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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nitine 논쟁 - 붉은 고기의 해명

  • 입력 2016.11.15 14:45
  • 기자명 박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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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육고기는 훌륭한 풍미와 단백질 공급원으로 많이들 찾는 식품이다. 성적 능력 향상과 활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도 크다. 하지만 건강 유지의 전범위에 걸쳐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가하면 그것도 아니다. 암환자에게는 이롭지 못하니 피해야 한다는 소문, 고혈압 등 성인병을 일으킬 거라는 우려는 일반인들 사이 거의 기정사실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붉은 고기의 중요한 성분인 카르니틴이 쟁점이 되고 있고 특히 채식주의자와 잡식주의를 추구하는 그룹 사이의 의견이 나뉘고 있다. 대한통합기능의학연구회에서도 보충제로서 carnitine의 역할을 환자들에게 합리적으로 납득시키기 위한 내용을 알고자 하는 회원분들의 질의가 있었기에 이번 호에 다뤄보고자 한다.

Carnitine은 아미노산과 같은 화합물로 체내에서 lysine, methionine으로부터 합성된다. Carnitine은 붉은 고기와 유제품에 주로 함유되어있고 그보다는 적지만 여러 어종, 견과류, 템페, 아보카도 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Carnitine의 주 기능은 지방산에서 미토콘드리아로 acyl-기를 전달해주어 세포에서 beta 산화를 거쳐 에너지로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식이 보충제로 L-carnitine은 주로 심장 문제, 남성 생식능력과 정자 건강 증진, 체중 감량, 노화 방지 등을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경우 유기산검사 소견을 보고 미토콘드리아 지방산대사를 촉진하기 위해 카르니틴을 보조제로 처방하는 경우도 많다.

위 도표는 피로, 두통 등을 호소로 내원한 49세 여성으로, 기존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유기산 검사를 시행한 결과표로 adipate, suberate가 현저히 증가되어 있다. 이 분석 결과에 따라 카르니틴과 라이보플라빈 투여하자 환자의 증상은 호전되었다. 다음 모식도는 카르니틴이 지방산을 미토콘드리아내로 수송하는데 관여하는 cycle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이야기할 두개의 논문은 카르니틴에 대한 상반된 논지를 보이는데 첫 번째는 잠재적으로 carnitine이 인체에 해로울 수 있음을 제안한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carnitine의 희망적 쓰임을 보여준다.

첫 번째 “Intestinal microbiota metabolism of L-carnitine, a nutrient in red meat, promotes atherosclerosis”는 Cleveland clinic에서 2013년 Nature Medicine에 게재한 것이다. 이것은 인간, 동물 실험을 아우르는 야심찬 프로젝트였다. “붉은 고기의 영양소인 L-carnitine의 장내 미생물 대사가 죽상 동맥 경화를 증진시킨다”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은 붉은 고기 섭취와 심장병 위험 간의 연구로 연결되었다. 두말할 필요 없이 수많은 논쟁이 생겨났고 그 중 일부를 여기에 간략하게 소개할 것이다.

그들의 발표에 따르면, 장내 특정 세균이 carnitine을 TMA라는 물질로 전환시킬 수 있고 이는 간에서 다시 TMAO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TMAO는 다른 연구들에서 죽상 동맥 경화증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게다가, 이들은 채식주의자들의 경우 TMA로의 전환에 필요한 세균이 장 내에 충분하지 않아 carnitine의 전환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TMA가 없으니 TMAO로의 전환도 일어나지 않고 죽상 동맥 경화증의 위험도 감소한다는 것이다. 또한 심장 검사를 위해 찾아온 다수 환자에서 carnitine의 혈중 농도가 높은 군이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또한 높게 나타났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carnitine을 많이 먹인 군에서 장내 미생물의 변화로 TMA 전환이 많이 발생함을 증명하였다. 이와 관련한 세부적인 토론과 비평이 Weston Price Foundation에 실려 있으므로 여기에는 요점만 올려놓겠다.

. TMAO의 생산에 연관된 기질로 “붉은 고기” 특히, carnitine에 초점을 둔 점이 특이하다. 왜냐하면, 야채나 특정 해산물을 먹었을 때 혈중 TMAO의 농도가 훨씬 높다는 과거 연구들도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심지어 “L-carnitine과 동일한 분자량과 저류 시간을 지닌 분해 물질이 CVD와 연관된 명확한 P 값에 부합하는 최고 단계의 물질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덜 엄격한 기준을 사용한 검증에서 L-carnitine과 동일한 분자량, 저류 시간을 지닌 분해 물질이 CVD와 P=0.04 수준에서 연관성을 보이기도 했다.

