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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탐방] 서울의료원 김민기 원장 "열정과 사명감이 중요"남이 하지 않은 일을 시작한다는 것, 힘든 길 뒤엔 보람이 있어

서울시 신내동에 위치한 서울의료원은 환자안심병원을 빼놓고선 말할 수 없을 정로도 선구적인 역할을 담당한 병원이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모든 것의 시작에는 많은 시행착오와 난관에 봉착하기 마련. 서울의료원도 환자안심병원을 체계적으로 성장시키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 중심에 있는 김민기 원장을 만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금의 안전한 시스템과 환자우선의 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었던 노하우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서울의료원 김민기 원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들어 많은 종합병원에서 간호 간병 통합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의 뿌리가 서울의료원의 환자안심병원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인지.

"사실이다. 1년간 준비해서 시행한 걸로 기억한다. 1년간 거의 매일같이 회의를 하고 일주일에 한번 이상 미팅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떻게 하는 것이 효율적일까'를 매일같이 상의했다. 일예로 이건 간호사들의 일이고 이건 조무사의 일 등 1년 가까이 회의와 시뮬레이션을 거쳤다. 또한, 간호사 한명 당 몇 명의 환자를 맡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모델도 구축하고 이름까지 결정하고 그대로 시행이 됐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서울의료원이 만들어서 하게 된 걸로 알고 있다."

그렇게 오래 준비해서 세상에 나온 제도를 메뉴얼로 만들었는지.

"물론이다. 우리가 힘들게 정해놓은 것들을 다 메뉴얼로 만들었다. 왜냐면 나중에라도 그 메뉴얼을 가지고 시행을 하니까 다른 말들이 나올 수가 없고, 우리가 만든 메뉴얼만 지키면 되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반면에 이제 환자안심병원과 같은 서비스를 시작하는 병원들은 어려운 점이 있다. 우리는 우리가 직접 메뉴얼을 만들었고 그 메뉴얼이 보건복지부 메뉴얼화 됐는데 다른 병원들은 남이 만들어놓은 메뉴얼을 따라하려니 이걸 왜해야하나 라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아무도 하지 않은 것을 하는 어려움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만큼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어떤 어려움들이 있었는지.

"이 제도를 만들기에 앞서 제일 어려운 점은 아무도 안하는 걸 처음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건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매일같이 간호부와 연계된 부서들의 회의, 좌절 등등... 현재 지금 다른데서 도입해 생기는 어려움에 비하면 아마 두 세배 더 높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우리의 마음과 지금 시행하는 다른 곳의 차이점은 우리는 열정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우리가 만들어서 시작했기 때문에 사명감이 있는 반면, 다른 곳들은 열정과 사명감으로 이 제도를 시행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말씀하신대로 지금 많은 상급병원에서 간호 간병 통합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제 시작한 병원들은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떻게 보는지.

"무조건 우리가 만든 이 메뉴얼을 따라서 해라 하는 건 지금 잘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걱정이다. 그 중에서도 제일 큰 걱정은 이게 복지부에서는 간호통합서비스 성과위주로 가기 때문에 각 병원에서 성과를 내려면 그 원래의 취지를 벗어나 있는 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이것도 이런 서비스야 라고 하는 걸로 기준을 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금 우리가 이걸 만들면서 처음 가졌던 좋은 의미가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중요한 건 기본을 지키는 것인데 성과위주에서 이런 기본들이 잘 지켜지길 바랄 뿐이다. 아울러 현재 많은 병원에서 우리 병원의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벤치마킹을 많이 왔고, 서울대병원도 현재 3번째 방문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누구도 하지 않은 이 제도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만든 메뉴얼이 좀 더 환자들에게 편리하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 또 새로 시작하는 것이 있다. 서울형 노동시간 단축 협약서를 시와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잠정적으로 평균 노동시간을 줄이자는 것이 목표인 것 같다. 신규  채용 등 현재 진행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알려 달라.

