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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산모 연령, 가족 관심과 노력도 함께 높아져야

  • 입력 2017.01.13 13:45
  • 기자명 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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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결혼을 늦추면서까지 자기 일을 갖고 취미를 즐기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여성들의 평균 출산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13년 출생·사망 통계 잠정치’에 따르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가 1.19명으로 2012년도에 비해 0.11명이 줄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 후반(25~29세)과 30대 초반(30~34세) 출산율이 많이 감소했지만 30대 후반(35~39세) 연령대의 경우 오히려 0.5명이 증가했다. 30대 후반의 출산율이 증가함에 따라 고령산모도 늘어 전체 산모 다섯 명 중 한 명이 35세 이상의 고령산모였다.

의학적으로 임신 횟수에 상관없이 임산부가 만 35세가 넘으면 고령임신으로 본다. 만 35세 이상의 여성은 30세 이하의 여성에 비해 자궁 착상률이 절반 이상 떨어지고 유산율도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40대 임신부는 20대 임신부보다 자연유산 가능성이 2~4배 증가하며 자연유산의 60%는 난자의 노화에 인한 염색체 이상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난자의 노화는 자연유산뿐만 아니라 다운증후군과 같은 염색체 이상에 인한 선천성 기형아 발생 위험률도 증가시킨다. 다운증후군의 위험도는 30대 중반부터 증가하여 40대가 지나면 급속히 증가하게 된다. 비침습적인 다운증후군 기형아검사는 최근 급속히 발전되어 임신11-13주에 초음파로 측정하는 태아의 목 뒷덜미 검사와 산모혈액검사로 70-85%의 다운증후군 임신을 선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선별검사에 이상이 보이거나 산모의 나이가 40세 이상인 경우에는 다운증후군 확진 검사인 융모막검사나 양수검사를 받아야 한다.

고령산모는 임신중독증에 걸릴 위험도 크다. 임신중독증은 고령산모가 일반 산모보다 약 4배 가까이 그 위험성이 높은데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고혈압성질환이 동반될 가능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임신중독증은 조산의 확률과 태아 및 임신부 합병증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태반이 자궁에서 떨어져 나오는 태반조기박리는 태아뿐만 아니라 산모의 생명에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태반조기박리는 명확한 원인과 증상이 없어서 심한 복통과 과도한 질 출혈이 생기면 빨리 병원을 찾아 처치를 받아야 한다. 전치태반도 태반조기박리와 마찬가지로 질 출혈이 있지만, 복통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임신 중 출혈은 어떤 질병이든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외에도 고령산모는 임신성 당뇨의 위험도 커지는데, 임신 중 자신의 혈당 조절을 잘 안하는 경우 태아의 심장기형을 포함한 선천성기형, 자궁 내 태아 사망 및 거대아 출산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또한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은 임신성 당뇨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모든 임신부에서 임신 24-28주에 당 부하 검사를 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검사 결과 당 수치가 정상범위 이상이면 운동과 식이요법 그리고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이러한 임신 중 위험성이 일반 산모보다 높아서 고령산모는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 그 무엇보다 임신 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엄마는 산부인과병원에서 산전 진찰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알고 전문의와 함께 임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당뇨나 고혈압의 만성질환이 있다면 임신 전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자신에게 맞는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빠도 엄마가 병원을 방문할 때 함께해 전문의와 상담을 받고 필요한 지식을 갖추도록 한다. 대개의 경우 산모가 고령이면 아빠 또한 고령이기 때문에 임신 준비를 아내에게만 맡기지 말고 아빠도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불임 관련 검사에도 적극적으로 임해 임신을 함께 준비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산모는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는 고위험 임신에 대비해 임신 전·후 정기적인 검진을 꼭 받아야 하며, 최근에는 고령산모와 의료진의 주의 깊은 관리를 통해 신생아 상태 및 예후가 많이 향상되고 있다.

고령임신 일문 일답

Q. 고령임신이란 어떤 상태이며, 고령임신의 일반적인 기준은 무엇인가
A. 고령 임산부는 임신의 횟수에 상관없이 35세 이상의 임산부를 정의하고 있다.

Q. 이와 관련, 최근의 임신 추이에서 보이는 특성을 짚어 달라
A. 통계청의 ‘2011년 출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산율이 2009년 최저점을 찍은 이후 2년 연속 상승하여 지난해 출생아 수는 47만1265명으로 전년 47만171명에 비해 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한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도 2009년 1.149명 이후 2010년 1.226명, 2011년 1.244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평균 출산연령은 31.33세로 전년보다 0.18세가 상승했으며 전체 출생아의 65%를 30세 이상의 산모가 출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40세 이상 산모의 출산 비율도 눈에 띄게 높아졌는데, 2010년 8.8%를 기록했던 40~44세 산모의 출산율은 2011년 10.1%를 기록, 처음으로 10%대를 돌파하여 10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이러한 산모 고령화로 임신기간 37주 미만에 태어나는 미숙아와 쌍둥이나 세쌍둥이 등 다태아의 출생도 증가하고 있다.

Q. 고령임신이 늘어나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만혼의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임신과 분만의 적령기를 지나 결혼하거나, 결혼을 했더라도 경제적 여건 또는 자기 개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임신을 미루다가 늦게 출산하는 여성의 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Q. 고령임신이 왜 문제가 되는지 상세히 설명해 달라
A. 고령임산은 젊은 나이의 임산보다 유산, 선천성기형, 임신중독증 및 고혈압, 당뇨 및 임신성 당뇨, 전치태반이나 태반조기박리로 인한 임신후반기 출혈, 자궁근종, 태아위치 이상, 난산, 기계분만, 제왕절개술, 보조생식술로 인한 다태아임신, 저체중아출산, 조산 등의 발생 빈도가 더 높으며, 신생아 이환율과 신생아 사망률이 더 증가하므로 고위험임신으로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35세 이상의 고령 임산부는 전문가를 찾아 적절한 상담과 관리를 받아야 한다. 
 
