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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복기 박사의 모발강의(1)-모낭군 이식술

(Follicular Unit Hair ransplantation)

  • 입력 2005.06.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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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대머리라 불리는 남성형 탈모증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의 모낭에서 testosterone이 5-alpha-reductase 효소에 의하여 dihydro- testosterone으로 되며 이것에 의해 모낭세포의 단백 합성이 지연돼 휴지기 모낭의 비율이 증가하며 나이가 들면서 탈모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아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의 영향과 함께 유전적 소인 및 연령이 발생에 중요한 인자로 생각된다.

그외 국소혈액 순환 장애, 정신적 스트레스, 영양의 불균형, 과다한 지루 등이 남성형 탈모증의 악화요인으로 생각된다. 남성형 탈모증은 질병이라기보다는 노화의 과정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남성형 탈모증을 갖고 있으나 미관상의 문제로 고민하는 경우가 매우 많으며 특히 젊은 남성에게 발생하면 대인 관계 등 사회활동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줄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자가모발이식술

남성형 탈모증의 치료에는 크게 수술적인 치료법과 비수술적인 것으로 나뉜다. 비수술적인 방법에는 corticosteroid, testosterone 등의 국소 혹은 전신요법, 자외선 치료, 국소 모발 강장제, 두피 마사지 등이 행해져 왔으나 모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며 다만 피네스트리드 복용 및 미녹시딜의 국소 도포만이 남성형 탈모의 치료 효과가 인정되고 있다.

남성형 탈모증의 수술적인 치료는 영구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기에는 scalp reduction, tissue extension이나 expansion을 이용한 수술법 혹은 flap을 이용한 방법과 공여부 우성의 개념을 바탕으로 한 자가모발 이식술로 나눌 수 있다.

자가모발 이식술의 바탕이 된 공여부 우성의 개념은 1950년 Barsky가 음모와 겨드랑이 털을 반흔으로 탈모가 생긴 후두부 두피에 이식한 결과 음모와 겨드랑이 털의 성질을 계속 유지함을 보고한 후 1959년 Orentreich는 체계적인 연구를 해 이 사실을 입증했다. 즉 뒷머리의 털을 대머리 부위로 이식하면 털이 정상적으로 자라고 대머리 부위의 털은 뒷머리로 이식하면 잔털로 변한다는 것이다.

자가모발 이식술은 이미 공여부 우성이 정립되기 이전인 1939년 Okuda가 직경 2~4mm의 펀치를 이용해 뒷머리의 두피를 원기둥꼴로 잘라 탈모된 곳에 옮겨 심으므로 써 시작된 펀치이식술로부터 시작됐고 서양에서는 1959년 Orentreich가 Okuda와 동일한 방법을 처음으로 소개해 이후 많은 의사들이 펀치를 이용한 표준이식술을 행하게 됐다.

그러나 이 방법은 이식한 머리카락의 모양이 마치 칫솔처럼 부자연스럽고 두피는 자갈밭처럼 울퉁불퉁하게 되는 단점이 나타나기 쉬우며 특히 이러한 현상은 모발이 굵고 검은 사람에게는 두드러져 논에 모를 심어 놓은 것처럼 표시가 확연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동양인에게는 사용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지적되어 왔다.

자가모발이식술의 단점을 보완하는 미니이식술

이런 단점은 보완해 이식편의 크기를 줄인 미니이식술은 1970년대부터 서양에 널리 사용되어 왔는데 동양에서는 이보다 앞선 1953년 Fujita가 나환자의 눈썹 재건, 화상 환자의 반흔성 탈모, 음부 무모증 치료에 이 방법을 이용하였다.

그러나, 종래의 펀치를 이용한 표준 이식술이나 현재 하고 있는 미니이식술은 이식부위에 구멍을 여러 군데 뚫어 모발을 집단적으로 이식하기 때문에 백인에 비해 모발이 굵고 검으며 밀도가 낮은 동양인에게는 모발선의 부자연스러움이 두드러지고 흉터가 크게 남을 수 있는 단점이 여전히 남아 있다.

Hypodermic needle, microblade, 1mm punch 등을 이용한 마이크로이식술은 포함된 모발의 수만으로는 모낭군이식술과 별 차이가 없으나, 이식편의 크기가 좀 더 크고 분리할 때 모근의 위치나 방향 등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워 모근에 손상을 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육안이나 확대경, 입체현미경 등으로 모근이 군집돼 있는 양상을 직접 확인하면서 분리해 이식하는 모낭군 이식술에 비해 생착률과 모발선의 자연스러움이 떨어진다.

그러나 모발이 가늘고 밀도가 더욱 높으며 군집양상이 덜 뚜렷한 서양인에게는 여전히 이 방법이 선호되고 있다. 현재 서양에서는 미니이식술을 시술할 경우 앞머리의 모발선을 자연스럽게 해 주기 위한 방법으로 마이크로이식술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1996년경에 이르러 경북대학교병원 모발이식센터 김정철 교수팀에 의해 모낭군 이식술(모낭단위 이식술, bundle hair grafts, follicular unit hair transplantation)이 자리를 잡게 돼 적당한 모발의 밀도를 유지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이마선을 구축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