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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을 깨고 세상 속으로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과장, 김창윤 박사

  • 입력 2003.08.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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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정신분열병이라는 병명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김창윤 박사(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과장)를 만나고 나오면서 한 생각이다. 전체인구의 1%가 뇌 회로의 신경생화학적인 이상으로 생기게 되는 이 특별하지 않은 병은 성격과 지능의 문제로 오해되기도 한다. 마음의 병이 아니라 뇌의 병임에도 이런 편견들은 약물에 대한 순응도를 떨어뜨리는 데 일조 해왔다. 약만 제대로 먹어도 80%가 호전상태를 보인다고 말하는 김 박사는 이번 달, 주사 한번으로 2주간 약효가 지속되는 획기적인 약물에 대한 임상실험에 돌입했다. 매일 매일 약을 먹으며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 무너지는 환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며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그가 또 한가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환자들의 사회적 인지기능의 향상. 주로 잔여증상으로 나타나는 사회성 결핍을 해결해 그들이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요즘 이 사회적 인지기능이 정신분열병 치료과정에서 오는 잔여증상이 아닌 어쩌면 병인이 될 수도 있고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할 부분일 수도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전문의들이 주축이 되어 임상심리학자, 전문간호사 등이 참여하고 있는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그가 정신분열병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직 정답이 없어 도전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모두 경험이 풍부하고 환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며, 임상연구에도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그가 아직도 편견에 가득 차 있는 정신과의 문턱을 낮출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