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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립 오르세 미술관 展’을 보고

  • 입력 2014.09.15 14:10
  • 기자명 최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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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앞에서 필자오늘이 6.25 우리 민족 최대의 비극이 일어났던 날이다. 벌써 64년 전의 일, 그 동족살생의 날을 겪은 사람들에겐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어제와 같이 생생한 악몽들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날을 떠올리며 25일 수요일 직장 휴무 날을 이용하여 오전 미술전시를 보러 집을 나섰다. 오전인데도 한여름 날씨에 무덥다. 여름 방학이 가까워왔는지 모처럼 볼만한 미술전이 열린다. 주말이 아닌데도 전시관 안은 학생들과 일반 관람객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다.

국립박물관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프랑스 국립 오르세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 170 여점을 선보이고 이 작품들을 통해 19세기 말 프랑스의 예술적 흐름과 시대적 조망을 보며 또한 당시 화가들의 예술 세계와 급변 해가는 파리의 대로 (大路)와 건축물들, 또한 화폭에 담긴 그들의 삶과 예술,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의 건축 장면도 본다.
 
초기 건축 중인 에펠탑의 위용 
‘완공 직전의 에펠탑’, 에펠의 주문으로 루이 에멜 뒤랑 델은 ‘에펠탑 건축 공사’를 환상적으로 제작했다. 경이로운 근대 건축물로서 탑의 모습을 세부적으로 하나하나 철물 구조가 올라가는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놓고 수학적인 측면까지 옮겨 놓아 놀라웠다.

에펠탑 공사 현장의 인부들
회화와 조각, 공예 등 다양한 전시품을 통해 인상주의와 그 이후 등장한 대표적인 작가들의 새로운 태동을 볼 수 있고 1886년이 열렸던 인상주의 마지막 전시 후에 화가들이 서로 각기 다른 길을 모색하고 조금씩 다른 자기들만의 활동을 보여 주고 있다. 그들 중에 모네, 드가, 르누아르 등 인상주의 거장들을 위시해서 후기작가로 풀 고갱, 빈센트 반 고호, 풀 세잔 같은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본다.

‘샤를 막스 부인(1896)’, 캔버스에 유채 205×100cm전시장을 들어서자 맨 앞에 조반니 볼디니의 작품 ‘샤를 막스 부인’ 유채화 205 × 100 cm 대형 초상화가 관객의 시선을 끈다. 우아한 여인의 초상화 주인공은 파리 사교계의 여류 성악가로 작품 속의 그림은 오른손으로 드레스 자락을 거머쥐고 있으며 서두르고 있는 자세가 동적이며 매혹적이다. 작가 조반니 볼디니는 파리의 일상적인 풍경과 초상화들을 화려하게 그려 파리 사교계를 그리는 대표 화가로 명성을 날렸다.

이번 전시를 보면 인상주의에서 나타나는 화풍과 그 반동으로 새로운 형태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 인상주의 그 이후 화가들은 제도권과 타협을 부정하고 이들은 풍경에 대한 자연스러운 표현을 거부하며 이를 더 신비롭게 표현한 작품들이 망라 되고 있다. 이 작품들 중에 클로드 모네의 ‘비 온 후 햇빛이 비치는 베퇴유의 센 강’을 보면 전경 구도의 절반 이상은 강물이 차지하고 있다. 비온 후의 해 맑은 순간을 포착하여 빛의 효과를 극대화 한 것을 화폭에 옮긴 그림이다.

또한 모네의 작품으로 ‘야외에서 그린 인물이며 그림 내용은 오른쪽으로 몸을 약간 돌린 양산을 쓴 여인’ 이다. 작품 모델은 딸이다. 자기보다 높은 위치에 세워놓고 그녀보다 약간 아래에 위치하여 그렸다. 화가는 지나가는 순간을 포착하여 화폭에 옮겨 놓은 듯 구름이 움직이는 하늘을 배경으로 모델이 빛과 바람에 휘감긴 듯 치마가 동적으로 움직인듯하다. 딸 수잔이 서른 살 나이에 일찍 죽자 그는 깊은 슬픔에 잠겨 있었다고 한다.

에드가 드가의 작품으로 ‘무용복을 입은 발레리나를 위한 누드 습작’이다. 1881년 인상주의 전시회에 처음 공개된 작품으로 아직 어린아이의 모습을 간직한 모델은 드가가 살아있는 동안 유일한 작품으로 판매하기 위한 작품이 아니라 회화나 드로잉과 같은 다른 매체를 만들기 위한 일종의 연습작이라 한다. 표면이 거칠고 작가의 손자국이 남아 근대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미술 평론가의 논평은 ‘화가 드가는 화가이기 전에 위대한 조각가 이’ 고 했다.
 

조스 베르넹 젠 부인과 아들 앙리(1910,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캔버스에 유채. 92×72.8cm이들 화가들은 사실주의든, 인상주의든, 자연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을 부정하고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예술을 창조하겠다는 정열로 규합하여 그 동료들을 ‘예언자’ 라는 뜻으로 ‘나비(Nabis)' 파로 불렸다.

폴 시냐크의 ‘저녁 무렵의 아비뇽’을 보면 따뜻한 석양의 저물어가는 것을 본다. 태양빛이 건물과 뒷면의 배경을 붉게 물들이고 가장 따뜻한 색조로 주변의 어두운 색과 대조를 이루어 색의 효과를 표현 했다. 이 작품은 폴 시냐크의 유일한 프랑스 정부의 소유로 되어있다고 한다.

이들 그림 중에 너무나도 우리 귀에 익은 빈센트 반 고호의 이름이다. 빈센트 반 고호는 우리나라에서 그의 작품전 전시도 했고 서양 미술전에 이번 전시회처럼 간 간 섞여 그의 그림을 많이 보아 낯이 익었다. 이번 전시에는 ‘시인 외 젠 보호’와 ‘별이 빛나는 밤’을 선보이고 있다. 
 
별이 반짝이는 호화로운 검은 청색 배경으로 그의 특이한 화풍으로 무한한 창작력을 보여주는 초상화이다. 이번 전시를 보면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사이에 거장들의 명작을 볼 수 있으며 새롭게 등장한 파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건축 데생과 에펠탑 건축 현장을 담은 사진 등을 보여주고 있으며 공예 조각 등 다채로운 작품도 눈에 들어온다.
 
시인 외젠 보호(1888, 빈센트 반 고호), 캔버스에 유채, 60.3×45.4cm‘이번의 오르세 미술관의 다양한 작품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담아낸 전시는 한 차원 높은 향연으로 느끼고 이를 위해 국립박물관의 주최 측 노고에 마음속 깊이 고마움을 전하며 전시장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