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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역사는 나의 힘”

여인석 연세의대 의사학과 조교수

  • 입력 2005.06.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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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의사학을 전공하게 된 동기가 궁금하다? 의대에 다닐 때부터 의학사 개론이나 역사서를 열심히 읽었다. 아마도 인문학쪽에 나의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학교를 졸업하고 병원의 기초학 교실에 있었는데 그때 의학과 인문학에 관련된 것이 없을까 생각했다. 그 후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프랑스의 파리 7대학에서 의료역사를 전공해 박사학위를 땄다. 고민이 발전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최근 의사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그동안 의과대학의 교육은 사람을 어떻게 치료하느냐 즉 의학의 기술적 측면만을 집중적으로 가르쳐 왔다. 교육이 이렇게 흐르다 보니 의술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 의약분업 때의 예를 들면 의사들은 의사로서 충실하게 사는데 사회는 왜 비난을 쏟아내는지 알지 못했다. 즉 사회와 갈등을 해결하고 불협화음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의술에만 너무 충실했기 때문이다. 의사학의 매력이라면? 역사 그 자체가 재미있는 것이다. 역사는 내일을 읽는 지침서 같은 것이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역사에서 새로운 것이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지만 동일한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 의사학은 또 과학과 인문학이 공존하기 때문에 독특한 매력이 있다. 앞으로 한국근대의료사를 제대로 써내는 것이 내 희망이다. 의대생에게 강의를 하면서 강조하는 내용은? 또 어려운 점이라면? 서양의학이나 한국의학사 등을 가르치고 있다. 어떤 학문이든지 자기 학문의 역사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좋은 의사가 되려면 책을 많이 읽는 등 경험의 폭이 넓은 의사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빡빡한 수업에서 의사학이 쉬어가는 과목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의사학에 대해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게 학문의 어려움이라면 어려움이다. 앞으로 의사학에 대한 저변이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의사학의 가치를 인정받았으면 한다. [2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