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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달리는 게 좋다”

이동윤 달리는 의사회 회장

  • 입력 2004.12.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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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너도 나도 웰빙을 외쳐댄다. 최근의 이런 웰빙 바람은 한 사람의 건강이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나만의 웰빙은 문제가 있다. 주변의 이웃과 더불어 잘 사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웰빙이 아닐까!” 마라톤의 장점에 대해 묻자, ‘달리는 의사회’ 이동윤 회장(이동윤 외과의원)이 웃으며 꺼내 놓은 뜻밖의 대답이다. 달리는 것이 사회적 웰빙을 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란 얘기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사회적 웰빙이란 무엇일까? 마라톤을 하다 보면 길 위에서 자신보다 더 잘 달리는 사람도 만나고, 자신보다 훨씬 못 뛰는 사람도 만난다. 이때 자신보다 늦게 뛰는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 싶고, 더 잘 달리는 사람을 보면 따라가고 싶은 의욕이 생기는데, 이런 마음들이 이웃을 살피게 되고 더 나아가 자신의 삶까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또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에 무관하게 함께 어울려 뛰다 보면 ‘우리는 하나’라는 분위기에 몰입할 수 있어 웰빙할 수 있다는 논리다. 달리기 박사가 간다달리는 것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달리기 박사’인 이 회장이 처음 선택한 운동은 등산이었다. 고등학교, 부산의대 시절에도 그는 산에 푹 빠져 지냈다. 그런 그가 95년부터 등산에 대한 열정을 버렸다. 등산을 한 다음날 몸이 보내는 신호가 유쾌하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등산 대신 그가 선택한 것은 마라톤. 95년에 시작한 마라톤은 올해로 9년째를 맞고 있는데, 마라톤 코스를 완주한 것만 73번이다. 마라톤을 시작한 지 2년여만인 지난 97년 10월 춘천 마라톤에서 처음 완주했다고 한다. 처음의 기쁨이 컸던 까닭일까. 그는 당시 기분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30km 넘으면서 너무 힘들어 100m는 뛰고, 100m는 걸었다. 완주를 했을 때 ‘아~내가 했구나’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런데 2~3일이 지난 후 나도 모르게 신나고, 입가에 웃음이 번지고, 몸 속에 앤돌핀이 마구 분비되는 것 같았다” 달리는 의사회의 정회원은 현재 300여 명. 정회원은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만이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들보다 실제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는 사람은 훨씬 많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왜 뛰느냐’란 우문(愚問)에 그는 현답(賢答)을 내놓는다. 달리는 것이 인생과 닮아있다는 것. 살기 싫다고 삶을 종결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라톤도 finish line을 향해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열심히 달려가는 것이란다. 이 회장은 오는 2005년 4년 ‘아시아 달리는의사회연맹’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달리기를 통해 아시아 의사들의 교류와 더불어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뜨기 위해서다. 달리는 의사 이동윤 원장 그가 이제 아시아로 뛰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