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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문화 디자인으로 K-Health 실현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장석일 원장 INTERVIEW

  • 입력 2015.08.25 09:13
  • 기자명 김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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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강증진개발원 장석일 원장
세계보건기구에서는 건강을 단순히 질병과 장애가 없는 상태가 아닌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상에 문제가 없는 편안한 상태라고 정의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와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하지만 과연 우리는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에 우리 사회의 문제를 분석하고 관리해 온 국민이 행복하고 건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7월 ‘국민이 건강에 대한 가치와 책임의식을 함양하도록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정책개발 및 지원 사업을 수행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증진에 이바지할 것을 목적으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출범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다양한 건강증진 정책과 사업을 기획?수행?평가하는 건강 증진 분야의 유일한 공공기관으로, 대한민국의 건강문화를 견인할 것으로 매우 기대가 크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장석일 원장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올바른 건강 문화의 정립과 확산입니다. 개별적인 건강증진 정책과 사업의 실행도 중요하지만 자신과 가족의 건강한 삶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이를 생활 곳곳에 스며들게 하는 것이 가장 본질적인 건강증진의 방법입니다. 대한민국의 올바른 건강문화를 만들어갈 ‘건강문화 디자이너’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국민 모두가 건강한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관이 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건강증진정책 개발과 지역사회 건강증진 사업체계 구축, 건강증진 사업 평가 및 관리와 국내외 협력 및 건강인식 확산을 주요사업으로 K-Health를 실현하고 있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장석일 원장을 만났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아직은 생소한 감이 없지 않다. 기관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국민의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을 위한 정책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공공기관입니다. 국민건강증진법 제정 이후 정부는 금연, 구강보건, 영양과 같이 개별분야에서 정책을 지원하는 조직을 운영해 왔는데, 이렇게 조직이 산재되다 보니 통합적이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조직을 통합(’11년)하였던 것이 개발원의 전신인 ‘한국건강증진재단’이고, 책임 있는 공공기관으로써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건강증진법상에 명시되어 ’14년 7월 새로이 출범하게 된 것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입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는, 관련 연구를 수행하여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정책에 따라 마련된 세부사업들을 기획, 관리, 평가합니다.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정부와 지자체에 보급하기도 하고, 직접 사업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또한 건강증진 분야의 재원이 되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이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금연, 절주, 비만 및 자살 예방에 관한 문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가운데 개발원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여기는 부분은 무엇인가.

모두 국민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이슈들이고, 개발원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부분들입니다만, 그 중에서도 사회적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자살 문제는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11년 연속 OECD 국가들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자살문제의 특징이 특정 연령이나 계층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자살의 원인이 단편적이지 않고 학업, 빈곤, 소외 등과 같은 다양한 갈등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문제해결을 위해서도 당연히 경제?문화?보건?복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통합적?복합적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사실 그동안의 정부 자살예방대책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저는 개발원이 자살문제를 총괄적으로 다룰 민-관-학 네트워크의 허브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흡연은 질병이라는 문구가 이제는 낯설지 않은데,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는 금연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개발원은 올 초에 ‘국가금연지원센터’를 설립하여 담뱃값 인상으로 확대된 국가의 각종 금연정책이나 사업들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센터는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의 이행율 제고를 위해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온?오프라인 담배업계 모니터링, 금연 전문가 양성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 영유아 및 청소년 흡연 예방 사업을 지원하고, 대상자별 맞춤형 금연지원서비스를 개발하여 지역사회 흡연율 감소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벤치마킹할 수 있는 외국의 사례를 들자면…

금연정책 챔피언인 호주의 경우, 전체 인구 중 흡연자의 비율이 17%에 달합니다. 호주는 25개비들이 담배 한 갑이 우리나라 돈으로 19,000원에 판매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흡연인구가 좀처럼 줄지 않았습니다. 이에 호주정부는 흡연으로 발생하는 약 37조원의 보건예산을 해결하고자 세계 최초로 담뱃갑 단순 포장법(Plain Package)이라는 흡연 규제법을 2012년부터 실시하고 있습니다. 배갑 단순 포장법은 담뱃갑의 앞뒷면에 특정 회사의 상표나 로고를 새겨 넣지 않는 대신 올리브색 바탕위에 끔찍한 사진과 함께 흡연에 대한 경고 문구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금연 유도를 위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호주 이외에도 여러 나라의 사례를 보면, 담뱃값 인상이라는 가격 정책과 담뱃갑 경고그림 도입과 같은 비가격정책이 병행되면 흡연자들의 금연을 유도하고 흡연량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들은 흡연을 시작하지 않은 비흡연자,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의 흡연을 예방하는 데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올해 초 담뱃값이 대폭 인상된 데에 이어 지난달에는 담뱃갑에 폐암 등 흡연의 폐해를 알리는 경고그림을 넣도록 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2002년 국회에 제출된 이후 13년 만에 국회를 통과하였습니다(’16.12월경부터 시행 예정). 이러한 조치들이 앞으로 흡연율 감소는 물론, 흡연 시작을 예방해 결국 국민 건강증진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국인의 음주 문화 역시 바뀌어야 할 부분이다. 절주를 위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노력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우리나라 국민의 음주문화를 개선하고, 음주로 인한 개인과 사회의 폐해를 줄이고자 음주폐해예방 프로그램 개발, 절주 분위기 조성 홍보 캠페인, 저위험 음주 가이드라인 개발 등의 절주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국내 최초로 주류 판매 종사자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청소년 불법 주류 판매를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비만 역시 WHO에서 심각한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성인의 비만뿐만 아니라 아동의 비만도 이제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나.

기본적으로 비만의 문제는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과 신체활동 부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즉, 건강하게 먹고 생활 속에서 많이 움직이면 되지만, 아동?청소년의 경우에는 이러한 건강생활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어렵고 우선순위도 늘 학업에 밀리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 맞벌이나 결손가정과 같이 가정 내의 관심이 부족하기 쉬운 경우에 나타나는 아동비만은 여러 사회?경제적 요인들에 의해 발생한 결과이기 때문에 단지 한 아이의 생활습관 문제로 치부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의학적으로도 아동비만은 비만세포가 커지는 성인비만과 달리, 비만세포의 수 자체가 증가하기 때문에 교정도 어렵고 당뇨?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의 폐해도 더 심각할 수 있어, 아동비만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지기 전에 관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요즘에는 비만뿐만 아니라 왜곡된 미의식에 기인한 ‘저체중’ 문제도 날로 증가하고 있는데, 우리 개발원에서는 아동?청소년들이 ‘적정체중’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길들일 수 있는 각종 교육?홍보자료들을 개발하여 보급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