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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키코모리 아이들에게 관심을”

여인중 동남의원 원장

  • 입력 2005.02.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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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히키코모리(引きこもり)라 불리는 아이들은 6개월 이상 다른 사람과 말도 하지 않고 혼자 생활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방안에서 나오지 않고 TV나 비디오를 보거나 인터넷 등을 하면서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한다. 결국 사회 생활이 불가능해지고 대인관계에도 문제가 생긴다. 은둔형 외톨이라고도 하는데 생각보다 이런 증상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 히키코모리 환자 치료와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동남의원 여인중 원장의 말이다. 히키코모리는 단어조차 낯설어 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사람들과 사회의 관심 밖으로 벗어난 히키코모리 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넓히고 이에 대한 치료를 위해 뛰고 있는 여인중 원장을 만났다. 히키코모리 환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평소 사회공포증 환자에게 관심이 많았다. 이런 환자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분류해보니 일본의 히키코모리 환자들과 유사한 점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됐다. 2000년 1월부터 2002년 5월까지 병원을 방문한 외래환자 총 2,4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중 31명이 친구가 한 명도 없고, 가족간의 대화가 없으며, 혼자 식사하는‘은둔형 외톨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개념조차 정확하게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지만, 일본은 히키코모리 환자가 약 13만~15만명을 넘어서고 있을 정도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대인공포증과 히키코모리는 비슷한 점이 많다. 일본의 경우 히키코모리 환자의 78%가 대인공포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인공포증과 히키코모리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얘기인가? 대인공포증과 히키코모리가 분명 같은 선상에 있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이 둘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한 의사들의 연구가 좀 더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히키코모리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이유는? 히키코모리 환자들은 집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단순한 생각이다.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더라도 잠재적 문제를 안고 있는데, 가장 흔한 문제가 부모를 때리는 것이다.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의 그 어떤 곳에서도 히키코모리 환자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환자가 학생이라면 학교에 가지 않으니까 교육부에서도 관심 밖이고, 의사들도 환자가 병원에 오지 않으니까 그런 환자가 있는줄도 모른다. 치료가 가능한 것인지 궁금하다. 히키코모리는 일본에서 먼저 알려진 병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이 병을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고 사회적 현상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히키코모리에 대한 치료 프로그램이 없다. 일본에 기숙학교가 600여개가 난립하는 것도 이러한 영향이다. 일본에서 발전시키지 못한 치료 프로그램을 우리나라에서 운영 중이라 일본사람들이 놀라워하고 배우려 한다. 구체적인 치료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우리나라에 히키코모리가 발생한 원인은 유교문화와 밀접한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다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이 되도록 도와줘야 한다. 또 이들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도 필요하다. 현재 우리 병원에서는 형, 누나 되기 프로그램, 맨토 프로그램, 가족 치료 등이 운영 중이다.현재 KBS 교향악단의 이영환씨와 북을 치는 과정을 통해 치료하는 ‘드럼파워’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데, 드럼파워 학교를 짓는 논의를 서초구청과 얘기 중이다. 이외에 한국리듬치유학회와도 치료에 대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치료에 대해 일본과 교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모 재단과 인터넷 중독 예방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인터넷 중독인 아아들을 한 곳에 모아 리듬운동이나 명상, 택견 등을 함께 하면서 치유를 도모하는 것이다. 일본의 아이들도 여기에 참석하는데 오는 봄부터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