. 채식주의자와 잡식 식이자의 많은 자료가 소수의 개인들에 의존한다는 점도 한계이다. 이 자료의 일부로 가설을 세울 수는 있지만 결론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사실들은 상황을 훨씬 더 복잡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채식주의자와 잡식 식이자의 성별 차이가 존재하는데 인체에서 TMAO를 생성하는 효소 활성도 또한 성별에 따른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식이는 인체 장내 세균 환경 구성에 있어 중요하다. 그러므로 채식주의자와 잡식 식이자 에서의 장내 세균총은 매우 다를 것이며 carnitine을 TMA로 전환하는 능력 또한 다를 것이다. 또한 이런 세균이 만들어 내는 이로운 물질이 채식주의자에게 없거나 감소해 있을 것이고 carnitine에서 발생하는 이점 또한 제한적일 것이다. 

. 쥐 실험은 미래 연구의 기초가 되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 결과들을 인간에 곧이곧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이런 쥐들에 주입하는 carnitine의 양은 고기를 먹거나 보충제로 소비되는 인간에서의 carnitine의 양을 훨씬 초과한다. 또한 쥐에서 발생하는 carnitine 소비로 인한 미생물군 변화를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저자들은 이렇게 기술하기도 하였다. “인간에서의 혈장 TMAO 농도와 관련된 분류군과 쥐와의 직접적 비교에서 공통 분류군을 규명하는 데 실패하였다. 이러한 결과들은 쥐의 장에서 관찰되는 세균이 인간에서 전형적으로 발견되는 것과 다르다는 이전의 보고들과 일치한다.” 따라서 인간에서 시행되는 연구가 부가적으로 필요하다. 

. 마지막으로 저자들은 혈중 carnitine level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사이의 2가지 관계를 보고하였다. 그 중 한 가지 결과에서 나타난 바에 의하면 혈중 carnitine 농도가 최고치일 때 위험도가 더 높다고 하였다. 하지만 금식 시 carnitine level과 3년 동안의 주요 심장 질환 event와의 비교에서는 유의한 증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Cleveland 임상팀은 음식물 변환과 잠재적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장내세균의 역할을 확실히 조명해주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붉은 고기나 carnitine이 심질환의 위험도에 기여함을 입증하기에 충분하지 못하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채식주의자보다는 잡식을 한 군에서 TMAO발생이 높다는 것이다.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또 2015년 nutrition에 “TMAO: A small molecule of great expectations”가 심혈관질환 이외에 신장질환, 당뇨와 암에 대한 연관성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이제 그 다음으로 규모 있는 carnitine논문을 살펴보자.

이것은 L-carnitine 보충제를 이용한 1980년대 중반부터의 수많은 임상실험의 meta분석과 전반적인 문헌고찰로써 Mayo Clinic Proceedings에 발표되었다. 심근 carnitine level은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event에 급격히 감소하므로, 급성심근경색(AMI)기왕력이 있는 사람에서 L-carnitine보충제를 복용한 연구만 살펴보았다. 이 연구들은 최종 사망률, 심실성 부정맥(ventricular arrhythmias), 심근경색 재발(myocardial reinfarction), 심부전, 협심증 등을 관찰하였다. 기준을 통과한 13개 연구에 포함된 환자 수는 총 3629명이었다. 통계분석결과 AMI 기왕력이 있는 L-carnitine을 복용한 그룹은 위약 복용 그룹보다 사망률은 27%, 심실성 부정맥은 65%, 협심증 증상은 40%감소를 보였다. 심부전과 myocardial reinfarction도 감소 양상은 있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meta분석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종류의 분석이 특정 치료법을 옹호할 수 있는 근거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것이다. 여기 언급된 많은 실험들 중, 위약 그룹에 견주어 carnitine이 명백히 유의한 이득을 가져다준다는 결론을 도출한 경우는 거의 없다. 자료가 계속해서 쌓이면서 유의한 경향을 증가시키기는 하지만 결론을 뒤엎을 만큼은 아니다. 오직 한 연구(1995년, 재경색에 관한 논문)에서만 위약보다 유의한 유용성이 관찰되었다. 진부한 말이지만, 늘 그렇듯 AMI 기왕력이 있는 환자에서 L-carnitine 보충제의 역할과 관련한 더 규모 있고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L-carnitine을 심혈관 질환 발생 후 2차 예방용으로 복용하는 행위가 해가 되지 않으며 오히려 득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추후 이루어질 연구들은 앞서 언급한 Cleveland연구를 고려하여 TMAO생성을 다루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생활성 제재로써 L-carnitine의 효용을 강화 혹은 감소시키는 장내 세균과의 관련성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 논문들은 carnitine의 복용에 관한 최신 연구지만 지면상 첨부가 어려워 제목과 출처를 기재한다. 
. Metabolic Effects of L-carnitine on Type 2 Diabetes Mellitus: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Exp Clin Endocrinol Diabetes. 2013 Feb 21.
. A systematic review to evaluate the effectiveness of carnitine supplementation in improving walking performance among individuals with intermittent claudication. Atherosclerosis. 2013 Mar 15

