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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은 반드시 치료해야 할 질병!

대한두통학회 2015 춘계학술대회 성료

  • 입력 2015.08.24 10:55
  • 기자명 김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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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두통이다.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 자료에 따르면 두통으로 직장이나 학교, 집안일 등을 전혀 하지 못한 일수는 연간 3,895,301일에 생산성 저하 일수는 9,729,596일에 달했다. 이처럼 개인은 물론 사회?경제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두통, 하지만 정작 문제는 두통을 질환이 아니라 개인적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아닐까.

대한두통학회가 두통에 대한 국민적인 인식을 확고히 다지고, 나아가 국제기준에 맞는 올바른 치료를 위해 연구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대한두통학회는 8일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대강당에서 메르스 사태로 연기되던 ‘2015 대한두통학회 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ICHD(국제두통질환분류)-베타판의 주요한 변화인 편두통과 어지럼증에 관한 중요한 논점에 대한 폭 넓은 고찰과 편두통 치료의 최신지견에 대한 이해, 편두통에서의 논쟁 등 환자진료에 필수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준비됐다.

이번 학술대회 프로그램은 ▲편두통환자의 어지럼/현훈의 진단과 치료, ▲자유연제, ▲흔한 두통 치료의 최신 지견, ▲편두통에 대한 논쟁 및 이견까지 4개의 세션을 마련했으며, 이어 오후 연수강좌에는 두경부 두통 진료에 필수적인 통증유발점 주사 및 대후두신경차단술과 편두통의 보톡스 치료를 주제로 술기교육이 진행됐다.

대한두통학회 김재문 회장(충남대병원 신경과)은 “최근의 두통학은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사회적 손실을 최소화해 개인과 국가의 건전함을 유지하는 것을 중요한 목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에 부응해 우리나라에도 젊은 의학자들이 두통학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긍정적 변화”라며,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우리나라의 많은 두통 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증가시키고 나아가 두통 치료의 질적인 향상과 더불어 우리나라 두통학의 학문적 이루는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금년 초 태국에서 개최된 아시아-오세아니아 두통학회에도 젊은 학자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우리나라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의 두통을 선도하는 국가로써의 위상을 높였고, 그 결과 차기 학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할 수 있는 성과를 올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총회를 통해 제5대 두통학회 신임 회장으로 을지병원 신경과 김병건 교수를 선임했다.

김 신임 회장은 두통과 어지럼증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으며, 100여 편의 국내외 논문과 10여 편의 저서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김 신임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두통을 사회?경제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질병이라는 것을 알리고, 환자는 물론 의사들에게도 두통에 대한 인식을 확고히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두통 심해지면 반드시 전문가 통한 치료 필요해

▲대한두통학회 김재문 회장“지난 1년간 두통 경험을 물어보면 70~80%가 ‘그렇다’라고 대답할 만큼 흔한 질병이며, 편두통은 11~12%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두통은 개인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과연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두통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는 전체의 두통 환자의 1/3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대한두통학회 김재문 회장은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을 고려했을 때 두통 환자의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한두통학회가 추산하기로는 현재 우리나라 전 국민의 2%가 만성두통에 시달리고 있으며, 건강보험공단의 통계로는 2011년 한 해 동안 두통 때문에 병원을 찾은 사람은 94만 명에 이른다.

김 회장은 “심한 두통의 경우 병원보다는 스스로 병명을 진단하거나 한의학, 또는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달에 한두 번, 일 년에 몇 차례 정도라면 가볍게 두통약을 사서 복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심각한 편두통이나 만성두통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한다.

대한두통학회, 두통 질환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할 것

▲대한두통학회 김병건 신임회장“WHO는 모든 질환 중 세 번째로 흔한 편두통을 삶의 질을 가장 심하게 떨어뜨리는 10대 질환에 포함 시켰습니다. 넓은 의미의 편두통을 포함하면 우리나라에는 무려 1,000만 명에 가까운 환자가 편두통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두통 환자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두통을 질병으로 되어야 합니다.”

대한두통학회 김병건 신임회장은 우리나라 두통 연구의 학문적 위상에 걸맞은 국민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국민은 물론 의사들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 회장은 “두통질환에 대한 국민과 임상의 이해가 부족해 많은 두통환자들이 적절하게 진단받거나 치료받지 못해 고생하고 있습니다. 두통을 질환으로 인식시키고 두통이 조절될 수 있는 병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두통의 날 제정, 두통 홍보대사 임명 및 다양한 시민강좌를 통해 대국민 및 언론홍보를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의사들의 두통에 대한 인식 전환과 교육을 위해 기존의 지방으로 찾아가는 보수 교육과 함께 전공의 고년차나 전임의를 위한 단기두통교육프로그램을 신설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또한 학회의 숙원사업이었던 두통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교과서 및 진료지침의 개편도 이뤄질 예정이다.

김 신임회장은 “학회 산하 연구회가 주도하는 다기관 연구임상과 함께 전국 단위의 두통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의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최근 수년간 학회 지원의 역학조사 및 다기관 연구를 통해 우수한 국제학술지에 좋은 논문을 많이 발표했는데, 올해부터 그간 학회의 숙원사업이었던 전국 단위 두통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향후 5~10년 후 세계적인 성과가 나오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2009년 발간된 두통학 교과서를 새로 나온 국제두통 질환분류 3판 개정판을 바탕으로 개편하고자 합니다. 회원들이 두통 관련 최신 의료지식을 학회 공식 교과서를 통해 습득할 수 있도록 하며, 아울러 2008년 발간된 편두통 진료지침을 최근 수년간 수정된 급성기 치료 및 예방치료지침에 맞춰 개정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한편 2016년 10월에는 국제두통학회(IHS)의 아시안 지역 학회이자 아시아-오세아니아 12개국 회원 국가들의 학술대회인 제6회 아시아두통학회(ARCH)가 서울에서 열린다. 두통학회는 이미 2006년 제1회 한일두통학회와 2010년 제2회 ARCH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김 신임회장은 “2016 ARCH를 회원 여러분들과 한마음으로 준비해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연구자들이 참석해 최신 두통에 대한 의견을 활발히 나눌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만들겠습니다. 아울러 2000년 초반부터 시작된 일본두통학회의 교류를 지속하고, 대만과 중국 등 인접 국가들과의 학문적, 인적 교류를 확대해 나가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인 두통 연구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대한두통학회. 이러한 학회의 노력을 통해 의사와 국민 모두 두통을 심각한 질병으로 여길 수 있는 인식의 변화가 곧 이뤄질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