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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정신을 위한 열여덟 가지 조언 Ⅰ

  • 입력 2017.05.17 16:04
  • 수정 2017.06.15 10:58
  • 기자명 전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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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다 보니 정신이 건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사람들은 몸이 어떻게 하면 건강해지는지는 잘 안다. 하지만 정신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정신도 몸과 마찬가지다. 정신이 건강해지는 일이나 습관을 반복하면 실제로 그렇게 된다. 이런 일이나 습관을 ‘영혼의 비타민’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아래 열여덟 가지는 정신을 건강하게 하는 습관들이다.
1. 반응을 건강하게 하는 것
2. 부탁과 거절에 자유로운 것
3. 인사를 잘하는 것
4.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5. 약속을 지키는 것
6.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
7. 대화를 잘하는 것
8. 공평하게 하는 것
9. 인간관계를 단절하지 않는 것
10. 여유 있는 마음을 갖는 것
11. 시야를 넓게 갖는 것
12. 공감 능력을 갖는 것
13. 생각을 줄이고 현실에 충실한 것
14. 지혜가 있는 것
15.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
16. 독서를 통해 간접 경험을 쌓는 것
17. 즐거운 일을 나중에 하는 것
18. 자기 형편에 맞게 사는 것

◆ 열여덟 가지 중에 첫번째는 반응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우리에게 무슨 일이든지 일어난다. 그때 일어난 것에 대해 건강하게 반응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정신을 건강하게 만든다. 나는 일어난 것을 가지고 그 사람의 정신 건강을 평가하지 않는다. 그것에 대한 반응을 보고 정신 건강을 판단한다. 예를 들어 사업을 하다가 부도가 날 수도 있다. 부도가 났을 때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다. 부도난 상황을 감당하지 못해 종적을 감추는 사람도 있고, 부도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수습하는 사람도 있다. 부도가 안 나면 좋지만 부도가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면 부도가 난다.

그 후에 사업이 더 잘되는 사람도 있다. 부도는 여러 상황에서 일어나겠지만 어떤 경우는 사업이 잘되어 무리하게 확장하다가 일어나기도 한다. 부도를 통해 더 강해질 수 있다. 어떤 경우에든 반응을 건강하게 하도록 노력하면 정신이 건강해진다. 사실 무슨 일이든지 일어날 때는 일어날 만한 필연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일어난 과정을 잘 보고,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고, 그런 선택을 쌓아 가면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지금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바로 건강한 반응을 하는 것이다.

◆ 두번째, 부탁과 거절에 자유롭도록 노력한다.
어떤 사람은 남으로부터 충분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도 부탁을 못해 도움을 못 받는다. 또 어떤 사람은 남의 부탁에 거절을 못해 힘들어한다. 부탁과 거절에서 자유롭지 않으면 인간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부탁과 거절에서 자유롭지 않으면 인간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부탁과 거절에서 자유로워지려면 부탁과 거절을 보는 관점이 달라져야 한다.

부탁을 잘 못하는 사람을 보면 부탁을 남에게 할 때 상대방이 못 해주면 얼마나 미안해할까 또는 난처해할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부탁을 해달라고 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부탁을 하는 사람이나 부탁을 듣는 사람이나 힘들어진다. 부탁을 그렇게 생각하기보다는 내 형편이나 상황을 알리는 것으로 가볍게 생각하면 부탁이 쉬워진다. ‘나는 내가 처한 상황을 알리고 그 말을 듣는 사람은 그 사람의 상황에 따라 뭔가를 할 것이다’하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다.

그 사람이 해줄 수 있으면 하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또 다른 사람에게 알아볼 것이다 하고 생각한다. 부탁을 내가 처한 상황을 같이 나눈다는 생각으로 하면 부탁이 부담스러운 것이 되지 않는다. 거절도 마찬가지다. 내가 안 들어준다 하고 생각하지 말고 내 형편에 적절하지 않으면 그것을 알려서 그 사람이 또 다르게 알아보도록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거절이 어렵지 않다.

사실 거절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 내 형편에 맞지 않으면서 남의 부탁을 들어주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내가 남의 살 길을 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세상에는 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안 되면 부탁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알아 볼 수 있다. 그 사람에게 최선이 아니면서 거절을 못하면 그 사람을 내가 잡고 있는 것이다.

의과대학 다닐 때 내가 사는 곳과는 다른 도시에 살고 있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하루는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나이 들어서 만난 친구라 그 친구는 나에게 ‘전 형’이라는 호칭을 썼다. “내가 전화를 해서 전 형에게 놀러가도 되나요? 하고 물어볼 때 전 형이 좋다고 하면 나는 아무 걱정 없이 놀러 가요.”했다. 그래서 내가 그 이유를 물었더니 그것은 내가 사정이 있을 때는 안 된다고 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내가 그렇게 말한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그 친구가 오면 언제나 참 좋았고 재밌게 보냈던 기억이 있었다.

내가 사정이 있어 거절을 하면 그 친구는 다른 사람에게 연락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것을 내가 막으면 안 된다. 나도 좋고 상대도 좋은 것을 하는 것이 인간관계에서 중요하다. 나에게 안 좋은데 거절을 못해서 하게 되면 상대에게 좋지 않다. 나도 안 좋고 상대에게도 안 좋다.

◆ 세번째, 인사를 잘하는 것이다.
인사는 인간관계의 기본이다. 인간관계가 나쁘면 괴롭다. 관계가 안 좋은 사람이 있으면 힘들다. 나를 위해서 인간관계를 잘해야 한다. 내가 나쁘게 보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인간관계가 나쁘면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자칫 잘못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다.

