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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학 이야기3]노인환자는 갓난아이와 같이 다루어라!

  • 입력 2006.02.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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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L]전립선 비대증이 노인성 질환인 이상 그 수술에 있어서 아무리 조심을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남성이 칠순 가까이 되면 비단 전립선만 커지는 것은 아니다. 성인병에 속하는 당뇨, 고혈압 및 동맥경화, 여러 가지 심장질환, 신경계 질환 등이 한두 개씩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 보니 수술 중에 합병증이 생기거나 수술 후에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경우를 경험하기 마련이다.N노인은 제자의 아버님이시다. 평소 협심증의 병력이 있고 가끔 허혈성 심장질환을 앓으셨다. 며칠 전 완전히 오줌이 막혀 입원을 하였고 자식이 의사인지라 병력을 소상히 들었다. 심장질환 때문에 전신마취가 어렵다는 마취과의 보고를 듣고 내시경 수술을 할까말까 망설였다. 그래서 간단한 국소마취로 가능한 수술인 치골상부 방광루 조성술(恥骨上部 膀胱瘻 造成術)을 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을까 하고 제자와 상의를 하였다.그런데 이 수술을 하면 평생 오줌주머니를 차야 하며 매일 한 번씩 소독을 하고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도뇨관을 새것으로 바꾸어 주어야 하니 아무리 수술이 간단하고 안전하다 해도 제대로 오줌을 누는 것에 비하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또한 N노인의 경우 자식들을 모두 분가시키고 내외가 지방에서 농장을 경영하므로 이 수술을 하면 관리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더구나 제자의 아내, 즉 며느리의 눈치를 보니 까딱하다가는 시부모를 모셔야 할 지경인지라 언짢은 내색이 역력하였다.할 수 없이 심장내과 마취과 의사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척추마취하에 내시경 수술, 즉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을 하게 되었다. 천만다행으로 수술은 무사히 잘 끝났다. 며칠 후 도뇨관을 뽑고 오줌을 누어 본 환자는 희색이 만면하였다. "권 선생! 이렇게 잘 나올 줄 몰랐소! 꼭 회춘한 것 같구려!""내일 퇴원하세요! 사과농사 잘되면 몇 알 보내주시고요!""물론이지요!"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인가? 퇴원하는 날 아침 심장마비가 일어난 것이다. 다행히 심장마비팀의 신속하고 필사적인 노력으로 겨우 환자를 살릴 수 있었다.환자가 퇴원하는 날 제자부부에게 한 마디 일러 주었다. "정말 십 년 감수했네. 새로 태어난 분이니 극진히 모시게!"언젠가 은사게서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노인환자는 갓난아이와 같이 다루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