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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STATE 기획] 수면 건강, 잠이 보약이다③ 노인성 잠꼬대, 방치하면 치매나 파킨슨병까지

75세 오모씨(여)는 잠을 자던 중 이유도 모르고 응급실로 실려 갔다. 안구가 함몰되는 중상을 입은 원인을 조사한 결과, 옆에서 자던 77세 남편 김모씨가 잠꼬대를 하면서 주먹질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잠꼬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는 이는 별로 없다. 그냥 가벼운 잠버릇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횟수가 잦고, 욕, 주먹질 등 증세가 심하다면 문제가 다르다. 보통 주당 한 번 정도 심한 잠꼬대를 한다면 수면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이처럼 수면장애와 연관된 잠꼬대는 노인성 치매와 파킨슨병의 전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사람들은 보통 잠이 들기 시작하면 1시간 30분여 동안 비렘수면의 4단계(1·2단계는 얕은 잠, 3·4단계는 깊은 잠)를 거치고 이어서 렘수면 상태에 돌입한다. 잠꼬대는 비렘수면 상태에서도 나타날 수 있지만 의료계에선 렘수면 상태에서 나타나는 잠꼬대를 특히 수면장애로 지목한다.

렘수면 상태에서 뇌는 활발히 움직이며 꿈을 꾼다. 이 같은 뇌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뇌의 가장 저층에 있는 ‘뇌간’이 몸의 운동근육을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뇌간은 그 위치상 신경다발을 이용해 대뇌와 척수, 소뇌와 대뇌, 소뇌와 척수 사이의 정보 소통을 중재하는 ‘교통신호등’ 같은 존재다. 그리고 이 신호에 따라 신체의 움직임이 발생하고, 반사 기능이 나타난다. 렘수면 상태에서 뇌간은 몸의 움직임을 중단시키는 신호를 내보낸다. 그럼에도 몸을 뒤척이며 잠꼬대를 한다는 것은 바로 이 뇌간의 신호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는 증거다. 렘수면 상태에서 한창 꿈을 꾸고 있는데 뇌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면 근육의 움직임 제어에 문제가 생기고 꿈의 내용에 따라 움직이고, 말하는 일이 벌어진다.

렘수면 상태에서의 잠꼬대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하는 것은 치매와 파킨슨병에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외래에서 치매, 파킨슨병이 의심되는 환자의 경우 잠잘 때 잠버릇이 나쁘거나 잠꼬대를 많이 한다. 실제로 수면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은 치매나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훨씬 크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12년간 수면행동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전체의 50% 이상이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발전했다고 보고했다. 파킨슨병 환자는 렘수면 동안 뇌간의 정상적인 운동조절 스위치 기능에 장애가 생겨 잠꼬대를 하게 된다.또 잠꼬대가 발기부전을 낳는다는 주장도 있다. 즉 잠꼬대 등의 수면장애 현상에 의해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할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분비돼 호르몬 분비의 균형이 깨지면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생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발기부전이나 치매 모두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들이다. 따라서 전문의들은 중년 이후에 부쩍 잠꼬대가 심해지면 파킨슨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수면다원검사와 같은 종합적인 수면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노인성 수면 장애의 치료법노인수면장애의 치료는 젊은 사람들의 수면장애 치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내과적 질환, 예를 들어 통증을 유발하는 여러 상황이나 위·식도 역류와 같은 위장장애, 심혈관질환, 만성폐쇄성 호흡기 질환, 우울증과 불안증 등을 포함한 정신적인 문제는 없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특히 수면무호흡은 잦은 각성뿐만 아니라 뇌졸중, 고혈압, 당뇨병 등을 유발하는데, 노인의 경우 그 빈도가 젊은 연령보다 많게는 5배까지 증가한다. 4명 중 1명은 수면 무호흡증이므로 코골이가 심하거나 과체중인 경우 반드시 살펴서 교정해야 한다.

수면을 방해할 수 있는 특별한 만성 불면증에 가장 흔히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수면을 유도하는 약물이다. 하지만 자칫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친다. 특히 노인이 작용 시간이 긴 수면제를 복용하면 낮에도 졸음이 이어지고 인지기능에도 나쁜 영향을 초래해 기억력 저하를 부를 수 있다. 실제로 수면제를 복용한 후 낮 또는 수면 중에 화장실을 이용하다가 낙상으로 심한 외상이나 골절상을 입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간혹 수면을 유도하려고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술은 수면을 유도해 빨리 잠이 들게 해일시적으로는 호전된다. 하지만 술은 수면이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방해하고, 수면을 잘게 자르는 성질이 있어 잦은 각성을 유발한다. 또 꿈 수면의 일시적인 억제는 오히려 나중에 꿈 수면 증가를 유발해만성적인 불면증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특히 술과 함께 수면제를 복용하면 호흡근이 마비되므로 수면 무호흡증이나 심혈관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절대로 피해야 할 사항이다. 따라서 수면장애가 있을 경우 약물적인 치료와 비약물적 치료를 병행한다.

불면증에는 여러 가지 인지·행동치료를 모두 적용하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수면위생을 실천하는 것이다. 낮잠은 하루 30분 이내로 하고, 과도하게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은 삼간다. 잠들기 전에 물을 많이 마시면 자는 동안 잦은 화장실 출입을 유발한다. 낮에 햇볕을 많이 쬐는 것도 중요하다. 햇볕은 노화에 의해 변형된 생체 시계를 바로잡아주는 중요한 작용을 한다. 빛과 함께 생체시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물질이 멜라토닌이다.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멜라토닌 생성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멜라토닌을 보충하면수면의 질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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