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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로 혈관의 시계를 되돌리자

  • 입력 2017.04.21 16:31
  • 기자명 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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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비타민C와 함께 혈관을 건강하게 만들어 젊음을 되찾게 하는 또 하나의 열쇠는 ‘피토케미컬(phytochemicals)’ 이다. 동맥경화가 혈관의 노화를 촉진하지만 그 발단은 바로 혈관의 산화다.

피토케미컬은 산화를 예방하는 효능을 지니고 있으며, 혈소판의 응집을 억제해 혈액이 굳는 것을 막고, 혈액을 맑게 만드는 작용도 한다.

피토케미컬은 그리스어의 식물이라는 ‘피토(phyto)’와 화학성분의 ‘케미컬(chemical)’의 뜻이 합쳐져 ‘식물이 만들어 내는 화학성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피토케미컬이란 식물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 낸 성분이다. 채소나 과일의 색소와 냄새, 쓴맛, 신맛 등의 성분이 바로 피토케미컬이다. 

피토케미컬에는 기존의 5대 영양소를 능가하는 놀라운 기능이 숨겨져 있다. 혈관을 젊게 만드는데 중요한 ‘항산화’ 작용도 그 중 하나다. 5대 영양소에 속하는 ‘비타민’도 항산화작용을 한다.

특히 비타민A, 비타민C, 비타민E는 ‘비타민에이스(ACE)’라고 해 노화와 질병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에이스급 파워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피토케미컬의 항산화력은 이 비타민에이스를 훨씬 뛰어넘는다. 그렇다면 ‘피토케미컬’은 어디에 들어 있을까. 이 놀랍게도 이 신기한 물질은 시장이나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우리가 아주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다섯 가지 식재료를 알아보자.

◆ 위염과 위궤양 예방까지 도와주는, ‘양배추’

친숙한 재료의 첫 번째 주인공은 ‘양배추’다. 양배추는 곁들이는 채소의 대표적인 식재료로 샐러드에 주로 사용한다. 양배추롤이나 후이궈러우(돼지고기를 삶아 야채와 함께 볶은 중국요리)와 같이 육류와 궁합이 매우 좋은 만능 채소다. 양배추는 브로콜리, 청경채, 배추, 소송채, 갓, 고추냉이, 물냉이, 유채 등과 함께 유채과에 속하는 채소로 원래는 유럽이 원산지인 케일을 품종개량해 만든 것이다. 양배추에 함유되어 있는 대표적인 피토케미컬은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s)’다. 글루코시놀레이트는 효소의 작용으로 ‘이소티오시안염’이란 성분으로 변하고, 이 이소티오시안염이 체내에서 건강효과를 발휘한다.

이소티오시안염은 식물이 해충에게 갉아 먹히는 것을 막기 위해 생성한 매운맛 성분이다. 이 맛을 싫어하는 해충과는 달리 인간은 양배추를 맛있게 먹을 뿐 아니라 이소티오시안염 덕분에 혈관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또 이소티오시안염은 혈액의 응고를 예방하는 혈액 정화작용을 해 심근경색이나 뇌경색과 같은 혈관사고를 감소시킨다. 또 암을 억제하는 작용도 한다.한편 이소티오시안염은 암을 억제하는 작용도 하며, 비타민C와 비타민U가 함유되어 있다.

비타민C는 항산화작용을 할 뿐 아니라 콜라겐 합성을 도와 혈관 나이를 되돌린다. 양배추의 심 가까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잘게 저며 먹는 것이 좋다. 비타민U는 카베진이라고 불리는데 실제로는 비타민이 아니라 S-메틸메티오닌이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위염과 위궤양을 예방하는 기능을 해 위장약에도 배합되는 성분이다.

◆ 이소알리신과 케르세틴의 강력한 항산화작용, ‘양파’

양파는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채소로 채소볶음이나 카레 등에 빠지지 않는 식재료다. 양파는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이며, 약용식물로 전 세계에 확산되었다. 양파와 마찬가지로 마늘, 부추, 산파, 염교, 에샬로트(보라색 양파) 등도 백합과 파속에 속하는 채소들이다. 양파에 함유되어 있는 피토케미컬은 ‘이소알린(isoalliin)’이며, 여기서 생성되는 ‘이소알리신’은 독특한 향과 매운맛의 원인물질이다.

