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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완전(完全)정복의 꿈을 위해

한양대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과장

  • 입력 2003.12.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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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지긋지긋한 관절염...’ 오죽했으면 지긋지긋하다라는 표현까지 나왔을까? 조금만 날이 흐려도 뼈마디마디가 쑤셔오는 관절염은 파스 한 장 붙인다고 해결될 질병은 아니다. 우리나라 노인 인구 중 85%이상이 앓고 있다는 퇴행성관절염, 그리고 불치병으로 분류되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류마티스의 무서움을 보통사람들은 파스 한 장으로 막을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관절염은 류마티스의 여러 질환 중 하나이며, 피부, 신경, 장기까지 염증이 생기는 ‘루푸스’의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게다가 류마티스 전문의가 아니면 쉽게 진단하지 못해 환자들이 뒤늦게야 자신이 류마티스임을 깨닫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의 류마티스 전문의는 약 100여명. 숫자가 작은 만큼 자부심과 사명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데 그 중심엔 한양대 류마티스병원이 자리하고 있다. 연구는 진료의 아버지한양대 류마티스 내과과장인 배상철 교수는 국내 유일한 류마티스 병원인 한양대 류마티스 병원을 일컬어‘4차병원’이라고 한다. 개인병원과 준종합병원,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을 거쳐도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비로소 찾게 된다고 해서 배 교수가 붙인 별명이다. 한양대 류마티스내과가 국내 최고라고 평가받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류마티스와 같은 난치병을 대학에서 연구하면서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배 교수의 일과는 말할 것도 없이 바쁘다. 진료하는 의사로서, 연구하는 교수로서의 역할이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연구가 뒷받침 되야 훌륭한 진료가 가능하다’는 확고한 소신 때문에 그는 오늘도 하루 100여명의 환자를 정성을 다해 보살피면서도 연구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물론 개업의가 되고픈 욕심도 있지만, 그의 소신을 꺾기엔 아직 역부족이다.하버드의 공부벌레는 바로 그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루푸스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국제적 교류에도 열심인 그는 아사아에서는 유일한 SLICC(세계 루프스 전문가모임)의 정회원이기도 하다. 1년에 2번 정도 있는 정기모임을 통해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함께 치료방법의 공유와 평가를 함으로써 루푸스 환자들에게 희망의 전도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사에서 박사까지 전 과정을 한양대에서 마친 배 교수는 91년 교수로 부임한 뒤 96년 미국 하버드의대 교환교수로 가게 되면서 새로운 학문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한다. 미국에 있으면서 주로 실험실에서 연구하는데 시간을 보낸 그는 당시 우리나라 교수들이 임상연구를 소홀히 한다는 것을 그의 은사인 Liang 교수로의 가르침으로부터 알았다고 한다. 이때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환자를 잘 볼 수 잇다는 그의 소신도 생겨나게 된 것이다. 이미 박사과정을 다 마친 상태였지만 임상역학과 경제학을 공부하기 위해 다시 대학원에 들어갈 만큼 엄청난 열정의 소유자였다.맞춤치료로 정복하는 류마티스[2R]배 교수의 주 전공은 류마티스학이지만 연구 분야는 유전역학, 임상역학 및 경제학 등으로 다양하다. 3대 질환 중 하나로 불리는 류마티스는 아직 병인조차 파악이 안되고 있는 질환이다. 완치까지는 힘들지만, 현재 계속 좋은 약품이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그 꼬리가 잡힐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 류마티스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연구경험을 살려 사람의 DNA 변화를 분석,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치료를 연구하고 있다. 또한 정해진 예산으로 효율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임상 경제학 연구도 겸하고 있다. 개인의 의지나 주변의 배려가 치료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연구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만성질환 치료는 예술행위입니다.’치료법을 명확히 알고, 환자와 마음을 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영양학, 생화학, 경제학, 의료관리학, 간호학 등 다양한 분야와의 접목을 통해 환자의 상황을 다각적으로 분석한 후에야 비로소 예술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그는 힘주어 얘기한다.치료를 위해서 자기 자신에게 매우 엄격한 그는 금주(禁酒)는 물론 체력관리도 꾸준하다. 자신의 체력이 떨어지면 환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에서다. 물론 음주진료는 범죄라고 얘기한다. 태아까지 위험에 처한 임산부 루푸스 환자를 살렸던 것이 가장 보람있었다는 그에게 아직도 환자는 어렵기만 하다. 그래서 아직도 의사와 학자로서의 삶에만 충실히 하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에게서 류마티스가 꼬리를 내릴 날이 머지 않았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