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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대신 바지입고 발로 뛰는 작은 거인

이대동대문병원 연규월 병원장

  • 입력 2003.09.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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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어떻게 저 작은 체구로... ’이대동대문병원의 연규월 병원장을 처음 보고 한 생각이다. 한국여성의 표준 보다 더 작을 법한 그녀의 작은 체구는, 종합병원을 이끄는 위엄 있는 병원장의 모습을 상상했던 기자의 생각과는 상반됐다. 하지만 그녀의 강단 있는 목소리와 앞으로 병원을 이끌어갈 자신 있는 계획을 듣는 순간 작은 외형에 대한 의구심은 충분히 수그러들었다. 윤견일 전 동대문병원장의 이화의료원장 취임으로 공석이 된 동대문병원의 새 병원장에 지난 8월 1일 취임한 연규월 병원장은 75년 이화의대를 졸업하고, 이화의대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동대문 병원 정신과장으로 재직했으며 한국여성정신과의학회 회장을 지냈다. 요즘 병원장 업무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는 그녀는, 신임 병원장으로서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전 병원장님들만큼 잘해낼 수 있을 지 걱정도 많다. 하지만 지금 당장 큰 야심, 포부는 사실 없다”고 잘라 말한다. 무엇보다 병원 내실을 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연 병원장은 병원장이 되니까 그 전에는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보게 된다고 한다. 교수는 물론 간호사, 사무직 직원에 청소 용역 직원들까지 모두 내 식구라 생각하니 그들의 노고와 불편을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병원식구들에게 메일을 통해 감사의 마음과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하는 그녀는, “그 동안 구조조정 등 직원들이 많이 의기소침해 있다”며 “병원을 위해서라도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고 함께 전력투구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또한 연 병원장은 앞으로 고관절 센터를 통해 동대문병원의 특화된 부분을 살리고 도심병원의 장점을 살려 성실하고 청결하고 친절한 병원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 할 것이라고 말한다. 가만히 앉아 있는 병원장이 아닌 직접 발로 뛰는 병원장이 되기 위해 치마 대신 바지를 입고 구두 대신 가벼운 샌들로 바꿔 신었다는 연규월 병원장. 역시 자그만 체구의 그녀를 처음 보고 가졌던 기자의 생각은 섣부른 걱정이었다. 그 작은 체구에서 강한 에너지를 내 품는 그녀는 작은 거인과도 같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