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세계를 선도하는 소화기계의 명의, 심찬섭 교수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병센터 심찬섭 교수 INTERVIEW

  • 입력 2015.05.29 13:14
  • 기자명 김은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년 7월이면 세계의 소화기병 전문가들의 이목이 건국대병원 소화기병센터로 몰린다.

이때는 건국대병원 소화기병센터 국제 워크숍이 열리는데 이 행사의 모든 준비와 진행의 책임자가 바로 소화기병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로 통하는 심찬섭 교수이기 때문이다.

심찬섭 교수는 1986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행한 ‘담도 스텐트 삽입술’을 성공시키면서 한국 소화기 치료 내시경의 선구자로 불리면서, 아울러 다양한 스텐트의 개발로 세계가 주목하는 명의다.

‘의사는 나이가 들어도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를 인생의 모토로 환자를 위한 의사로서의 평생 한 길을 걸어오며, 최초?최고라는 다양한 수식어에도 자만하지 않고 오로지 의술과 학문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심찬섭 교수를 MD 저널이 만났다.

소화관 암 환자들의 새로운 희망 스텐트 시술의 장을 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암은 곧 죽는 병이었으며,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식도암이나 담도암 환자들은 막바지에 이르면 음식물은커녕 물 한 모금도 넘길 수 없는 고통을 겪습니다. 그 때 암 환자들이 저에게 건넨 말이 ‘병은 안 나아도 좋으니 일주일이라도 마음 놓고 제대로 먹어보고 나서 죽고 싶다’는 말이었습니다. 직접 보지 않고서는, 직접 듣지 않고서는 그들의 그 처절한 애원을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심찬섭 교수를 한국 소화기 치료 내시경 선구자로 이끈 것은 바로 이 ‘환자들의 처절한 애원’이었다.

평생을 소화기병 환자를 위해 헌신하리라는 목표를 가지고 일본으로 유학생활을 떠난 심 교수, 그리고 그는 교토 제2 적십자병원에서 평생의 스승인 나까지마 마사쯔구 교수를 만난다.

그곳에서 스텐트의 원리와 제작 기술을 익힌 심 교수는 드디어 1986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담도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했다. 국제적으로도 발표된 예가 드물었기에 국내 내시경학회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병으로 고통 받던 환자에게 웃는 얼굴을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의사로서만이 느낄 수 있는, 작지만 최대의 기쁨이 아닐까? 나에게 그 기쁨은 매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게 하고 또한 많은 환자치료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돌아보면,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기쁨의 아침들을 맞이했습니다. 수많은 기억들 중에서 유독 그 날의 기억이 무엇보다 이리 소중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우리나라 소화관 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 줄 ‘스텐트 시술’ 분야에 새로운 장이 열리는 아침이었기 때문입니다.”

국내 첫 ‘담도 스텐트 삽입술’을 마친 심 교수는 그날의 감동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후 심 교수는 1998년 ‘심하나로’ 담도 스텐트를 비롯해 일탈방지용, 경부식도용, 양성협착용 식도 스텐트, 대장 스텐트 등을 개발해 세계무대에서 ‘스텐트 하면 코리아, 코리아 하면 스텐트’라는 공식을 만들어내며 한국 의학계의 발전을 이끌었다.

“지난 시간 내게 부딪혀 온 많은 환경적 난관들에 그저 머물러만 있었다면 지금 소화관 암 환자들에게 이와 같은 다양한 스텐트 시술은 아마 기대하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선 외국보다 앞선 의료기술과 수많은 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의문은 지성을 낳는다고 했다.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끝없는 질문과 가능성에 대한 도전이 계속 된다면 한국 의료계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다.”
소화관 스텐트 개발을 향한 심찬섭 교수의 노력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세계내시경협회가 인증한 최고 수준의 소화기병센터

지난해 10월 건국대병원 소화기병센터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세계내시경협회(WEO, World Endoscopy Organization)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병센터는 의료진의 논문과 저술활동 등 적극적인 저술활동을 비롯해 소화기암 진단법과 내시경을 이용한 비개복 수술 등 다양한 소화기암 치료법 시술을 이용한 전문성과 서비스에서 WEO로부터 최고의 합격점을 받았다.

또한 국내 최초 HD급 내시경 판독 이미지와 검사 동영상을 지원하는 내시경 전용 PACS(Picture Archiving & Communication System)를 비롯해 9개의 내시경실과 인터벤션 시술실 등 시설면에서도 최고 등급으로 평가되었다.