인사는 오해가 생기지 않게 한다. ‘나는 당신에게 나쁜 감정이 없습니다’ 하는 표시를 하는 것이 인사다.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들여놓았을 무렵 악수를 했던 것은 오른손에 총을 들고 있지 않다는 것을 표시하는 것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인사를 하면 ‘아! 저 사람이 나에게 나쁜 감정이 없구나, 나와 교류하기를 원하는구나’하고 생각한다. 인사하는 사이가 되면 그 사람과 불편한 관계가 되지 않으니 부담이 없다. 그 사람 생각은 할 필요가 없다. 불편한 관계가 되면 생각날 수 있다. 인사를 잘하지 않는 사람은 괜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힘들 수 있다. 일도 잘 안 풀릴 수 있다.

정신이 건강한 사람은 인사의 중요성을 안다. 그래서 적절하게 인사를 한다. 나와 코드가 안 맞는 사람에게 분위기에 맞지 않게 가깝게 인사하지 않고 서로 관계가 안 나빠질 정도로 인사를 한다. 인사는 같이 있는 사람들과 공존하겠다는 의사 표현이다. 내가 살아가는 공간을 내가 편안하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 인사는 그런 공간을 만들어 가는 노력이다.

◆ 네번째,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이득이 된다고 생각해서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거짓말은 이득이 되지 않고 나를 더 힘들게 한다.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뭔가를 잘못했기 때문에 그것을 무마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거짓말 전에 잘못한 것이 있으니 비유를 하면 화살을 한 대 맞은 것이고, 거짓말을 한 것은 또 다른 화살을 한 대 더 맞은 것이다. 화살을 한 대만 맞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학생이 학원을 빼먹고 영화를 보고 와서 부모에게 학원 갔다 왔다고 거짓말 하면 학원 빼먹은 잘못 하나에 거짓말 한 잘못까지 잘못이 둘이 된다. 그러나 영화가 보고 싶어서 학원을 빼먹었다고 하면 학원 빼먹은 잘못만 있는 것이다. 물론 거짓말하는 학생은 그렇게 해야 혼나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거짓말은 뭔가 분위기나 행동을 통해 석연찮은 것을 드러내기 때문에 상대를 완벽하게 속이지는 못한다. 그리고 모든 일은 다 드러나게 되어있다. 그때 더 혼이 난다. 부모 입장에서는 거짓말하는 것을 더 심각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거짓말하는 사람은 믿을 수가 없으니까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의심하게 된다. 그래서 모든 것을 확인해야 하니 서로 피곤하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부른다. 진실은 간단하고 쉽다. 있었던 것을 말하니 힘이 들지 않는다. 그에 비해 거짓말은 틀리지 않게 하려니 힘이 든다. 서로 모순점이 없게 하려면 복잡해진다. 사람 만나는 것이 힘들고 싫어진다. 거짓말을 하는 것은 큰 문제다. 정신이 건강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거짓말을 해서 자신을 난처한 상황에 빠뜨리지 않는다.

어떤 여자 환자는 시어머니가 친척들에게 거짓으로 자신을 교사라고 했다는 사실을 친척들 있는데서 처음으로 들었을 때, 바로 사실을 밝혀 계속 거짓말을 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났다. 굉장히 현명한 사람이다. 그 순간에 시어머니의 입장도 생각하고 자신도 교사라고 하니 기분이 나쁘지 않아 사실을 밝히지 않고 넘어가면 그 다음부터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인생의 갈림길이 될 수 있는 순간을 잘 포착하여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상황에서 잘 벗어났다.

◆ 다섯번째, 약속을 꼭 지킨다.
약속을 쉽게 어기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 약속을 한 사람은 그 사람을 믿지 않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도 자신을 못 믿는다. 나를 믿는 사람이 많아져야 살아가면서 내가 뭘 할 때 호응이 있다. 나를 불신하는 사람이 많으면 남과 더불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약속은 누가 강요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지키기 어려우면 안 하면 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쉽게 약속을 하고 쉽게 약속을 어긴다. 그래서 신용이 점점 떨어진다. 약속을 잘 어기는 사람은 이것부터 고쳐야 한다.

나는 십몇 년 전에 약속을 했다가 어기는 자신을 보고 이것을 고쳐야 되겠다 하여 한 가지 방법을 고안해냈다. 대부분 약속을 취소하거나 어기는 경우를 보면 약속을 하고 난 뒤 지키는 것이 별 의미가 없거나 내 마음이 변한 경우였다. 다시 말하면 쉽게 약속을 한 경우였다. 분위기에 떠밀려서 또는 그때의 일시적인 기분에 의해 한 약속들이었다. 그런 약속들은 불씨를 안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약속을 신중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약속을 신중하게 하려면 약속하는 순간에 깨어서 의미 있는 약속인지 꼭 지킬 수 있는 약속인지를 검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생각해낸 것이 무슨 약속을 하든지 꼭 지키는 것이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쉽게 약속하고 쉽게 어기니 또 쉽게 약속한다. 그런데 무슨 약속이든지 꼭 지켜야 한다면 쉽게 한 약속을 지킬 때 너무 힘들어진다. 그것이 반복되면 약속을 할 때 쉽게 약속해서 힘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면 약속할 때 신중해진다. 그래서 나는 아주 특별한 일이 아니면 내가 한 약속은 꼭 지킨다. 신중하게 약속하게 하는 장치로서 이렇게 자신을 제어하는 훈련을 하는 것은 다른 일에도 적용이 된다. 그래서 자신을 보호하고 지킬 수 있게 된다. 정신을 건강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