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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문학 제60호에 실린 장성구 시인의 작품 소개

  • 입력 2015.07.06 14:49
  • 기자명 신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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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11월 23일 생. 호는 명고(鳴皐), 인재(仁齋).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의학박사. 행정학 석사.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교수(1985년~현재, 비뇨기과 전문의).
Rosewell Park Cancer. Institute (Buffalo NY USA) : 종양학 연구 연수.
<문학시대> 신인 문학상(시 부문) 수상으로 등단.

경의문학회 회원, 의약 평론가회 회원, (사)화서학회 부회장(현),
계간지 <문학시대> 시 연재, 수석회 회원, 문학시대인회 회원.

경희의료원 종합기획조정실장(역임), 경희대학교 병원 병원장(역임),
대한민국 의학 한림원 정회원(현), 대한 비뇨기 종양학회 회장(역임),
대한 암학회 회장(역임), 대한 비뇨기과학회 명예회장(선임),
대한 의학회 부회장(현),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역임),
대한의사협회 감사(역임), NECA 보건의료안전 자문위원회 위원장(현),
(사)경희-국제 의료협력회 이사.

「만락헌 장 석인 평전」저술, 시집(공저) 다수,
CD <초심> 발표(장성구 작시, 김동진 작곡 12편의 가곡 수록),
국내학술지 게재논문 170편, SCI급 국제학술지 게재논문 70편,
비뇨기과학(공저) 외 다수.

여름밤  -장성구 -

달은 구름에 얼굴을 닦고
삽살개는 제멋에 하늘을 짖는다

무릎 위의 귀염둥이
제 발가락 젖을 빨고
부채질 손끝따라
밤은 이슥해진다

숯 굽는 왕겨 불에
감자 익은 밤
눈가에 은하수

열손가락 별을 세면
반딧불 불꽃놀이
마을은 고개를 넘는다.

안달루시아의 꿈 -장성구-

땅 끝에서 하늘까지
핏줄같이 늘어선 생명의
오아시스
 
삶을 붙여넣은 신의 걸작은
척박한 대지위에 생명을 구하는
그물이 되었다.
 
댕글댕글한 여인의 얼굴로
낮 설은 잉방인을 반긴다
 
산을 넘고 들을 건너
끝을 모르는 오랜 간구함
 
하늘이 사람의 마음을 통하여
큰 뜻을 이루었듯이
긴 삶의 인연이 끝없이 이어지는
안달루시아의 꿈.

늦여름 초가을에 오는 비 -장성구-

늦여름 초가을에 내리는 비는
반결줄 그 누구도 없답니다
짙푸른 수풀 사이에 후드득 후드득
둔탁한 소리는 제 곡조에 겸연쩍어 사라집니다
 
늦여름 초가을에 내리는 비는
깊숙이 고개 숙인 붉은 수수다래를 바라보는
내 어머니의 가슴을 애태우고
원망어린 눈으로 하늘만 쳐다보게 합니다
 
늦여름 초가을에 소리내어 오는 비는
처마 끝에 매달린 나그네의 마음
부질없는 생각을 되돌리게 합니다
지난봄 훌쩍 떠난 한 여인.

고향 -장성구-

엣곡조에 흥겨운
종달새는
하늘과 땅 사이를
회롱한다
 
아지랑이 새싹을
시샘하는
솜털 바람이
입맞춤하는 언덕
 
옹리봉의 진달래
어린 가슴을 설렌다
젊은 아낙네의 잰 걸음에
하루해가 길어지는
노란 산수유와 개나리가
포옹하는 곳
 
눈 감은 미소에 지워질 듯
언듯언듯 멀어지는
어머니의 노래가
호드기 장단에 춤을 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