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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뇌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 개발 착수

  • 입력 2017.09.18 10:46
  • 기자명 신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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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맞춤형 정밀의료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가치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가천대 길병원이 인공지능 기반의 뇌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길병원은 치매 등 뇌질환의 효과적인 예방과 진단, 치료 등 전주기에 대한 대규모 정보를 딥러닝 인공지능 기술에 적용해 개인에 특화된 뇌질환 정밀의료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과 가천대 뇌과학연구원 등에서 수행 중인 기존의 연구 성과와 독점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의 진료는 증상이 비슷한 환자를 동일하게 진단하는 보편화된 의료에서, 개인의 유전자 정보, 진료 내역 등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다.

특히 정밀의료는 암 연구 분야에서 실용적인 결과를 도출해, 가천대 길병원이 도입하고 있는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 등 진료에 활용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그 이유는 암은 대체로 유전자 이상 질환으로 보기 때문에 개인별 암 유전 정보와 진단, 예후, 치료방법 선택 사이에 일대일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뇌질환은 훨씬 더 다양한 이유에서 발생한다. 유전적 요인은 물론 환경, 생활습관 등 상호 작용에 의해 질환이 결정되는 특징이 강하다. 유전자 정보만 가지고는 진단, 예측, 치료에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없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또 진단 및 치료에 적용될 수 있는 바이오마커(몸 안의 변화를 나타낼 수 있는 지표)가 제한적이다. 이러한 뇌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질환 요소와 생활 습관 등 환자별 인자를 정밀의료를 통해 통합적 접근해야 하나, 아직까지 임상 의료진의 의견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다.

뇌질환 극복을 위한 정밀의료 구현을 위해 국내외에서 많은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각 분야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은 3T MRI 기반의 뇌영상 정보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또 특정 뇌질환 분야에서의 연구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가천대 길병원이 개발하려는 뇌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은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7T MRI, HRRT-PET 등 초정밀 뇌영상을 활용한 ‘질환-생체 모형’ 구축을 통해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진료 지침이라는 점에서 차별화 된다.

뇌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은 치매, 이상운동질환, 뇌전증 등 뇌질환에서 환자 개인의 유전, 환경, 생물학적 특성 등을 통합적으로 분석해 예방(예측), 진단, 치료, 관리 등 전주기적 분야에서 최적화된 지침을 제시하게 된다. 뇌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은 의료와 생활패턴 데이터를 딥러닝 기법으로 분석해 뇌질환 모니터링 및 치료 지침의 정확도를 높여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목표를 둔다.

가천대 길병원은 인공지능 뇌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 개발에 최적화된 기관이다. 연구중심병원으로서 뇌과학연구원과 협력해 세계 수준의 뇌영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타 기관과의 융합 연구가 이미 진행 중이다.

가천대학교 ‘지능형 뇌과학 연구센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학ICT연구센터로 선정돼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뇌질환 예측, 예방기술 개발 및 전문인력 양성을 수행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6년간 45억원을 지원받아 뇌질환 진단 기술, 위험도 예측 모델, 예방 및 치료 프로그램 등을 개발한다. 또 가천대는 경기도 지역협력연구센터 사업에 인공지능헬스케어연구센터가 선정돼 최대 6년간 67억 원을 지원받는다. 가천대는 선정된 두 사업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뇌질환 연구와 전문인력 양성에 힘쓸 계획이다.

또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에서는 초고자장 7.0T MRI와 고민감도 생화학적 진단 기술을 결합한 HRRT-PET을 이용, 기존의 의료영상으로 구현할 수 없었던 섬세한 뇌영상을 확보하고 있다. 연구용인 7.0T MRI에서 발견한 미세구조변화를 범용으로 진단에 이용할 수 있는 3T MRI에서도 영상화 할 수 있는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수준 높은 연구 성과의 일부를 환자 진단에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세계 두 번째로 뇌전용 11.74T MRI 개발을 위한 핵심 부품 마그넷 계약식을 체결하고 오는 2022년까지 임상 적용 기술 개발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는 등 뇌영상 연구에 있어 세계적으로 앞선 기술력과 정보력을 보유하고 있다. 

뇌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은 대표적인 뇌질환인 치매, 이상운동질환, 뇌전증 주요 뇌질환에 적용된다.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은 치매다. 치매의 경우 임상적인 복잡성으로 인해 MRI 등 진단 영상이 같더라도 증상과 원인, 예후 등이 다르게 나타난다.

가천대 길병원은 2015년 국내 의료기관 중 최초로 플루트메타몰을 활용한 아밀로이드 PET-CT 촬영을 시행해 치매 진단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치매 원인이 되는 독성 단백질 인 베타 아밀로이드는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5~10년 전부터 뇌에 축적되는데 영상 정보들과 유전자, 환경, 라이프스타일 등에 관한 정보가 통합적으로 분석돼야만 치료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아밀로이드 단백이 뇌질환의 발병 유무를 나타내는 지표라면,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것은 타우(tau) 단백으로, 이 물질이 뇌 어느 부위에 얼마나 침착되었는지가 치매의 증상, 정도 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의료진 및 뇌과학연구원 연구원들은 2014년 우리나라 최초로 THK5351 트레이서를 이용한 PET 촬영으로 대뇌 피질의 타우 단백의 위치, 침착 정도 등에 따른 알츠하이머와 경도인지장애의 진단 단계를 연구하고 있다. 또한 이상운동질환의 진단에 활용될 수 있는 MRI와 PET을 이용하여 조기진단을 위한 영상 바이오마커 개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해 오고 있다.

뇌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은 국가전략프로젝트로 추진 중인 정밀의료 분야 기타 사업들과 연계해 응용기술 개발에서 속도를 내는 전략으로 접근한다. 가천대 길병원은 국내 IT 서비스 4개사 및 의료기관 컨소시엄으로 지난해부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등을 주제로 병원정보시스템(P-HIS) 개발을 진행 중이며 당장 활용 가능한 응용기술과 자체 기술 등을 활용해 뇌질환 특화 AI 알고리즘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이근 가천대 길병원장은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을 암 진료에 도입한 가천대 길병원이, 뇌질환 분야에서 자체 기술력과 기존 연구와의 융복합으로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뇌질환 명의’을 만든다는 것이 이번 개발 사업의 목표”라며 “뇌질환에 대한 통합적 접근이 가능하다면 이를 활용한 R&D 개발과 국가적 수익 창출, 의료비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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