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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스승을 만나는 행운이 그녀에게도 있었다

  • 입력 2017.07.20 10:53
  • 기자명 글 진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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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강석기 교수는 매력적이고, 숭고한 행위의 작곡 의로의 길 그 입문을 열어주고, 독일 유학 시절 그녀의 스승인 리게티, 톤 클러스터(tone cluster) 기법의 한계를 뛰어넘는 독자적인 방향을 제시.           

예정연주 프리뷰 PREVIEW | 스테이지 인사이드 (Stage Inside)

2017년 7월 1일 롯데 콘서트홀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발췌본 (서울 콘서트 버전), 아시아 초연 Scenes from Opera <Alice in Wonderland> (Seoul Concert Version), Asia Premiere

1. 앨리스-아크로스틱 (Alice-Acrostic)
2. 내가 만일 정원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If I never reach the garden)
3. 나는 도대체 누구일까? (Who in the world am I?)
4. 쥐 꼬리 이야기 (The Tale-Tail of the Mouse)
5. 앨리스와 공작부인의 대화 (Dialogue between Alice and the Duchess)
   a) 자기 애한테는 거칠게 말해라 (Speak roughly to your little boy)
   b) 잘 자렴. 내 못생긴 아가 (Sleep tight my ugly baby)
6. 고양이의 아리아 (Cat's Aria)
7. 미치광이 다과회 (A Mad Tea Party)
8. 앨리스와 공작부인의 대화 (Dialogue between Alice and the Duchess)
9. 하얀 토끼의 증거 (The White Rabbit's evidence)
10. 피날레 (Finale)

세계적인 지휘자나 피아니스트, 성악가들이 한국에서 탄생된 정상급연주자들이 해외에서 연주를 한다. 켄트 나가노, 사이먼 래틀 같은 정상급 지휘자가 작품을 받기 위해 몇 년씩 기다리는 시간 경쟁을 치른다. 작곡가 진은숙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낯설고 생소하지만 우리는 이 작곡가를 주목한다. 그녀의 음악이 21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유산이 되는 날이 되고 있다. ‘아르스 노바(Ars Nova)’란 ‘새로운 기법:새로운 예술’ 을 뜻한다. 현대 음악의 최전선을 소개하는 현대 음악의 걸작을 살펴보는 시리즈 공연이다. 문학버전으로 되어 있는 텍스트에서 음악으로, 데이비드 헨리황의 번역작업은 작곡자에게 묶여있는 열쇠키를 풀어내는 커다란 협업이 되었다.

진은숙 감독 기획력 VS 단원들의 열정에 빛나는 눈빛

서울시향이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청중에게 동시대 작곡가들의 새로운 음악을 소개해온 지 11년. 청중의 무관심을 관심으로 바꾸기 위해 도입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꾸준한 노력이 관객몰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현대 음악 작곡가 진은숙 ‘아르스 노바’ 예술 감독의 기획력과 서울시향 단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연주자 섭외의 대상 고려, 관객과의 대화 등 다방면의 노력이 있어 왔다. 작곡가 진은숙은 인터뷰에서 아르스 노바와 같은 하나의 사회 현상이 무르익으려면 우리 삶의 패턴보다 조금 더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람의 ‘귀’는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듯 관객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시간은 최소 20년 정도로 보고 있다. 좋은 음악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청취력을 위해서는 부단히 들어야하며 대중과 조금 더 호흡할 수 있는 지점을 찾게 된다면 꾸준한 호흡으로 현대 음악을 대중들에게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녀의 음악 영역을 확장하여 만들어진 오페라곡이다. 루이스 캐럴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반응이 대단했다. 뮌헨 오페라 페스티벌 개막 공연작으로 만든 곡으로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니벨룽의 반지> 등을 초연한 세계적인 오페라극장에서 한국 음악가의 작품이 오른 것은 1972년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 이후 두 번째였다. 125년 전통을 자랑하는 뮌헨의 보수적인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개막 작품으로 현대 오페라를 선정한 것은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작곡가 진은숙이 말하는 그녀의 작품의 특징은 남들과는 좀 달랐으면 한다는 것이 그녀의 솔직한 바람이다. 흔히 낭만주의 오페라에서는 누가 누구를 사랑했다는 ‘이야기’ 중심으로 음악이 흐르는데, 진은숙의 오페라에는 매 장면 마치 사진처럼 형이상학적인 세계가 담겨져 있다. 예를 들어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동굴에 앨리스가 빠졌다’는 사건보다 장면이 주는 추상적인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 추상적인 앙상블곡, 여러 번 들어야 이해할 수 있는 곡이어선 안 되며 이 점에 있어 일반 연주곡과 오페라곡은 많은 점에 있어 다르다. 오페라는 청중이 음악을 들으면서 무대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시각·청각적으로 직접 전달되어야 하는 그만큼의 음악적 언어도 심플해야 한다. 작곡가의 인문학배경이 되는 부분이다.

진은숙의 오페라를 직접 감상하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국내에서는 기회가 흔치 않았다. 공연장규모, 지휘자, 가수 캐스팅 문제 등 명확한 제작 시스템을 제시할 사람들과 제작비는 다음이다. 현대 작곡 작품이 클래식시장의 선점 가치를 이해하는 문화의 라인을 아직까지 제대로 인식하는 이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흔히 하고 싶은 것을 선별하고 고를 수 있는 경지에 오른 이를 성공한 사람이라고 부른다. 성공이란 자기인생을 스스로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그녀는 충분히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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