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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 바쁘면 좋은 거 아닌가?”

대한내과개원의협의회 장동익 회장

  • 입력 2003.07.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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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23년 간을 함께 한 환자를 위해한간에 떠도는 소문에 대한 진위 여부를 묻자 장동익 원장은 웃으며 “이 나이에 바쁘면 좋은 거 아닌가?”라고 반문한다. 의사로서 환자를 위한 병원장으로, 또 하나는 전국 내과개원의들을 위한 협회장으로 한꺼번에 두 가지 삶을 살고 있느니 그가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지천명(知天命)을 훌쩍 넘기고 이제 이순(耳順)을 준비하는 나이에도 매일같이 있는 조찬회에 각종 모임, 세미나, 회의 등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만큼 바쁜 그는 여느 젊은이 못지 않게 활력이 넘친다. 매일같이 헬스클럽에서 5∼6km씩 뛰는 것은 물론, 담배도 끊은 지 오래고 야채위주의 식이요법까지... 같은 나이대의 환자와 비교해도 10년은 젊어 보여, “왜 원장님만 안 늙어가냐”고 원망 듣기도 일쑤다. 이처럼 장 원장은 자기 관리도 완벽하기로 소문이 자자한데... 그러고 보니 그에 대한 소문도 한 두개가 아니다. 다행히 너무나 완벽하고 철저해서 나도는 칭찬에 가까운 소문들이다. “뭐 하나 해결이 안 되면 다른 걸 못해요. 성격이 너무 정확하지... 장동익 성격은 다 알아주잖아!(하하하)”너무나 정확하면 자칫 까다로울 수도 있는 성격, 하지만 자신의 성격을 솔직하게 얘기하며 호탕하게 웃는 그에게서는 오히려 인간미가 느껴진다. 장 원장은 환자를 치료할 때는 의사로서 빈틈없지만, 동네 주민들을 대할 때는 그들의 오랜 친구로서 한없이 따뜻해진다. “처음 이 곳 천호동에 병원을 지을 땐 이 근방이 다 진흙탕이었죠. 처음부터 혼자 힘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23년 간 영림내과를 지킨 것은 병원 식구들과, 바로 주민들이었습니다.”그의 이런 완벽함에 23년 간을 함께 한 주민들의 믿음은 변함 없이 한 자리를 지켜 올 수 있게 한 힘이다. 전국 3,800여명의 내과 개원의들을 위해 지난 6월 21일 대한의사협회에서 있었던 급성호흡기감염증의 임상진료지침에 관한 공청회에서도 그의 모습은 단연 눈에 띄었다. 그곳에서는 장동익 원장으로서가 아닌 내개협의 회장으로서 심평원에서 내놓은 급성호흡기감염증 심사원칙에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체 18개의 과 중 3,800명으로 가장 많은 개원의를 갖고 있는 내과의 회장으로, 딸린 식구가 많아 책임감도 클법하나 장동익 회장은 언제나 선두에서 듬직하게 전국의 내과개원의들을 위해 서 있다. 이미 내과개원의들을 위해 위장내시경학회를 만들고 고가의 의료장비를 12개월 무이자 할부로 구입할 수 있는 신용카드도 만든 장 회장은, 전국 시도개원의협의회를 돌아다니면서 느꼈던 점 중 하나가 열악한 재정 상태였다며 “자동차리스를 이용할 때 동종 리스 중 최저인 연 7%로 이용할 수 있는 등 회원들에 대한 혜택은 물론 시도개원의협의회 재정을 강화시켜야겠다는 결심에서 도입하게 됐죠”라고 말한다. 이밖에도 의사의 편에서 제대로 일할 인재를 뽑기 위한 의협 회장 선출도 장 회장은 직접 나서 ‘1천명의 의협 회장 추대위원들의 모임’을 결성하고 후보검증에 앞장서는 등의 노력을 아끼지 않아 지금의 김재정 의협 회장을 선출시키는데 공헌하기도 했다. “원체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직성이 안 풀리는 성격이라 이렇게 바쁘게 사니 몸은 좀 고단하지만 보람도 느낍니다. 앞으로도 의사는 소신껏 진료할 수 있고 환자는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작은 것에서부터 바로 잡고 싶습니다.”이렇게 적극적으로 바쁘게 생활하는 그를 보면 환자를 돌보는 병원 원장으로도 내과개원의들을 대표하는 협회장으로 어디 하나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데 정작 그는 아직 많이 부족하고 갈 길이 멀다고 한다. 지난 2월 장 회장은 복지부 장관에 추천이 되기도 했었다. 의료계는 물론이고 의료계가 아닌 타 업종에서도 200명 이상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복지부 장관에 추천됐을 때 장 회장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환자의 곁에 남기로 결심했다. 아직도 자신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어떠한 높은 자리도 과감히 사양한 그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환자의 곁에 남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직은 힘도 넘쳐나고 바쁜 게 좋다”며 큰 소리로 웃는 그의 웃음이 유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