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응급환자는 치료비 따질 시간이 없다

안산한도병원 최종현 의무원장

  • 입력 2003.08.01 00:00
  • 기자명 emddaily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L]1996년 설립된 이 병원의 최종현 의무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안산이라는 도시가 이렇게 큰 도시인줄 몰랐었다고 한다. 70만 명에 이르는 인구와 이 중 20만 명에 이르는 외국인 노동자들, 그리고 한국에서 가장 녹지가 많은 곳이지만,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은 도시로도 알려져 있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의 경우, 의료보험이나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라 의료진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고 한다. 최 원장이 들려주는 일화 한 가지!싸움 끝에 흉부에 자상을 입고 찾아온 외국인 노동자가 있었다. 신원확인이고 뭐고 할 것도 없이 일단 수술대에 올린 의료진들은 막상 개복을 해보니 심장까지 자상을 입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초비상사태였지만, 각 과 전문의들이 갖가지 아이디어와 정성을 들인 끝에 환자는 목숨을 건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긴 수술이 끝난 후,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는 기쁨에 자축파티를 열기도 했지만, 정작 환자는 소리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환자가 고마운 마음이 없었겠냐마는, 현실적으로 치료비가 감당이 안되니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차라리 솔직히 말하고 대책을 같이 마련해보는 방법도 있는데...”라며 최 원장은 안타까워했다.한편, 한도병원은 응급실에서부터 전문의들이 달라붙어 환자를 돌보기 때문에 이제 119구급대도 위급한 환자는 이 곳으로 데려온다고 한다. 최 원장은 이런 이유로 ‘죽은 사람도 살리는 병원’이라고 소문이 났다며, 비결은 바로 환자 하나 하나에 정성을 다하는 마음이 아니겠냐고 반문한다. 최종현 의무원장과 오일성 병원장은 뇌졸중으로 의식을 잃고 사경을 헤매던 연세의대 고(故)이윤구 교수를 2년 동안 극진히 보살펴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었었다. 은사의 어려움을 내일처럼 생각하고 희생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기도 했다.안산시내 기독교 의사모임과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진료에도 적극 참여했던 최 원장은 “지역종합의료기관으로서 교육연구 활동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고, 수련병원으로서의 역할도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살아 숨쉬는 병원, 사랑과 친절을 실천하자는 병원 이념처럼 지역의료기관으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15개 임상과(특수클리닉 20여 개)에서 300여명의 직원이 최신.의료장비를 갖추고 나날이 늘어가는 환자들을 소홀함 없이 돌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그 포부가 이미 이루어진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