고령 임산부 관련 질환과 원인

♦ 유산 및 선천성기형
40대에 임신했을 때는 20대 임신에 비해서 자연유산의 가능성이 2배에서 4배까지 증가하며, 이는 60% 정도에서 난자의 노화로 인한 염색체 이상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자의 노화는 이러한 자연유산뿐만 아니라 다운증후군과 같은 염색체 이상이 있는 선천성 기형아의 발생 위험율을 증가시킨다.

임신중독증 및 고혈압성 질환
고령임신부는 젊은 임신부의 경우보다 2배에서 4배까지 고혈압 발생 가능성이 증대한다. 이와 같이 고령임산부에서 산전 합병증으로 고혈압성 병변이 높은 이유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육체적으로 퇴행성 병변이 일어나고 순환기 질환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임신중독증은 조산의 확률과 태아 및 임신부 합병증이 매우 높다. 특히 산모나 태아에게 치명적으로 위험한 태반이 자궁에서 떨어져 나오는 태반조기박리가 동반될 수 있는데 그 발생빈도는 3.7%정도로 정상 임신부의 0.4%에 비해 약 9배나 높다.

당뇨 및 임신성 당뇨
우리나라 임산부을 포함한 아시아인종 산모는 임신성 당뇨의 고위험 임산모일 뿐만 아니라 연령이 증가될수록 제2형 당뇨(비인슐린 의존성 당뇨)는 물론이고 임신성 당뇨의 발생빈도도 높아진다. 당뇨 및 임신성당뇨가 합병된 임신인 경우 태아심장기형을 포함한 선천성기형, 자궁내 태아사망 및 거대아출산 등이 증가하므로 전문가와 의논하여 조기진단을 위한 적절한 당부하 검사 및 식이요법, 운동요법 및 인슐린 투여 등의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임신후반기 출혈
고령임산부에서는 태반조기박리 및 전치태반으로 인한 산모출혈의 빈도가 증가한다. 태반조기박리의 위험요소는 고령 임산부에서 만성 고혈압 및 임신중독증의 빈도가 증가되는데 기인하며, 전치태반이 증가하는 이유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유산이나 분만 횟수가 증가되기 때문이다. 태반조기박리 및 전치태반은 다량의 산모출혈로 인하여 산모 및 태아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으므로 체계적인 산전 진찰이 필요하다. 
 
제왕절개술
고령임산부에서 젊은 임산부에 비해 제왕절개술에 의한 출산이 증가되는 이유로는 고혈압성 질환, 당뇨, 조기진통, 자궁근종이나 선근증으로 인한 태아위치 이상, 다태아임신, 과거 자궁근종등의 부인과 수술력 및 태반병변의 위험도가 증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령임산부도 제왕 절개술의 적응증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전문가와 상의하여 기꺼히 자연분만을 시도할 수 있다. 

다태아임신
여성의 나이가 증가할수록 수태율이 떨어지고 불임이 증가하므로 보조생식술의 도움을 받아서 임신하게 되고 이는 다태아임신의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다태아임신은 자연유산, 조기진통, 조기분만, 임신중독증 및 제왕절개술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Q. 고령임신과 임신중독증은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며, 왜 그런가
A. 고령임신부는 젊은 임신부의 경우보다 2배에서 4배까지 임신중독증 발생가능성이 증대한다. 이와 같이 고령임산부에서 산전 합병증으로 고혈압성 병변이 높은 이유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육체적으로 퇴행성 병변이 일어나고 고혈압이나 당뇨병 합병으로 인한 심혈관질환의 발생빈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Q. 고령임신일수록 자연분만이 어렵다고 한다. 왜 그런가
A. 고령임신일수록 고혈압성 질환, 당뇨, 조기진통, 자궁근종이나 선근증으로 인한 태아위치 이상, 다태아임신, 과거 자궁근종 등의 부인과 수술력 및 태반병변의 위험도가 증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모의 나이만 가지고 자연분만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되지 않기 때문에 고령임산부도 제왕 절개술의 적응증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전문가와 상의하여 기꺼히 자연분만을 시도할 수 있다. 

Q. 고령임신의 이 같은 위험성을 의료적으로 어떻게 극복할수 있는가
A. 고령임신은 산모 및 태아에게 고위험 임신이나 임신 전 고령임신에 따른 이러한 위험들에 관하여 충분한 상담, 그리고 임신중에 철저한 산전진찰을 받는다면 대부분의 고령임신부도 건강한 임신 생활과 건강한 신생아를 출산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35세 여성이 임신을 계획하고자 할 때는 임신을 계획하기 전에 만성병의 여부를 검사하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경우 적절하게 치료해야 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조절을 한 후 임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규칙적이고 철저한 산전검사 및 관리를 받아야 하는데 태아염색체 이상을 가진 태아를 진단하기 위한 융모막검사 또는 양수검사 그리고 정밀초음파 검사 등을 받아야 하며 산모의 혈압이나 당뇨 검사에 대한 세심한 검사가 필요하다.

Q. 고령임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적 대안은 무엇인가
A. 정부의 저출산 대책과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출산율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고령임신은 계속 증가 추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혼을 했더라도 육아문제로 출산을 미루는 젊은 맞벌이부부를 위한 국가가 책임질 수 있는 육아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도움말: 박미혜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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