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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의학의 중심은 환자입니다!

대한의사한의사복수면허의사협회 나도균 회장 interview

  • 입력 2014.12.24 15:42
  • 기자명 김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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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靑馬의 해가 가고 2015년 청양靑羊의 해가 왔다. 말이 서로 경쟁하며 달려가는 활동적인 동물이라면 양은 함께 모여 체온을 나누는 유순한 동물이다. 그동안 양?한방이 서로 경쟁하며 달려왔다면, 2015년은 서로를 통해 이해하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나도균의원/한의원 나도균 원장“환자는 아프다고 하는데 아무리 검사를 해도 병명이 나오지 않으면 의사는 미칠 노릇입니다. 대부분의 의사는 이런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너무 한 방향에서만 답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의학을 공부하게 되면서 그동안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작 중요한 사실은 방법이 아니라 시각, 그리고 환자에게 가장 옳은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도균 원장, 그는 의사와 한의사 모두를 전공한 일명 복수면허의사다. 한 가지만 전공하기도 힘든 세상에 이처럼 두 가지를 함께 가진 그는 말 그대로 괴짜 의사다.

한 분야만 공부하기에도 어려운데 두 분야를 본다면 오히려 전문성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지만 오히려 나 원장은 정면에서 보면 원이지만 양쪽에서 보면 공임을 알게 되어 더 넓고 깊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이처럼 단순한 도형을 바라보는 것에도 오류가 있을 수 있는데, 인간의 몸과 병을 다루는 의술을 두고 하나만 옳다고 고집하는 것은 오히려 어리석은 아집이지 않을까.

2015년을 맞아 양·한방 화합을 통해 통합의학의 새 전기를 마련하고 있는 우리 의료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있는 나도균 원장을 만났다.

환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호기심으로 한의학을 만나다!

나도균 원장이 의대를 다닐 때나 졸업 후 환자를 보면서 가장 난감할 때는 환자에게 정상이라고 말해야 할 때였다.

의사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것은 두 번째 문제였다.

환자는 계속 아프다고 하는데 수치는 계속 정상을 가리키고 있으니 정말 미칠 노릇이었다.

그럴 때면 항의는 기본이고, 심할 때는 ‘돌팔이’라는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또 분명히 사나흘이면 나을 수 있는 간단한 병인데도 이상하게 일주일이 넘어도 호전되지 않을 때면 환자 모르게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나 원장은 그의 홈페이지를 통해 그가 왜 한의학을 접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천식도 있고, 고혈압, 당뇨도 있는데 온 몸의 관절이 아프던 할머니, 설사를 계속하는 세탁소 아줌마, 가슴에서 불덩이가 치솟는 환자, 몸이 흔들리는 아저씨 등등이 나를 무기력감에 빠지게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기수련에 관심이 생겼고, 한의학 서적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간염을 오래 앓다가 제 권유로 한약을 드시고 2주일 만에 간 기능 검사 수치가 정상으로 된 선배가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마약으로도 진통이 되지 않던 복통이 뜸으로 멎었던 젊은 환자, 모세기관지염으로 기침하던 아이가 침으로 깨끗하게 나았던 경험은 나 원장을 당황스럽게 했다.

이처럼 환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인체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사물에 대한 궁금증이 나 원장을 한의학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17년차의 의사 나도균 원장은 1995년 경희대 한의과로 입학하고, 졸업을 한 후 그는 의사이자 한의사의 길을 걷게 된다.

대한의사한의사복수면허의사협회, 진정한 의미의 협진으로 ‘제3의학’ 확립

“양·한방은 서로 상대적이기보다는 굉장히 보완적입니다. 딱 잘라서 말할 수는 없지만 서양의학의 목적은 질병의 치료에 맞춰져 있으며, 한의학의 주된 목표는 건강이라고 나눠 생각하면 좋습니다. 그런데 의사와 한의사 두 명이 의견을 나누게 되면 갈등이 생기지만 저희 같은 경우는 그 판단의 경계가 자유롭기 때문에 좀 더 쉽게 환자에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의사와 한의사 두 가지 면허를 가지고 있는 의사는 약 270여명이 있으며, 이들의 학술모임인 ‘대한의사한의사복수면허의사협회’에 나도균 원장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 원장은 의사와 한의사가 같이 모여 진료를 하는 것을 협진이라고 한다면 복수면허 의사 한 사람이 양·한방 통합적으로 환자를 보는 것을 ‘제3의학’이라고 말한다.

임상에서는 양·한방 모두 필요한 환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보통 외과 수술을 받고 회복이 더딘 환자의 경우가 그러한데 실제로 많은 병원에서 하고 있는 형태의 진료다.

하지만 협진에도 한계가 있는데, 양·한방 의사가 서로 정보가 공유되지 않으면 기대한 효과를 전혀 나타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제3의학이다.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개정된 의료법에 따라 의원급에서는 양·한방 복수면허 의사가 한 장소에서 의원과 한의원을 동시에 표방해 진료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대한의사한의사복수면허의사협회는 회원 모두가 자부하는 ‘진정한 의사 건상사회의 지도자 단체’라는 전문가 상을 구체적으로 정립하고,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며 국민건강증진에 이바지하는 사업으로 의료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나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양·한방 발전 도모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분야 찾아서 연구해야

양·한방간의 갈등은 2014년 극에 달했고, 올해 역시 진정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주목되고 있는 것이 바로 나도균 원장과 같은 양·한방 복수면허 의사들이다.

“지금 양·한방은 서로 같은 질환의 효용론을 두고 다투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지배하고 있는 주류의학은 당연히 서양의학입니다. 한의학이 가치가 있으려면 서양의학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해야 합니다. 양·한방이 동등한 효용성을 가진다면 한의사 입장에서는 좋겠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기보다는 혼란만 줄 뿐이죠. 서양의학이든 한의학이든 모든 의학의 중심은 의사가 아니라 환자라는 것은 영원한 진리입니다.”

나 원장은 이럴 때일수록 의학이 아닌 환자를 돌아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한의학이 서양의학과 같이 나아가기 위해서는 만성병이나 관절염과 같은 퇴행성 질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가지 증상으로도 백가지 병이 있을 수 있고, 한 가지 병으로도 백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내가 보지 못한다고 해서 없는 것이 아니며, 내가 모른다고 해서 무조건 틀렸다고 우기던 시대는 지났다.

진정으로 환자를 위하고, 그동안 수없이 부딪혔던 의학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길은 선의의 경쟁과 아름다운 화합이 아닐까.

2015년을 맞아 양·한방이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고 진정한 의학의 발전을 도모하는데 있어서 나도균 원장을 비롯한 우리나라 모든 의사·한의사 복수면허 의사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