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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싶었다"

김연주 작가, 우주 그 너머의 소리를 듣다

  • 입력 2017.07.03 15:28
  • 기자명 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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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김연주 작가가 하늘마음Ⅱ(Acrylic on canvas/290 x 180cm/2017) 작품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설명 - 김연주 작가가 하늘마음Ⅱ(Acrylic on canvas/290 x 180cm/2017) 작품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그만 점에서 원이 생기고 그 원이 차츰 회전하는 원통이 되면서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에 몸이 휘감긴다. 끝없이 빨려 들어가 끝내는 어둠뿐인 거대한 홀컵 안에서 죽음을 감지하는 순간 눈을 떠 살아있음에 감사와 안도의 숨을 내쉰다. 겨울이면 얼어붙은 대지에 좀처럼 봄이 올 것 같지 않은 예감, 그리고 현실의 삶에서 옥죄어오는 복합적인 실전에 대한 여러 문제들이 가위눌림으로 찾아 올 때면 억지로라도 눈을 떠야한다는 몸부림과 실낱같은 희망을 불씨로 겨울을 보낸다."(강화산, 화가/Vergil America 주간)

따뜻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싶었다는 김연주 작가의 열두 번째 개인전 '달의 강'이 오는 4일까지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 '조선일보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열한 번째 작품 후 일 년여의 시간이 흐른 뒤 생명과 죽음에 대한 고찰을 통해 결국은 우주까지 왔다는 작가는 관련 서적과 더불어 명상을 통해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작가는 전체적인 구상을 하면서 생명의 근원을 찾다보니 결국 우주까지 왔다며, 대학교 1학년 때 시작해 현재까지 작업한 그림의 과정들을 돌이켜보니 우주로 갈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한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영감을 얻었던 가장 중요한 모멘트는 죽음이다. 작가는 35살의 동생을 암 투병으로 떠나보내면서 생명과 죽음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한다.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왜 돌아간다는 말을 할까" 의구심을 가졌다는 작가는 우리의 삶속에서 예전부터 내려왔던 칠성문화 등 옛날부터 삶속에서 깊이 내려왔던 삶과 죽음에 대한 영감을 찾아 헤맸다.

어렸을 적 보았던 하늘의 북두칠성이 나이를 먹은 지금도 똑같은 모습에 시간과 공간을 훌쩍 뛰어넘었지만, 같은 것을 바라보고 그만큼 세상에 대한 시각과 시선이 나에 대한 관심사에서 나를 떠난 타인의 관심사로 바뀌었다는 작가는 우리 모두가 결국에는 다 우주 안에서 떠다니는 먼지로 하나로 통해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작가는 그림의 표현 방식도 물성을 많이 이용해서 작업했다고 한다. 물이 캔버스에 스며드는 동안 기다림의 시간, 그 위로 원시적인 별이 무작위로 쏟아지는 물감의 방울들, 의연적인 효과들이 우연의 효과가 되어 바라보는 재미가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사진설명 - 김연주 작가가 독자에게 '아주 옛날 Acrylic on canvas/ 130 x 162cm/2017'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설명 - 김연주 작가가 독자에게 '아주 옛날 Acrylic on canvas/ 130 x 162cm/2017'을 소개하고 있다.

김연주 작가는 "그림을 완성한 후 결국 그림이라는 것은 나 혼자만의 그림이 아닌 감상자들이 보는 몫이 따로 있어 그리는 자와 보는 자의 감성이 하나가 되어 완성되어야만 비로소 그림이 되는 것"같다며 "자신의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따뜻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길 원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김연주 작가는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 스캇데일 비엔날레에서 우수작가로 선정 돼 2018년 3월에 열리는 행사에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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