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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 미로 특별展’에 가다

  • 입력 2016.11.15 16:23
  • 기자명 최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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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추석 연휴가 길었다. 고향 성묘는 추석 지난 후 한가한 날 가기로 작정하고 추석 연휴는 집에서 쉬기로 했다. 그동안 미뤄 왔던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하는 ‘호안 미로’특별전이나 볼 기획으로 추석 마지막 날을 택하여 아침부터 서둘러 나섰다. 호안미술전이 거의 끝나갈 시점이라 전시장 안은 비교적 한산하고 차근차근 볼 수 있어 여유롭게 감상 할 수 있었다. 호안 미로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그는 예술적인 창조력과 혁신으로 현대미술에 크게 이바지 하였다.

그는 고야, 살바도르 달리, 피카소의 계보를 잇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작가이다. 그의 작품에는 별, 달, 새 등 동화적인 요소가 많다. 그는 2차 세계대전의 암울한 시대상황을 어린아이 같은 천진난만함과 자유분방함으로 치유하려 했는지도 모른다고 하며 화단에서 그에게 초현실주의의 모자를 쓴 가장 아름다운 붓이란 찬사를 보내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작품 속에는 보는 이로 하여금 무한한 상상력과 때론 너털웃음을 짓게 하는 친숙함이 있다. 한국에서 호안 미로 단독전은 이 예술가의 정신과 사고에 다가가기위한 일련의 열쇠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미로의 작품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측면으로 그가 자신의 근본과 정체성에 대해 느끼는 크나큰 애정을 이야기하지 않고는 미로의 작품세계에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작업방식을 향한 탐구는 미로가 20세기 회화에서 받은 주된 영향을 기반으로 한다. 그는 초기에는 반 예술에 근거를 둔 다다이즘 운동과 초현실주의에서였고 이후에는 미국의 추상표현주의와 동양예술로의 접근을 통해 영감은 받았다. 미로는 마요르카에 머물던 마지막 창작기인 1956~1981년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개작을 시도 하였고 자신의 이전 작품세계와 단절하고자하는 열망을 가지게 되며 이시기를 증언하는 그의 조형적 자산, 다양한 기법과 재료, 특유한 미로의 폭넓은 작품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미로는 이 시기에 이르러 전보다 더 반 체제주의자적인 양상을 띠며 공격적이며 야생적인 면을 보이는데 이는 사려 깊고 시적인 감흥을 풍부한 그의 또 다른 모습과 같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자신만의 비판적이고 독창적인 조형의 언어를 만들어내며 자기 복제, 새롭지 못한 것, 결과적으로 양식화된 새로운 창조적 동기가 되었다. 이러한 개념에서 출발함과 같이 그의 작품을 자신을 향한 내면의 독백, 세상을 향한 열린 대화라고 이해했던 점을 고려하여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전이 탄생 하였다. 이 전시는 중요작품들을 크게 각기 다른 다섯 가지 영역으로 나눔과 동시에 이를 보충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 전시를 통해 미로의 여정에 있어 가장 생기 있고 예술혼이 넘치며 비교적 창작적 시기로 그가 제작한 작품들을 한자리에 감상 할 수 있다. 미로가 가진 자연과의 깊은 유대감과, 자연과 교감하고자하는 욕구는 그의 작품세계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몬트 로이그’와 ‘마요르카’에서 더욱 견고한 유대감을 느끼며 그는 이곳에서 살았고 작업하며, 동시에 원시적 자연에 몰두 할 수 있었다. 미로는 ‘안토니 가우디’에게서 유기적인 면에서도 개발성을 띠는 영감의 원천을 얻었으며 ‘원시문화와 민중문화’의 웅장한 표현과 형태의 보편성에서 단순함과 선의 순수성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호안 미로의 작품세계에서 중요한 도덕성 상징인 ‘눈’은 로마네스크 예술의 도상의 한 부분으로 나타난다.

시, 기호, 리듬, 절제와 명상속의 미로는 시인들의 ‘상형시를 바라보는 시선’에 주목한다. 여기에서 그는 ‘단어’가 시각적인 지면 안에서 특수한 기능을 수행 할 수 있음을 배우게 되는데 이와 더불어 시적인 동기가 작품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임을 확신하게 된다. 이로써 그는 ‘단어’, ‘비문’, ‘기호’들을 작품의 복합적인 의미와 연상의 연쇄를 향해 일어나는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하기에 이른다.

미로는 여러 가지 역사적 사건들 때문에 항상 일시적으로 여러 장소에 머물러야 했고, 1950년대에는 자신이 한곳에 정착하기를 희망했다. 그리하여 그의 아내의 도움으로 마요르카에 자리를 잡게 된다. 미로의 작업실은 그에게는 하나의 세계이며 창작을 위한 완벽한 배경이었으며 생애의 마지막까지 열심히 가꾸었던 풍요로운 정원이었다. 미로는 말년의 작품에 이르러 충돌, 단절, 개방 세 가지 표현요소를 끊임없이 반복하여 더욱 강한 독자성과 표현의 자유, 급진주의적 양상을 가진다.

또한 때로는 섬세하게 때로는 격렬한 검은 선의 색을 주로 사용하며 색에 있어서도 또 하나의 특징적인 요소를 드러낸다. 이는 그가 자신의 회화에 만족하지 않고 모든 전통적인 예술적 표현방식을 어기면서까지 회화를 넘어서는 것을 꿈꾸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매우 다채로운 성질의 과정을 다루는데, 이는 각각의 작품이 그자체로 하나의 세계임과 동시에 미로가 이전에 다루었던 재료, 그리고 주재와 다루었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미로는 세련된 표현으로부터 더욱 도시적으로 정제된 표현으로 진화하는 회화작품을 반복적인 형태로 제작했다. 우주의 별, 행성과 하늘의 천체, 곤충, 자유를 상징하는 새 등은 그의 작품에서 매우 빈번하게 모티브로서 등장한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주제는 여성이다. 이것은 성별인 여성을 상징하기보다는 온 우주의 기원을 표상한다. 오늘 미로의 작품을 보고 나오면서 미로의 몽상적이고 초현실주의적인 성격의 작품을 통하여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의 예술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주최 측에 마음속으로 고마움을 드리며 전시장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