"일단은 아직 적은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이것도 환자안심병원과 마찬가지로 만들어진 메뉴얼이 없다보니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우선 간호사들이 시간을 얼마나 근무하나 확인해보니 3교대하는 간호사가 한달 기준 2560시간으로 조사됐다. 8시간 근무로 따지면 1800시간 정도이고, 일주일로 계산하면 40시간이다. 이 말은 일반적으로 일하는 사람보다 하루 2시간 더 일하는 것으로, 그 이유는 교대시간, 인수인계, 등에서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낮 근무와 저녁근무인 11시 교대인데, 대부분 2시간 늦어지지 일찍 와서 늦어지는 건 없다. 이렇게 매일 두 시간씩 늦어지면 밤 근무인 경우 새벽 한시에 마친다는 소리인데 새벽에 여자 혼자 집에 가는 에로사항이 많을 뿐더러 위험하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줄이자는 차원이다. 그래서 노조하고 병원과 서울시가 함께 컨설팅을 했고 단계별로 시간단축을 하는데 합의해서 올해부터 시작해서 2020년까지 장기 프로젝트로 시행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많은 인력을 채용하는 건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당장은 휴일근무를 줄이는 걸로 시작해서 연차의 소진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간호부를 대상으로 연차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이 제도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특성 상 안심병원을 만들었을 때보다는 더 오래 걸릴 전망이다."

지난 메르스 사태를 경험하면서 선제적 대응과 맞춤 의료가 얼마나 필요한지 새삼 알게 된 계기였다. 서울의료원도 음압병동을 위주로 메르스 때 큰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메르스와 같은 바이러스 사태가 일어날 때 병원 차원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것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때도 어려웠지만 우리나라 의료가 메르스 이전과 이후로 바뀔 것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별로 바뀌지 않은 것 같고 바꾸려는 생각도 하고 있지 않다. 일단 넘어갔다는 생각이 더 크기 때문에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있을까 걱정된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느낀 점은 다른 건 의학적으로 해도 되는데 나의 역할이 무엇이고 내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찾게 되는 문제점이 보였다. 즉, 업무분담이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도 평상시 업무분담이 아닌 비상시이기 때문에 역할분담을 하나씩 다 나눈 걸 우리가 키트로 만들었다."

"매일 회의를 통해 키트를 만들어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게 끔 했다. 하다 보니 손볼 것이 너무 많았다. 우선 연락체계부터 시작해서 어떤 일을 해아 하는지 연습이 충분히 되어 있어서 분야별로 업무를 분담할 수 있게 만들었다. 메르스가 응급실에서 시작되지 않았나. 이런 것들이 모두 응급실이 방호를 못해서 생긴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이런 질병에 대한 대비책으로 권역응급실센터를 신청하게 되었고 승인을 받았다. 이것 또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응급실의 감염병 제로를 모토로 설계도를 만들어 상급기관에 계속 찾아가 설득했다."

"일각에서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왜 서울의료원이 하고 있나 라는 말을 한다. 우리가 이런 일을 왜 진행하고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까지 하냐면, 메르스 당시에도 우리가 환자를 제일 많이 진료했고, 그런 경험들을 몸소 느꼈기 때문에 노하우가 쌓여 우리가 경험을 토대로 방역응급체계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의료원 감염병제로 권역응급의료센터는 2018년 완공을 목표로 건물을 새로 짓고 있다. 또한, 우리 병원은 환자들이 어떤 보호자가 오고 누가 들어왔다 나가는지 모르기 때문에 방역차원에서 출입국관리시스템 바코드 RF체크를 만들었고, 면회실을 아예 밖으로 나와서 하게끔 면회객실 시스템을 만들었다. 특히 질병재난에 가장 중요한 국가지정 음압격리 병상을 늘리는 한편 방역 응급체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이루고자하는 목표가 있으시다면?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더 환자들과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많은 회의와 노력을 할 예정이다. 환자의 안심과 보호자의 안심을 동시에 만족시키면서 보다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아직도 많은 노력들이 필요하고 개선돼야 할 점들이 많다. 앞서 어려운 일들을 전직원이 합심해서 일궈온 것처럼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이뤄나가고 싶다."

이경호 기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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