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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복기 박사의 모발강의(13)]남성형 탈모증의 예방과 치료(I)

  • 입력 2006.06.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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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형 탈모증 치료에 관한 처방은 이미 5,000여 년 전 이집트의 파피루스에도 쓰여 있으며 기원전 400년경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는 아편, 장미 혹은 백합 추출물, 포도주, 올리브오일, 아카시아 즙을 혼합한 연고를 처방했으며 대머리가 심한 경우에는 비둘기 똥, 으깬 서양고추, 냉이, 사탕무 뿌리를 처방했다. 지구상의 어느 나라든 탈모를 치료하는 약 한 두 가지는 반드시 있다. 중국에는 일전에 선풍적 인기를 모았던 '101발모제'가 있으며, 일본은 모근에 영양분을 공급하여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방지한다는 양모제가 수십 종류에 달한다. 지금까지 발모제나 양모제를 보면 피부의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모근에 영양을 공급해 주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흔히 머리 밑을 마사지하거나 특수한 머리빗을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다. 그러나 이들 발모제 혹은 양모제들은 모두 의약품이 아니고 화장품과 같은 의약부외품으로 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약들이다. 남성형 탈모증의 약물 요법남성형 탈모증의 치료 약물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용액 성분의 도포제인 미녹시딜(Minoxidil)이며, 다른 하나는 경구 투여제품인 피나스테라이드(Finasteride)이다. 이 두 가지 약물 모두 현재 두피의 모발을 성장시키고, 탈모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환자마다 약물에 대한 반응이 각기 달라 모든 모발에서 성장 기능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MSD가 개발해 지난 97년 12월부터 시판하고 있는 이 약은 세계 최초의 먹는 남성형 탈모증 치료제이다. 전 세계적으로 100만 명 이상의 남성형 탈모증 환자들이 복용하고 있다. 현재 대머리 전문 치료제로 미국 식품 의약품국(FDA)의 승인을 받은 약은 '피나스테라이드'와 지난 88년 시판 허가된 미녹시딜 밖에 없다. 1. 미녹시딜미녹시딜은 원래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했으나 부작용으로 이마나 손등에 털이 나는 것을 계기로 남성형 탈모증 치료제로 개발됐다. 미녹시딜이 모발의 성장을 촉진하는 기전은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으나,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작용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기전은 미녹시딜이 모낭에서 활성 대사산물인 minoxidil sulfate로 대사돼 potassium channel을 열어 세포내 calcium 농도를 낮춘다는 것이다. 모낭 배양 실험에서 calcium 존재 시 모낭의 성장이 표피성장인자(epidermal growth factor)에 의해 억제되므로 미녹시딜에 의한 calcium 농도 저하는 표피성장인자에 의한 모낭 성장 억제효과를 저해한다고 추측된다. 미녹시딜의 minoxidil sulfate로의 전환은 주위 표피나 진피보다 모낭에서 훨씬 높게 일어난다. 다른 기전으로는 미녹시딜이 혈관내피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와 그 수용체의 발현을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혈관생성과 생장기를 촉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미녹시딜이 혈액공급이 없는 모낭 배양에서도 모발 성장을 촉진했다고 한다. 미녹시딜은 모유두(dermal papilla), 모구(bulb), 외측모근초(outer root sheath), 모낭주위 섬유세포 등에서 DNA 합성을 촉진시키는 것이 관찰되기도 했다. 이러한 작용들은 생장기의 연장과 연모에서 성모로의 전환을 돕는 효과로 나타난다. 많은 임상연구 결과에 의하면 미녹시딜은 50% 이하의 환자에서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임상적으로 주목할 만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도 미녹시딜은 남성형 탈모의 진행을 정지시키거나 상당히 완화시킬 수 있었다. 모발 성장효과는 모든 연령에서 다 나타나지만 특히 40세 이하의 환자에서 더 성공적이다. 