WEO는 전 세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내시경 전문의의 숙련도와 내시경 수술 및 검사 등 서비스 질 평가를 통해 우수 기관을 선정하며, 현재 전 세계에서는 16개 센터만 인증을 받았다.

국내 유일의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건국대병원 소화기병센터는 2011년 출범해 세계적인 업적을 가진 교수진들을 포함한 소화기내과 및 외과 전문의들이 긴밀한 상호협조로 환자들에게 최상의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생생한 화상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통해 미국, 유럽,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유명병원들의 의료진과 선진화된 최신 의술 및 의학정보를 공유하며, 최신 시술을 시행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소화기질환 전문 센터다.

심찬섭 교수는 “병원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문센터의 육성이 필요하고,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고객만족경영 정착을 비롯해 최고 수준의 의료진 확보, 제반 지원 시스템의 효율적 운영 및 이에 부합하는 전략 등 여러 가지 필요조건이 있습니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병센터의 소화기 질환 각 분야의 모든 의료진들은 진료와 연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환자들의 육체적 질병은 물론 정신적 고통까지 배려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현재 건국대병원 소화기병센터는 국내를 넘어 명실상부 세계가 인정하는 전문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존의 상식에서 과감히 탈피한 새로운 개념의 ‘국제 워크숍’

지난 7월 9일 8시 30분 건국대병원 대강당,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강당을 가득 메웠다. 그리고 잠시 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 대학병원에서 내시경초음파의 대가인 Kenneth J. Chang 교수의 강의와 한국인으로서 초음파 내시경의 권위자인 John Lee 교수의 시술 생중계가 생중계가 시작되는 순간 대강당 모니터를 바라보던 참석자들의 입에서 일제히 탄성이 흘러나왔다(2011년 MD저널 8월호 인용).

2011년 건국대병원은 건학 80주년과 글로컬 소화기병센터의 개소를 기념하기 위해 ‘소화기병센터 국제 워크숍’을 열었다. 이날 국제 워크숍은 일본, 싱가포르, 중국, 타이완, 인도, 영국, 미국 등 7개 나라의 유수 의료기관을 비롯해 무려 600여명의 소화기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특히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실시간으로 최첨단 초음파 내시경과 복부초음파검사를 이용한 최신 진단법을 소개한 ‘LIVE Demonstration’이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외국 연자들을 직접 한국으로 초대해 강의를 듣는 형식이었는데, 기존의 상식을 과감히 탈피해 각국의 의료현장에서 직접 강의와 라이브 증례 시연을 네트워크를 통해 화상으로 직접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심찬섭 교수는 당시 인터뷰에서 “국제 워크숍을 통해 최근 소화기질환의 필수 진단, 치료 도구로 각광받고 있는 조영증강 내시경 초음파와 복부 초음파에 대한 최신 지견을 국제적으로 교류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건국대병원 소화기병센터의 독보적인 국제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외국 유수 병원의 시연 장면이 실시간으로 중계되어 인력이 오고가는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최신 의료지식과 술기를 한자리에서 참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4회에 걸쳐 진행된 건국대병원 소화기병센터 국제 워크숍은 해마다 600~700여명이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해외의 석학도 석학이지만 이 워크숍에서 단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바로 심 교수의 강의와 시연, 대한민국이 세계 소화기계 질환의 주도국이 된 것은 바로 그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소화기병센터 국제 워크숍은 올해 7월 4일부터 5일까지 양일간 ‘치료 내시경의 최첨단 진단방법 및 업데이트’를 주제로 건국대병원 대강당에서 열린다.

노력하는 학자, ‘명의’의 의미 일깨운 이 시대의 진정한 스승

“진정으로 환자 진료와 치유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연구에 몰두하고,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라도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 서게 됩니다. 현재 의학이 엄청나게 발전을 해왔고, 앞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과제들이 많은 어려운 현실이지만, 의사들이 끊임없이 일선에서 한 분야에 몰두하고 연구하면 머지않은 미래에 해결되지 않은 질병, 특히 해결해야 될 암 치료의 길이 좀 더 열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980년대 열악한 의료 환경에서도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췌담도암 환자들에게 삶의 질 향상에 커다란 도움을 주는 스텐트를 개발해 한국을 스텐트 분야의 세계 최강국으로 부상시킨 주인공 심찬섭 교수.

그는 모든 의료인뿐만 아니라 미래를 꿈꾸는 후학들에게 노력하는 학자, 귀감이 되는 스승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금까지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일신우일신의 자세로 어제와 다른 오늘의 자신을 만들어가는 심찬섭 교수를 통해 진정한 ‘명의’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