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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환자를 위해 차차차!”

김현식산부인과의원 원장

  • 입력 2005.01.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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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산부인과 의사가 정신과 환자들에게 춤을 가르친다’ 얘기만 들어도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산부인과 의사가 춤을 춘다는 것도 흥미롭고, 빡빡한 진료시간을 쪼개 환자에게 춤을 가르친다는 내용도 마음 한 구석을 따뜻하게 한다. 춤을 추는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는 김현식 원장. “자 앞에 있는 파트너의 손을 살짝 잡고, 앞으로 돌고 차차차…. 뒤로 돌고 차차차… 뉴욕 차차차….” 김현식 원장을 만나려고 서울아산병원을 찾았을 때 그는 이미 환자들과 차차차 리듬에 푹 빠져 있었다. 춤을 추는 환자의 얼굴에도 그리고 춤을 가르치는 김 원장의 얼굴에도 즐거움이 가득했다. ‘Dance Therapy’라 불리는 이 치료는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김창윤 교수의 제안을 김 원장이 받아들인 것인데, 치료에는 김 원장뿐 아니라 병원의 정신과 레지던트,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여러 명이 참여한다. 그렇다면 댄스치료의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댄스 치료가 국내에 보편화한 것은 아니지만, 댄스치료는 음악과 함께 다른 사람과 함께 춤을 추기 때문에 대인관계 개선에 치료 효과가 있다. 또 적응장애나 정신분열증 증세에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그는 매주 금요일 서울아산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춤을 가르치고 있고, 첫째주와 셋째주 수요일에도 경찰병원에서 춤을 가르친다.“좋아서 하니까 힘들지 않아요” 그가 처음 춤을 접하게 된 것은 80년초. 그가 해군 군의관으로 생활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0CS출신 위관장교를 따라 처음 춤의 세계를 접했다. 당시 그는 월급 13여만원 중 10만원을 춤 교습소에 갖다 바칠 정도로 춤을 사랑했다. 레지던트 시절, 그는 선배의사들의 술을 피하려 멋들어진 춤 한 자락을 선사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우울해 하는 부인마저 춤의 세계로 이끌었으니 그야말로 춤에 대한 그의 애정은 무한대다. 그는 아직도 춤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고 있다. 경찰병원과 아산병원에서 춤을 추는 것 이외에도 3곳의 춤 관련 동호회에서 열심히 춤을 춘다. 이제 수준급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도 멀었다고 너털웃음을 짓는다. 병원에서 진료를 하다 점심시간에 그것도 장소까지 이동해 봉사활동을 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런데 그가 이처럼 열심히 춤을 가르치는 건 그 자신이 즐겁기 때문이라고 한다. “누가 시키면 못하죠(웃음). 내가 원해 좋아서 하는 거니까 힘들 줄 모르고 한다. 나는 춤추는 게 좋고, 환자들은 그런 나를 보면서 치료에 도움도 되니까 좋고. 서로서로 좋은 거죠” 그는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아마도 그 자신을 즐겁게 하는 춤이, 이웃과 더불어 추는 춤이 세월을 거꾸로 돌리는 힘을 발휘하는 듯 하다. 그는 오늘도 춤을 춘다. 그런 그의 스탭이, 그의 인생이 흥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