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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음식을 먹자 Ⅱ

  • 입력 2017.08.16 13:16
  • 기자명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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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번 씹기를 생활화하자

대부분 암 환자들은 소화와 흡수능력에 어려움이 많다. 특히 소화기 계통의 암 수술을 받은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암 환자의 영양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식욕을 되찾는데 힘써야 한다. 잘 씹도록 해라. 음식을 잘 씹어 먹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씹는 운동이야말로 건강을 유지하는 기초 운동이다. 저작운동과 식욕은 정비례 관계에 있다. 잘 씹을수록 식욕이 증가한다. 잘 씹으면 소화가 잘 되고 침 분비가 촉진된다.

타액 내에는 여러 가지 탄수화물을 분해시키는 아밀라아제 등의 효소들이 듬뿍 들어 있다. 침은 부작용이 없는 자연 소화제이다. 따라서 음식을 오래 꼭꼭 씹어 입안에서 침과 완전히 뒤섞이도록 만들면 위로 내려가기 전에 입안에서 음식물 대부분이 소화될 수 있다.

필자는 위를 전부 절제한 위암 환자들에게 입안에서 오래오래 씹다가 넘어가는 것만 삼키고 나머지는 뱉으라고 말한다. 최소한 50번 정도 씹어 먹도록 노력하자. 꼭 환자가 아니더라도 음식물은 완전히 씹어 먹는 것이 좋다. 잘 씹는 것은 치아뿐 아니라 안면 근육과 뇌도 운동시킨다.

또 평소에 좋아했던 음식을 요리해서 먹거나 메뉴를 바꿔보는 것도 좋다. 물론 이는 귀찮기도 하고 바쁜 생활 속에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식욕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니 노력해보자.

식욕을 되찾을 수 있다면 가끔은 자연식에서 벗어나는 것도 좋다. 가끔 자연식에서 벗어나더라도 평소의 식사가 자연식이라면 건강유지에 별다른 지장을 주지 않는다. 식사는 하루하루 반복되고 앞으로도 쭉 계속되므로 올바른 식사를 즐기면서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암 환자는 무엇이든 잘 먹어야 할까?

식이요법(영양 보충), 채소와 과일 섭취,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 건강한 물, 금연, 스트레스 관리, 명상 등이 암 극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런데 종종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자신을 치료하던 예전 의사는 무슨 음식이든 가리지 말고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며, 고단백 식사를 하고 체중을 빠지게 하는 것은 무엇이든 못하게 했다면서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묻는다.

과연 암 환자는 무조건 잘 먹어야 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왜 식이요법을 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에 대한 답을 먼저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요즘 주위에서 큰 병원에 입원했다 하면 암인 경우가 많다. 암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음식이라는 사실을,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까? 모든 일에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암도 발생하게 된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전체 암의 30%는 우리가 먹는 음식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과 주위의 환경이 모두 암의 발병 요인을 안고 있고, 자신의 생활습관과 매일 먹는 음식이 유전적인 요인과 상호작용하여 우리의 건강을 결정한다. 따라서 자신의 생활 방식이나 식습관을 조금만 바꿔도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음식은 우리의 질병을 초래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므로, 암 환자가 건강을 위해 가장 주의해야 할 것 가운데 하나도 역시 음식이다.

서양에 “You are what you eat”라는 속담이 있다. “무엇을 먹는가가 당신을 결정한다” 또는 “내가 먹은 음식이 바로 나다”라는 의미로,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우리의 건강을 결정한다는 말이다. 식생활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시켜주는 말로, 결국은 음식 안에 중요한 모든 것이 들어 있다는 뜻이다. 현재의 건강이 평소 식생활의 결과이고 잘못된 식생활이 암의 원인이라면, 암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식생활에서 문제를 찾아 잘못된 식생활을 하루 빨리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식생활을 바꾸지 않는 한 암은 결코 극복할 수 없다.

지금으로부터 2500여 년 전 히포크라테스는 “음식물을 당신의 의사 또는 약으로 삼으라. 음식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고치지 못한다.”라고 했다. 이미 기원전부터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다시 히포크라테스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 결국 음식 안에 중요한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는 말이다. 영원한 치료법은 음식뿐이다. 그리고 암은 예방법이 바로 그 치료법이다.

우리나라에 선진국형 질병이라고 하는 대장암과 유방암의 발생 빈도가 빠르게 증가 추세에 있는 것도 서구화된 식생활이 하나의 원인으로 밝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쇠고기, 돼지고기 같은 붉은 고기(read meat)와 가공육(processed meat)의 섭취 증가가 대장암이나 유방암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이다.

이처럼 음식을 잘못 먹으면 건강한 사람도 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수차례 보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암 환자들에게 음식을 가리지 말고 먹어야 한다는 말은 과연 옳은 것일까? 또, 암 환자는 무조건 잘 먹으면 좋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좋지 않은 음식물의 섭취는 암 발병의 요인이 되므로 암 환자가 건강을 위해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 가운데 하나도 역시 음식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식이요법이 중요하다. 음식이 좋으면 병이 낫고 음식이 나쁘면 병이 된다.

환자들은 나름대로 암 치료를 위해 갖가지 노력을 하겠지만 영양학적인 식이요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어떤 암 환자이든 자신의 자연 치유력을 최상의 상태로 끌어올릴 수만 있다면 스스로 방어력을 발휘하여 암을 이겨낼 수 있다.자신의 방어력을 최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식이요법을 병용해야 한다. 이러한 식이요법은 수술이나 항암제 치료, 방사선치료를 방해하지 않는다. 그러나 반대로 식이요법만으로 암이 치료될 수 있으리라 믿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역시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식이요법이 현대 의학의 치료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며, 현대 의학적인 치료를 함께 병행해야만 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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