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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예방의 날: 우리는 무슨 노력을 했는가? “한국 자살률 OECD 1위, 항우울제 사용량 및 우울증 치료율 세계 최저”

우리나라의 한해 자살하는 사람들의 수는 2001년 6,000명대에서 2002년에 8,000명, 2003년 10,000명으로 급격히 증가하여 현재 14,000명에 이른다, 하루에 약 40명이 자살로 아까운 생명을 버리고 있다. 노령인구와 청소년들의 자살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청소년 사망 원인의 1위가 자살이다.

자살한 사람들의 심리적 부검(psychological autopsy) 결과 80% 이상에서 자살의 원인이 우울증으로 나타났다. 즉, 대부분 기존에 우울증을 앓고 있던 사람들이 자살을 한다는 뜻이다. 우울증 초기에는 자살사고가 없다가 치료를 받지 않으면 호전-재악화가 반복되면서 중등도 또는 심한 우울증이 진행하면서 자살사고가 늘어난다. 또한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개인적으로 큰 스트레스나 사건을 당할 때 자살 충동을 이기지 못하여 자살을 감행하게 된다. 즉, 우울증은 자살 충동을 이겨낼 힘이 매우 약해진 상태이다.

김기웅교수(서울대병원)의 연구에서도 청소년과 노인에서 우울증의 유병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30-40%). 이는 자살율이 노인과 청소년에서 높은 결과와 일치한다.

우라나라의 1000명당 항우울제 소비량은 OECD 국가들 중에 칠레와 함께 가장 낮아서 OECD 평균(58DDD)의 1/3 수준인 20DDD이다. 영국, 스웨덴, 카나다 등 선진국의 소비량 80DDD에 비하여 1/4 수준으로 매우 낮다. 이는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이 가장 낮음을 뒷받침하는 소견이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김기웅교수의 논문을 보면 우리나라에 확실한 우울증 (definite depression)이 약 12.5%(600만명)이고 우울증이 유력한 환자(probable depression)가 30%(1500만명)이다. 이 중 2015년에 진료를 받은 총 우울증 환자 수는 60만명에 불과하다. 즉, 90%의 확실한 우울증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했다.

왜 2002년부터 자살률이 급격히 증가했는지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들의 90%는 왜 치료를 받지 못하는지의 원인을 찾는 것이 급선무이다.

가장 큰 이유는 2002년 3월에 복지부에서 고시한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SSRI 항우울제 60일 처방제한 급여기준이다. 이 날 이후로 갑자기 우리나라의 전체 의사들 중 97%를 차지하는 비정신과 의사들은 SSRI 항우울제를 60일 이상 처방하지 못하게 되었다.

우울증 환자들의 병원 접근성이 1/30로 갑자기 줄어든 것이다. 동시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박탈당했다. 그 후 우울증은 정신과에 가야만 약을 받을 수 있는 병으로 더욱 낙인이 찍혀서 우울증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고 치료 받을 생각도 하지 않는 것 같다.

미국, 일본, 영국, 중국, 인도, 베트남, 이스라엘, 인도네시아 등 세계 모든 나라에서는 일반의를 포함하여 모든 의사가 우울증 환자들에게 SSRI 항우울제를 기간의 제한이 없이 자유롭게 처방할 수 있다. 모든 외국 의사들이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하여 매우 걱정하고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항우울제는 60일 투여하고 중단하면 재악화되고 우울증이 심해지며 자살사고가 크게 증가하여서 절대로 안된다. 하지만 일부 비정신과 의사들은 삭감의 우려로 60일 후에 할 수 없이 중단하고 있다. 이 후 대부분의 의사들은 우울증 치료를 포기하게 되었고 이제는 우울증에 대하여 물어보지도 않고 있다. 2008년부터 대한신경과학회와 대한의사협회는 SSRI 항우울제의 가격도 많이 떨어졌으므로 처방제한 기준을 폐지하여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하였으나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제 한국의 자살률을 줄이기 위하여 첫 번째로 할 일은 SSRI 항우울제 60일 처방제한을 풀어서 모든 의사들이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도록 하고, 두 번째는 전국에 모든 의사들을 대상으로 우울증 치료와 자살 예방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세 번째는 전 국민에게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공익 광고를 하여서 우울증 환자들이 신경과, 정신과, 내과,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등에서 쉽고 편하게 치료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끝으로 신경과, 정신과, 내과, 가정의학과, 외과 등이 모두 참여하는 거국적인 자살대책위원회의 시급한 설치와 운영을 복지부에 강력하게 건의한다.

작년에 몇십명의 메르스 사망자로 온 나라가 메르스 공포에 빠지고 정부와 언론은 그 난리를 쳤는데 매일 40명이 자살로 죽어가고 있는데 복지부와 언론은 왜 이렇게 조용합니까? KBS, MBC, SBS,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신문, 방송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이엠디  emd@emd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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