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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

  • 입력 2003.07.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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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언니, 형, 오빠들께 드리는 뽀 뽀 뽀, 뽀∼나스 퀴즈! 이것은 무엇일까요?송구스럽게도 솔직히 이건 누구네 두통약인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기자라는 직업이 워낙 하는 일 없이 스트레스 받는 직업이라 마감 때는 시도 때도 없이 두통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두 번은 저도 한국인인지라 ‘O보린’을 으레 찾게 되는데요, 사건이 발생한 날은 바쁜 탓에 미루다 약국에 가는 걸 깜빡하고 말았습니다. 밤 열두시가 다 된지라 약국 문은 모두 닫혀있었지만, 집에 가는 심야좌석버스 정류장에서 늦게까지 문을 연 약국을 발견하고 한국인의 두통약을 섭취하는데 성공했습니다.새벽두시가 다 된 시각, 집에 와서 책상에 앉아 가만 생각해보니 이상하게도 두통이 여전하더군요. ‘오늘따라 왜 이리 약발이 안 받지?, 한 시간이면 사라지던 두통이... 으∼’라고 중얼거리며 멍하니 아까 먹고 남은 약포장을 유심히 바라봤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디자인과 색감, 왠지 단단해 보이지 않는 알약의 아웃라인들... 가까이 보니 이건 제가 찾던 ‘맞다! 게보O’이 아닌 ‘게리X’라는 유사제품이더군요. 직업정신이 발동한 저는 이 ‘X리동’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제약사 홈페이지에는 아예 만들었다는 흔적도 없었고, 겨우 겨우 해당제약사의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자료가 없다며 공장으로 전화해보라고만 합니다. 공장에는 전화하면 담당자가 없다고만 합니다. 요즘 아이들이 하는 말로 ‘왕짜증’이 나더군요. 물론 ‘O보린’은 해당 제약사 홈페이지에만 가도 자세한 정보가 나와있습니다.물론 전 ‘게X동’이 가짜 약품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약효의 차이일 뿐이니까요. 잘못은 사람 우습게 보고 비슷하게 생긴 다른 약을 팔아먹은 영등포역 인근 약국 약사 분께 있겠지요. 여하튼 심한 유감입니다. 영등포에 가시면 심야까지 운영하는 약국들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약효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신뢰의 문제 아니겠습니까? 이 글을 읽고 계신 선생님들도 환자 분들이나 가족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주시기 부탁드리겠습니다. 끝으로 제 나름대로 두 약품을 비교해 보았습니다(표1).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일반의약품을 사기전에 꼼꼼히 한번 살펴보는 게 피해를 입지 않는 최상책이겠지요?표1: 필자의 체험으로 정리해 본 두 약품비교
게O린게리X
외모 - 게리X와 닮았지만 야무져보이고 아웃라인이 깔끔하다.외모 - 게O린과 닮았지만, 아웃라인이 지저분하며, 손에 묻어난다
약효(필자기준) - 대체로 한 시간이면 두통이 사라진다.약효(필자기준) - 나에겐 약발이 안 받는다
효능 (포장지 기준) - 두통 치통 생리통 효능 (포장지 기준) - 콧물, 코막힘에도 효과가 있다고 함
가격 (내 기억기준) - 게리X의 1/2가격 (내 기억기준) - 게보O의 두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