양파는 많은 탄수화물을 함유하고 있지만 생으로는 알리신의 매운맛이 너무 강해 단맛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가열하면 알리신 성분에 변화가 생겨 매운맛이 억제되면서 단맛이 난다. 이소알린은 양파가 함유한 효소에 의해 이소알리신이란 피토케미컬로 변해 혈관을 지키는 항산화작용을 한다. 또한 이 알리신에는 항암효과도 있다. 양파의 갈색껍질은 조리하기 전에 버리기 마련인데 그 껍질에 중요한 피토케미컬, 바로 ‘케르세틴(quercetin)’이란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케르세틴은 강력한 항산화작용과 혈액정화작용을 하며 동맥경화로 인한 혈관사고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 녹황색 채소의 대명사, ‘당근’

등으로 주로 식탁에 오르는 채소가 당근이다. 당근은 녹황색 채소의 대명사로 아프가니스탄이 원산지이며, 미나리과 당근속의 채소다. 그 선명한 붉은 색은 ‘카로틴(carotene)’이란 피토케미컬 성분 때문이다. 당근은 영어로 ‘carrot’이라고 하는데, 카로틴은 이 이름에서 붙여졌다.

카로틴은 ‘베타카로틴’과 ‘알파카로틴’두 종류가 있으며, 모두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해 유해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방지하고 심장 질환의 위험을 떨어뜨린다. 카로틴은 체내에서 필요한 만큼만 비타민A로 전환된다.

비타민A는 항산화작용 외에도 점막을 강화해 세균과 바이러스의 침입으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비타민A는 과잉섭취하면 해로운데 카로틴으로 섭취할 경우에는 필요한 양만큼 비타민A로 전환되기 때문에 과잉 섭취할 걱정이 없다.

베타카로틴의 그늘에 가려졌지만 알파카로틴도 강한 항암작용을 하는 물질이다. 알파카로틴 섭취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발암 위험도가 낮으며 폐암, 간암, 피부암, 세포의 성장이 억제된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밝혀지고 있다.

슈퍼마켓 등에서 쉽게 볼 수는 없지만 잎이 달린 당근을 발견하면 주저 없이 구매하자. 당근의 잎 부분에는 피토케미컬이 응축되어 있다. 당근 잎으로 즙을 내면 당근 주스의 1만 배나 더 뛰어난 항산화효능을 얻을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 최고의 항암 식품, ‘마늘’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인 마늘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식재료다. 마늘은 우선 강장효능으로 유명하다. 마늘을 저미거나 다지면 강한 냄새가 나는데 이것은 마늘이 함유하고 있는‘알린’이라는 피토케미컬이 다른 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발생하는‘알리신’이란 성분 때문이다. 알리신은 매우 불안정해 다른 물질과 쉽게 반응하는데 비타민B1과 결합하면 ‘아리티아민(arythiamin)’이란 물질이 된다.

알리신과 결합한 아리티아민은 체내에 쉽게 축적되어 장시간에 걸쳐 탄수화물로부터 에너지 공급을 받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마늘의 성분은 신체의 활동성을 조절하는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역할도 한다.

이것이 마늘이 지닌 강장효능의 구조다. 다지거나 얇게 저미면 생성되는 알리신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소를 증가시켜 항산화작용을 한다. 또한 혈관사고를 초래하는 유해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거나 혈액정화작용을 해 혈액이 굳는 것을 예방하는 효능도 있다.

한편 수많은 항암작용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는 마늘은 암을 예방하는 ‘푸드 피라미드’에서 최상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 채소만큼이나 풍부한 피토케미컬 함유한 ‘버섯류’

버섯은 채소는 아니지만 우리에게 매우 친근한 식재료 중 하나다. 버섯류는 감칠맛 성분을 듬뿍 함유하고 있어 요리의 맛을 더해 준다. 또한 식이섬유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식이섬유는 혈관의 노화를 초래하는 불필요한 콜레스테롤과 결합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능이 있다. 식이섬유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소화효소로는 분해할 수 없기 때문에 남아도는 콜레스테롤과 함께 변으로 배출할 수 있게 도와준다. 버섯 가운데 표고버섯에 함유된 피토케미컬 ‘에리타데닌(eritadenine)’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

버섯류는 채소 이상으로 저칼로리 식재료이므로 많이 먹어도 살찔 염려가 없다. 버섯류에 함유된 피토케미컬로는 ‘베타글루칸’이 있는데 면역력 강화 작용을 한다. 인간의 면역작용은 혈액 속 백혈구가 담당하고 있다. 베타클루칸을 먹으면 백혈구의 한 종류인 마크로퍼지가 활성화되어 암세포를 공격하는 한편, 다른 백혈구의 힘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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