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심뇌혈관질환, 알아야 이긴다

  • 입력 2017.04.21 16:21
  • 기자명 신영인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몸에서 가장 긴 혈관의 길이는 무려 12만Km, 이것은 지구를 무려 두 바퀴 반이나 돌 수 있는 길이로 온 몸 구석구석까지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장기 가운데 질병이 있어도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 ‘침묵의 장기’ 라는 표현을 하는데, 혈관 역시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인체에서 잠시도 쉬지 않고 혈액을 흘려보내며 끊임없이 일하는 장기, 하지만 막상 혈관이 침묵을 깨는 순간에는 걷잡을 수 없는 일들이 생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심혈관질환’ 과 ‘뇌혈관질환’ 이다. 

실제로 대한민국 사망원인 1위는 단연 암이겠지만 그 뒤를 잇는 것이 심장질환(2위)과 뇌혈관질환(3위)이다. 하지만 위암, 대장암, 폐암, 유방암, 간암을 비롯해 여러 종류가 있는 암에 비해 혈관의 이상으로 함축되는 심뇌혈관을 놓고 보자면 오히려 심뇌혈관이 더욱 무서운 병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처럼 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무서운 혈관병, 그 주요한 원인은 바로 노화다. 나이가 들면 피부에 탄력이 없어지고 관절에 병이 생기듯이 혈관도 세월과 함께 노화가 진행된다. 하지만 무작정 나이가 든다고 내버려 둘 문제가 아니다. 충분히 노력을 기울이면 나이가 들어도 혈관의 젊음은 유지할 수 있다.

◆ 심혈관질환, 과연 얼마나 알고 있나?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이제 80세가 넘었고, 이제 100세 시대는 바로 코앞에 두고 있다고들 말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바와 같이 심뇌혈관질환은 주요 사망원인 2위이며, 이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2013년 기준으로 연간 5만803명, 전체 사망의 20%를 차지해 결국 5명 중 1명이 이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심각한 심뇌혈관질환, 하지만 실제로 심장질환과 뇌졸중이란 병명은 잘 알고 있지만 이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심장은 사람이 생겨나서 죽을 때까지 한 순간도 쉬지 않고 계속 펌프 작용을 통해 온 몸에 혈액을 내보낸다. 

심장은 관상동맥이라는 심장전문 혈관을 통해 혈액을 공급받는데, 이 관상동맥에서 발생하는 혈관 사고가 바로 협심증과 심근경색이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혈액이 잘 흐르지 않게되는 병이다.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갑작스런 스트레스로 인해 심장이 일시적으로 혈액 부족 상태에 빠져 가슴과 등 부위에 쥐어짜는 것과 같은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혀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면서 심장이 괴사하는 질병이다. 통증이 매우 강하며, 극심하고 이를 바로 처치하지 못하면 죽음에 이를 수 있다. 평생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심장이 단 한 번의 혈관사고로 기능을 상실할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뇌졸중은 뇌혈관에 문제가 발생하는 질병, 즉 뇌경색과 뇌출혈, 그리고 지주막하출혈 이 세 질병을 통틀어 말한다. 뇌경색이 발생하면 뇌혈관이 막히면서 뇌세포가 괴사해 몸에 장애를 남기고, 뇌출혈과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면 혈관이 터져 뇌가 기능을 상실한다.

◆ 심뇌혈관질환, 암보다 더 무섭다

지금까지 인류를 가장 위협했던 질환은 암이다. 하지만 암을 경험한 사람이나 암 전문의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다면 오히려 암이 더 낫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암은 이제 조기발견과 조기치료를 통해 더이상 불치병이 아닌 치유가 가능한 질병이 되었고, 설사 말기암이라는 진단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바로 죽지 않는다.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죽을 때까지 수개월에서 수년 정도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며, 시한부를 선고 받은 후에도 거짓말처럼 몇 년 동안이나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암 선고 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죽음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와 지인들과 이별을 슬퍼할 시간적 여유도 있다.

하지만 심혈관질환은 응급처치가 늦어지면 단 한 번의 사고로도 죽음을 맞을 수 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출근을 하거나 운동을 나갔다가 갑자기 쓰러져 그대로 사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되면 본인은 물론 가족이나 친지들에게는 말 그대로 청천벽력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뇌졸중 중에서 혈관이 파혈되는 유형의 뇌출혈이나 지주막하출혈은 돌연사할 확률이 높다.

또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다고 해도 심각한 장애를 남겨 본인과 가족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되다. 이처럼 사망률도 높고 후유장애를 남기는 유형의 뇌경색으로는 심인성 뇌색전증이 있다. 이 심인성 뇌색전증은 사망률이 20%에 달하며, 다행히 생명을 구해도 병상 생활을 해야 하는 등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는 40%에 이른다.

과거 60대면 모를까 지금의 60대라면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세대이며, 이 시기에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으로 쓰러지면 지금까지 해오던 일들을 대부분 중단해야 한다. 또 재활치료에 극심한 고통이 따르며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므로 본인과 가족에게 정신적·경제적으로 많은 부담을 떠넘기게 된다.

심뇌혈관질환은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이 질병을 예방하려면 평소 혈관을 튼튼히 하고 ‘혈관 나이를 되돌리는 방법’을 반드시 알아두어야 한다.

저작권자 © 엠디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