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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시론]"차기 회장은 포용과 리더십 갖춘 사람이면 좋겠다"

  • 입력 2006.02.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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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에는 의협 회장, 2월에는 각 지방자치단체장이라 할 시,도 의사 회장 선거가 예정돼 있으며, 벌써부터 자천 타천으로 여러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 1960년대 의사들은 힘이 있었다. 그 당시 보건사회부 장,차관은 의협이 거의 추천하다시피 했는데 지금은 옛 이야기가 되었고, 사회는 너무나 많이 변화했다. 그리고 2000년 이후로는 상황이 바뀌어 의협 회장이 투쟁의 선봉에 서게 되었다. 그러나 투쟁의 성과는 무엇이었나? 이제는 머리를 깎고 단식해 의료계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더 이상 없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지혜롭게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서는 누가 회장이 된다 해도 쉽게 풀 수 없는 구조이다. 의협이 하는 일은 많이 있으나 회원들은 잘 알지 못하고 지낸다. 회원들은 피부에 와 닿는 일만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 토호(土豪)들이라고 할 시,군,구나 도 의사 회장의 협력은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의협은 같다면 같은 의사이지만 서로 다른 환경에 있는 개원의,전공의,병원의사 등의 각 지역이 모여 있는 단체이니만큼, 차기 회장은 모든 직역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과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면 좋겠다."회장은 확실한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누가 뭐라 해도 의협 회장은 전체 의사 8만 명을 대표하는 리더이다. 그래서 회장은 확실한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 리더의 역할은 변화를 가져오는 것인데,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선 자신을 믿고 따르는 회원들을 움직일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비전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오늘날 의협은 기업체와 달라 모든 회원들이 따르는 비전을 제시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그러나 임기 중에 의사협회 창립 100주년을 맞는 차기 의협 회장은 의학교육에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의학교육에 대한 100년 대계를 세워야 한다. 그런데 훌륭한 리더십을 갖춘 대학교수들은 왜 한 사람도 자천이든 타천이든 의협 회장으로 거론되지 않는지 불가사의하다. 대학교수가 의협 회장을 하고, 부회장을 위시한 참모진들이 병원 운영이나 개인의원 운영을 한 경험을 갖춘 사람들로 짜인다면 훨씬 더 추진력을 갖출 수 있고 정부 쪽에서도 더욱 신뢰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시민단체들은 선택 진료에 대한 위헌심판을 청구하는 등 의대교수들의 당연한 권익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는 현실에서 의대교수들도 더 이상 안주만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또한, DRG 등 앞으로 의사들의 행위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시한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 있다. 진료비 상승 억제 방안에 골몰하고 있는 보건복지부와의 힘겨운 다툼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유비 현덕이나 공자 또는 제갈공명 같은 사람이 나온다 해도 엉킨 실타래를 쉽게 풀 수 없을 만큼 의료계의 현안(懸案)들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또한 의료계를 옥죄어 가는 주위 환경과 맞물려 회원들의 냉소주의는 위험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실타래처럼 엉킨 의료계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 선출될 회장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의료계의 영웅을 기대하고 있다"회원들은 일본의 전설적인 의사협회장이었고, 의권 신장에 크게 기여했던, 그리고 학자로서도 의사와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던 다케미 다로(武見太朗, 1904~1983) 같은 의료계의 영웅을 기대하고 있다. 의사들은 철저히 자기중심적이고 개인주의적이다. 자신에게 직접적인 이득이 되지 않으면 전혀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 이렇게 회원들이 의협을 우습게 보는데 어느 누가 의협을 존중해 줄 것인가? 과연 의료계의 오피니언 리더나 리더십을 갖춘 사람들이 상임이사나 대표가 될 것을 요구받았을 때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적어도 의협이 의사의 대표조직으로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는 인물이 등장해야 한다. 그러나 회원들이 미리 알고 있어야 될 일은 아무리 강력한 리더십과 확고한 비전을 가진 회장을 뽑았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의료계 현실에서 회장의 운신의 폭은 넓지 않으며, 회장을 보좌하는 보험 부회장 등 회원들의 권익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참모진의 면면과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이다. 어떤 공동체가 성립돼 순조롭게 굴러가려면 그 구성원 간에 갈등이 없어야 한다.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언제나 경제적인 격차이다. 추상적인 이념에서 대강의 이해와 합의가 이뤄져도 먹고 사는 문제에서 깊은 골이 생기면 공동체는 유지되지 않고, 이미 만들어진 공동체도 흔들린다. 그래서 각 직역(職域) 간, 각 과(科) 간에 이해가 맞물리면 협조가 잘 안되는 것이 의협이 안고 있는 고민이다. 의협도 바뀌어야 하지만 회원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싫든 좋든 자신이 속하는 의협을 위해 그동안 나는 무엇을 했는가를 반성해 보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의협 회장 한 사람에게 지나친 기대를 걸기보다는 신임회장이 회원들과 함께 국민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의협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