간단히 정리해 보면
1.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도를 줄이기 위해 음식이나 보충제로 L-carnitine을 섭취하는 것을 삼가 해야 하는가?
Carnitine이 심혈관질환을 감소시킨다는 증거는 없다. TMAO형성이 죽상 동맥경화를 초래한다고 확신할지라도(필자는 아직 확신이 없지만) carnitine의 TMAO로의 변환은 혈중 농도가 극도로 높은 상황에서도 굉장히 사소한 기여요인일 뿐이다. 게다가 (Mayo Clinic논문에 따르면) 심혈관 질환자에서 carnitine 보충제 복용은 이차 재발 방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복용량이 증가하면 방어 효과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 붉은 고기는 건강에 해로운가?
이런 화제는 여기에서 다루기에는 굉장히 방대하며,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제이다. 우리의 입장은 육고기와 관련된 위험성의 대부분이 가공육 섭취, 조리하는 방식(튀긴다거나 태운다거나 등), 고기를 즐기는 사람이 바람직하지 못한 식습관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과일, 채소, 좋은 지방의 섭취가 적고 감자, 빵, 정제당의 섭취는 많다는 점)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섬세하게 구성된 식단에서(지중해식 식사 같은) 붉은색 고기, 가금류, 생선의 섭취는 만성질환의 위험도를 증가시키지 않는다.
3. 붉은 고기에 들어있는 카르니틴뿐 아니라 콜린 등을 섭취하였을 때 장내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심혈관질환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Carnitine이나 여타 물질의 TMA전환을 감소시키기 위해 복용할 수 있는 장내 유익균이 있는가?
아직은 모르겠다. 건강의 다양한 특성에 기여하는 장내 유익균의 역할과 관련한 연구는 꼭 이루어져야 할 부분이다. 아마 다가오는 십 년에는 각종 질환으로 야기되는 취약한 상황들을 보완하도록 장내 미생물을 조절할 수 있는 특정한 유산균의 조합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고 또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
이와 관련한 최신 지견을 보자면, 2015년 대만에서 마늘에 포함되어 있는 알리신이나 항생제가 장내 미생물에 작용 TMA생성을 억제하고 TMAO형성을 감소시켜 동맥경화, 심장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발표가 있었다(“Dietary allicin reduces transformation of L-carnitine to TMAO through impact on gut microbiota, Journal of Functional Foods, Volume 15, 2015, 408-417”).
보다 생산적이고 핵심적인 연구의 방향은, 카르니틴, 콜린의 생화학적 특성의 가치를 판결하는 것이 아니라, 장내 미생물의 역할과 조절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 있다.
우리가 예방적으로,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삼겹살이나 스테이크를 먹을 때 TMAO발생을 감소시키기 위해 채소를 같이 섭취하는 것이다. 반더빌트 의과대학의 노교수 마크 휴스톤(Mark Houston, MD) 박사는 심혈관질환은 혈관내피세포의 문제로 보고 있고 그 에 해당하는 원인은 360여 가지 이상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래서 carnitine, phosphatidylcholine과 장내 미생물만 논 한다는 것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을 독자들이 이해하여야 한다. 2015년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에서는 혈당치가 같은 음식이라도 개인마다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Personalized Nutrition by Prediction of Glycemic Responses. Cell 2015 163, 1079-1094)
위 도표를 보면 통상 혈당이 쉽게 상승하리라고 예상되는 바나나 혹은 쿠키를 섭취하고, 정상혈당을 유지한 군과 혈당이 상승된 군으로 분류되었는데, 이 차이는 장내미생물의 차이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장내 미생물은 인체의 성격, 만성질환 등 상식적인 한계를 벗어나 굉장히 광대한 범주로 영향을 미치고 핵심조절인자로 관련하고 있음에 계속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통합기능의학에서는 장내미생물의 균형, 장내 대사 부산물, 장내 효소, 염증상태 등 장내미생물의 동정을 파악하기 위해 GI stool analysis를 시행하고 있다.
“나한테는 이로운 음식이 타인한테는 독이 될 수 있다
One man’s food is Another man’s Poison. ---- Lucretius”
위 격언의 의미처럼, 개개인의 차이를 인지하고 이것들이 질병의 진행과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근거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이 기능의학적 접근이다. 그리고 이런 차이가 한 가지 혹은 소수의 원인으로만 개별적으로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유전체부터 생활환경을 아우르는 다양한 요소에서 비롯되는 수많은 생리학적 기전의 동시적이고도 연쇄적인 상호작용임을 이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