또한 유병기간이 10년 이하인 경우, 직경 10cm 이하의 작은 병변인 경우, 길이 1cm 이상의 miniaturized hair가 남아 있는 경우 등에서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나은 효과를 나타낸다. 두정부에서의 효과가 제일 좋고, 전두부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미녹시딜은 완전히 탈모가 진행돼 대머리가 된 경우나 육안으로 봐 모발이 전혀 보이지 않는 부위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 미녹시딜은 머리카락이 주로 빠지는 정수리 부위에는 비교적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두피 이외의 다른 피부 부위에는 묻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미녹시딜의 작용기전은 휴지기 모발을 자극해 성장기로 다시 진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간혹 초기 사용시 탈모가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초기 사용 시의 탈모 경향은 사용 후 약 2개월 후부터는 점차 감소하고, 사용 4~8개월 사이에 모발이 재생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러한 모발 재성장이 치료 12개월 이후부터 시작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미녹시딜은 Spray식 도포방법은 사용하지 않아 미녹시딜을 사용한다고 정상 수준으로 회복 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일시적으로 약물 치료를 중단한 경우, 새롭게 성장하기 시작한 모발이 빠지는 경우가 있다. 미녹시딜은 남성과 여성에서 모두 하루 두 번, 매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미녹시딜은 도포 후 약 4시간 이후에 흡수되므로 수영이나 샤워는 그 이후에 하도록 한다. 한번 도포 시 1ml를 사용하며 손으로 가볍게 문질러 바르도록 한다. Spray식 도포방법은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데 이 경우 대부분의 약제가 두피보다는 모발에 묻기 때문이다. 미녹시딜을 사용하는 남성 환자에서 finasteride 사용 후 미녹시딜을 중단할 경우 finasteride 복용 시작 후 최소 4개월간은 미녹시딜 도포를 계속해야 탈모 증가 현상을 억제할 수 있다. 2%나 5% 미녹시딜 모두 심혈관계 등에 대한 전신적 부작용은 없으며, 두피의 건조, 가려움, 홍반 등이 미녹시딜 약제 자체나 porpylene glycol vehicle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국소 자극 반응 빈도는 2% 미녹시딜의 경우 약 7%이며, 5% 인 경우 이보다 높다. 다모증의 경우 남성보다 여성에서 흔한데, 2% 미녹시딜을 사용하는 여성의 3~5%에서 나타나며 5% 용액을 사용할 경우 그 빈도는 더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 약제를 계속 사용할 경우에도 1년 후에는 다모증이 사라지며, 약제를 중단하면 1~6개월 후에 회복된다. 그 외에 아주 드물게 알레르기 접촉피부염이 보고되고 있다. 미녹시딜과 tretinoin을 함께 사용하는 방법이 알려져 있는데, 이 경우 두피의 자극반응이 심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고 임상적 효과는 좀 더 객관적 입증이 필요하다. Tretinoin은 미녹시딜의 전신 흡수를 촉진하여 저혈압이나 어지럼증, fluid retention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보고는 없다. 약물 사용에 따른 전신성 부작용으로는 체액 저류나 부종, 혹은 두통 등이 보고된 바 있는데, 대개 5% 용액 제품을 과도하게 사용한 직후나 미녹시딜의 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레티노인산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또한 미녹시딜을 하루 3~4차례 정도 사용하는 환자들 중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미녹시딜이 체내에서 갑작스럽게 흡수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추정된다.우리나라에서 미녹시딜 제제는 마이녹실(현대약품), 볼두민(중외제약), 목시딜(한미약품) 나녹시딜(나노팜), 로게인(화이자)등 다양한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미녹시딜 제제는 2%, 3% 그리고 5% 제제가 나와 있는데 남자는 5% 미녹시딜 제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 여자는 5% 제제를 사용하면 얼굴 등의 솜털이 굵어질 수 있기 때문에 2~3% 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