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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년, 좋은 의사를 꿈꾸다

연세대학교 비뇨기과 이무상 교수

  • 입력 2003.12.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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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이미 선진국과 국제기구들에서는 수많은 연구보고서를 통해 의학교육에서 인문학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더 이상 자연과학교육만을 가지고 미래가 요구하는 의사의 모습을 갖추기 어렵다는 사실이 이 교수가 이 강좌에 헌신하고 있는 이유다. 그는 이 강의의 당위성을 두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는 공적인 이유. 자연과학적 성격이 강조되어온 현대의학은 매우 획기적인 의학발전의 계기가 되었지만 의학이 매우 비인간화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환자를 인간이라기 보다는 치료대상으로써의 생물체로만 여겨왔기 때문에 환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검증되지 않은 유사의료가 이 틈을 비집고 버젓이 활개를 치고 있다는 것이다. 정통의학을 교육하는 의학교육학에서 이렇게 인문학적, 사회학적 요소를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그간의 상황에 대한 반성이라고 이 교수는 얘기한다. 환자도 사회도 이러한 반성을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두 번째는 사적인 이유. 무엇보다도 의사, 의료계, 의학계 자신을 위해서도 21세기에는 인문학적 교양과 안목을 통해 더 ‘좋은 의사’, ‘사려 깊은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21세기에는 의사들에게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사회적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기대 되는데, 이것을 비임상적 진로라고 일컫는다. 이제 의사는 더 이상 병원이나 대학에서만 활동하는 존재가 아니라 정부조직이나 법조계, 국제사회, 보험회사, 심지어 증권회사에서도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되야 한다고 이 교수는 부연 설명했다. 그리고 사회의 리더로서의 의사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문적, 사회적 이슈에 대한 집필능력이 요구되는데, 바로 문학강의와 같은 인문학 교육을 통해 가능하리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그가 강의의 성공을 미리 낙관했었던 탓일까? 수강생들 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에게도 이 강의는 선망의 대상이자, 훌륭한 의사가 되기 위한 최고의 양식이 되고 있다. 이 교수가 계획하고 있는 ‘문학과 의학’선집 발간과 그 동안의 기획연재물 출판도 앞으로 사려 깊은 의사를 길러내는데 큰 밑거름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