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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된 척수, 주사형 젤(gel)로 조직 재생 가능

  • 입력 2017.09.28 11:13
  • 수정 2017.09.28 11:15
  • 기자명 신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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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교통사고나 뇌졸중 등으로 인해 중추신경계가 손상되면 이차적인 신경변성이 일어나 신경조직에 결손이 생기고 물혹(낭포성 공동)이 발생하는데, 이는 신경회로의 재생을 억제하고 줄기세포의 생착을 방해하는 등 회복에 큰 저해요소가 되고 있다. 이러한 낭포성 공동의 생성을 억제하기 위해 다양한 생체재료들이 개발되었지만, 고형의 물질들은 불규칙한 형태의 손상부위를 효과적으로 메워주지 못하고 젤 타입의 물질들은 조직 내 강도나 지속성의 문제로 인한 기능 수행에 한계가 있었다.

최근 국내연구진이 중추신경계 손상 후 물혹(낭포성 공동)이 생기는 것을 억제하는 신개념의 하이드로젤(hydrogel)을 개발하여, 척수 손상 시 중추신경계 조직의 재생을 유도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뇌과학과/신경과 김병곤 교수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공학연구소 생체재료연구단 송수창 박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면역세포를 젤(gel) 내에 머물게 하여 물혹(낭포성 공동)의 생성을 억제하는 주입형 하이드로젤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개발한 하이드로젤이 외상 후 발생하는 물혹을 억제하여 2차 손상으로부터 신경세포들을 보호하고 재생을 돕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척수손상 모델에서의 주입형 하이드로젤의 도입 및 조직재생 유도과정
척수손상 모델에서의 주입형 하이드로젤의 도입 및 조직재생 유도과정

아주의대 김병곤 교수와 KIST 송수창 박사 공동연구팀은 첫째, 불규칙한 손상부위를 메우기 위한 온도감응성 하이드로젤의 적용, 둘째로 조직 내 지속성 문제를 해결하는 빠른 조직 재생효과를 유도하기 위한 면역시스템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했다.

연구진은 상온에서는 액상을 유지하지만 체온에서는 증가된 온도로 인해 고형의 젤로 변화하는 온도감응성 폴리포스파젠 하이드로젤이라는 물질을 사용했다. 또한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대식세포를 효과적으로 잡아주는 물질(이미다졸(imidazole)) 그룹을 하이드로젤에 도입함으로써, 하이드로젤 내에 대식세포가 효과적으로 머물게 하여 생성된 섬유성 세포외기질단백질이 하이드로젤 부위를 채워줌으로써 조직결손을 메우는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다.

하이드로젤 주입 후의 공동의 생성 억제 효과 및 그에 따른 행동능력 증가
하이드로젤 주입 후의 공동의 생성 억제 효과 및 그에 따른 행동능력 증가

아주의대 김병곤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I-5 하이드로젤의 조직재생 효과가 실험한 거의 모든 동물에서 재현성 있게 관찰돼 실제 척수손상 환자에서도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설명하고 “현재까지 보고된 어떠한 하이드로젤 보다도 뛰어난 효과를 보인 만큼 임상시험으로 연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IST 송수창 박사는 “이 기술은 각종 다른 조직재생 인자들과 함께 사용되어 신경변성 억제를 넘어선 신경재생을 유도하는 시스템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줄기세포 및 유전자 전달을 위한 다기능 온도감응성 하이드로젤 개발] 과제(총괄과제책임자, KIST 송수창 박사), 중견연구자(도약)지원사업(과제책임자, 아주의대 김병곤 교수) 및 KIST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으며, 본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IF: 12.124) 9월 14일(화)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다.

※참고자료
▲하이드로젤 (Hydrogel)
친수성 3차원 폴리머 네트워크로 구성되었으며 수분 함유량이 90% 이상 수준에 달하고 있다. 다공성의 구조를 가지며 생체 적합도가 뛰어난 편으로 강도도 세지 않고 부드러운 편이어서 생물조직과 유사한 부분이 많기에 조직 회복 및 대체, 바이오닉스 디바이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다. 본 연구팀에서는 폴리머 네트워크가 온도에 따라 일어나는 온도감응성 하이드로젤인 폴리포스파젠 하이드로젤을 이용하였다.

▲낭포성 공동 (Cystic cavity)
중추신경계 손상 후 유입되는 세포들의 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물혹과 같은 공간을 의미한다. 이 공간이 형성되면 신경을 연결하고 있던 축삭들이 분리됨으로 인해 신경전달이 일어나지 못하며, 다양한 인자들의 왕복도 어려워지므로 조직재생에 큰 장애물이 된다. 본 연구에서는 낭포성 공동의 형성을 억제하기 위해 주입형 하이드로젤 도입해 공간을 채워주는 실험을 진행하였다.

▲대식세포 (Macrophage)
대표적인 면역세포의 하나로, 우리 몸에 침입한 외부물질을 잡아먹는 식균작용을 할뿐 아니라 분해한 외부물질 조각을 세포 표면에 전시해서 2차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역할도 한다. 또한 다양한 인자들을 분비하여 염증반응을 유도하고 면역세포를 활성화 시키는 역할도 한다. 본 연구에서는 하이드로젤 내에 남아서 공동을 채울수 있도록 다양한 인자들을 분비하는 역할로 사용되었다.

▲세포외기질 (Extracellular matrix)
세포와 세포 사이의 틈을 메워 물리적으로 조직을 지지하거나 세포를 에워싸서 세포가 살아가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생체고분자의 집합체이다. 또한 세포증식과 이동, 대사, 분화 등을 조절하기도 한다. 이의 구성성분은 콜라겐, 피브로넥틴 등의 섬유상의 단백질로써, 본 연구에서는 대식세포로 인해 증가된 세포외기질로 인해 공동이 메워지는 효과를 관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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