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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세균과 대장암의 관계

대장암 발생의 원인

우리나라 여성에서 대장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유방암으로 사망하는 사람보다 많다고 말하면 잘 믿지 않는다. 그러나 통계청에서 발표한 사망 원인 분석 결과에는 분명히 대장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많아 우리나라도 서구에서처럼 대장암이 가장 중요한 암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서구에서 위암보다 대장암 발생이 많아 대장암의 원인에 대한 연구가 일찍부터 시작되어 대장암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밝혀졌으나 아직 유전자 이상을 바꿀 치료 수단은 딱히 없다. 그런데 대장암 발생은 최근에도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유전자 이상이 증가하는 것은 아닐 것이므로 결국 식사 내용 변화가 대장암 증가에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대장암과 함께 증가하는 비만은 대장암뿐 아니라 다양한 악성 종양의 위험인자가 된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는 비만에 의해 전신의 염증 지속이 발암과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또 비만에서 동반되는 당뇨병도 악성 종양의 위험을 높인다. 이런 비만이나 당뇨병 등 대사이상의 병태에 장내 세균이 관여하는 것이 알려졌으므로 대장암 발생에도 장내 세균의 역할을 쉽게 생각할 수 있다.

비만이 되면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과거부터 알려져 있었다. 간암, 자궁암, 식도암 등 많은 암에서 확인 되었다. 실제로 비만은 흡연과 거의 같은 정도로 암의 중요한 원인이다. 그러나 비만에서 암이 발생되기 쉬운지에 대한 그 원인은 거의 알려지지 않아 오랜 세월 동안 학계의 수수께끼였다. 그러다가 장내 세균에 주목하여 수수께끼가 풀렸다. 비만한 마우스의 장내 미생물체의 조사에서, 비만하기 전에는 거의 없었던 세균이, 전체의 10% 이상으로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균은 장으로 분비되는 소화액의 하나인 담즙을 분해하여 DOCA라는 물질을 만든다. DCA는 장에서 흡수되고 전신을 돌아 우리 몸의 세포에 작용하여 세포 노화를 일으킨다. 세포 노화는 오래된 세포의 증식이 멈추는 현상이며, 건강한 사람의 체내에서도 일어난다. 그러나 DOCA의 작용으로 노화된 세포가 증가하면 주위에 암을 유발하는 물질을 뿌려 암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생각한다. DOCA가 암을 일으키는 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마우스의 간세포에 발암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손상을 일으켜도 보통 간암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DOCA를 투여하면 무려 100%의 확률로 간암이 발생한다. 아직 마우스의 연구가 중심이나, 사람에서도 고지방식을 먹고 있는 사람은 장내에 생산되는 DCA가 증가하고, DOCA는 사람의 세포 노화를 일으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렇게 대장암에서 장내 세균총의 구성 이상(dysbiosis)이 밝혀졌으며, 대장암 발생에 관여하는 장내 세균으로, 병원성 E. coli, 장관 독소성 Bacteroides fragilis, Streptococcus gallolyticus 등 배양되었다. 또한 세균 게놈 분석법으로 대장암 환자의 대변에서 Clostridium coccoides, C. leptum group이 정상인보다 많고, 대장암 조직에서 주위의 비암부에 비해 Coriobacteria 증가와 Enterobacteria 감소가 있다.

▲ 궤양성 대장염에서 장벽 기능 이상 기전

대장암의 발생에 장내 세균총의 역할

자연 면역과 염증 자극을 중심으로 연구되면서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 같은 염증성 장질환이 젊은 나이에 발생하면 대장암의 위험이 높아져서 염증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실험적으로 toll like 수용체 등 자연 면역과 관계된 수용체가 장내 세균 유래 분자와 상호 작용하여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활성 산소에 의한 DNA 손상이 유도되며, NF-κB에 의한 세포 증식을 촉진하는 신호 전달에 의해 대장암이 발생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런 연구에도 불구하고, 염증성 장질환에서 대장암 발생 위험은 실제로 높지 않다. 특히 대장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개 증례에서 장내 세균의 관여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장내 세균이 생산하거나, 장내 세균이 숙주에게 생산을 촉진하는 일산화질소나 활성 산소가 염증을 악화시켜, DNA 손상이나 유전자 변이, 염색체 불안정성을 일으켜 발암을 촉진할 가능성은 있다. 또 세균이 생산하는 독소에 유전자 독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그밖에 세균의 대사 산물인 아민의 일부도 발암물질로 되어 있다. 이런 아민은 육식 중심의 식사 습관에서 장내 상주균이 단백질을 대사하여 생산하므로, 고단백식이 대장암 발생의 위험 인자라는 역학적 결과를 설명한다. 한편 식이섬유가 많은 식사는 대장암 발생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장내 세균이 식이섬유를 대사하여 단쇄지방산을 생산하며, 특히 부틸산은 대장 상피세포에서 흡수되어 에너지원이 될 뿐만아니라 세포 증식 억제와 분화를 촉진한다. 부틸산의 다양한 생물학적 작용은 다른 대사 산물이나 수용체, 트랜스포터와의 경쟁과 같은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일어난다. 식사 내용에 따른 장내 세균총 구성의 변화가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 장내 세균에 의한 암 발생 기전

장내 세균총의 중요성

암에서 장내 세균총은 만성 염증이나 배리어 기능 저하에 의한 암화의 촉진뿐 아니라 약제에 대한 감수성이나 이물질 대사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진통제로 흔히 이용되는 아세트아미노펜의 약효가 장내 세균총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알려져 있다. 표준 용량의 아세트아미노펜 투여 후 대사물 농도 조사에서, 황산 파라크레졸 생산능이 높은 장내 세균총을 가진 피검자는 아세트아미노펜 효력이 약했다. 이렇게 장내 세균총은 암의 약물 요법에서 치료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균 마우스나 항생제 투여 마우스는 시크로포스파미드 저항성을 나타내는 동시에 병원성 Th17세포의 반응성을 저하시킨다. CpG 올리고뉴클레오티드에 의한 면역 요법이나 플라티넘계 항암제에 의한 화학요법이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정상 장내 세균총이 필요하다. 화학요법제의 부작용은 약제에 따라 발생 빈도이 중증도가 다양하다. 결장암에 흔히 사용하는 이리노테칸은 부작용으로 심한 설사가 나타날 수 있으며, UGTIA1 유전자 변이가 호중구 감소증 및 설사 위험의 지표로 알려졌다. 이리노테칸에 의한 설사에 장내 세균총 관여가 생각되며, 마우스에서 장내 세균을 β-글루클로니다제로 저해하면 이리노테칸의 유해 대사 산물 생산이 저지되어 설사 발생이 억제된다. 이런 결과는 암의 약물 요법에서 약효나 부작용에 장내 세균총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예이다.

앞으로 건강진단 항목의 장내 세균 검사가 필수적인 날이 올 것이다. 대장암을 일으킬 수 있는 균이 발견되면 균을 늘리지 않는 식사 요법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예방 대책으로 암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다음호에 계속>

김영설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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