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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국 화백 작업의 '언어의 찰나'

  • 입력 2017.11.06 15:11
  • 기자명 양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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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刹那)는 아주 짧고 빠르게 지나가는 순간을 비유할 때 쓰는 언어이다. 종교의 명상을 말할 때, 모든 사물이 1찰나 다음 단계로 생성과 차이, 오고 있고 지나가고 하는 무한(無限)의 시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모든 존재는 찰나에 생성이 되기도 하며 지기도 하는 이 계속적인 생멸 현상을 ‘찰나생멸(刹那生滅)’이라고 한다. 찰나의 순간에도 늘 변화의 순례를 하고 있음으로 ‘찰나무상(刹那武常)’.

한병국 화백 작업의 순간 퍼포먼스는 최고의 몰입에서 뿜어 내리는 그 에너지를 화폭으로 뿌리고 내친다.
시작하는 부분, 멈추는 부분 그 사이의 약간의 서성거림의 흔적이 없다.
그 후의 남게 되는 순간의 찰나는 간결하고 붓의 역동적 터치로 순간을 화폭으로 가져온다.
그가 꾸고 있는 그 몽상의 꿈, 작업의 길을 보여준다. 막힘이 없는 한 필치이다. 거침없다.

내재된 서정적 율(律)은 쌓이는 에너지가 된다.
순간의 멈춤이 깨치면 블랙홀이 된다.
바로 그 시점을 한병국 화백 작업의 ‘언어의 찰나’이다.

이 땅의 지기로!
동료의 의리로

작업마다 밀려오는 중압감을 몸부림의 그 찰나를 물가에 세운 마중물 한 바가지 용처를 작업으로 대신한다.
우리의 정서 여백의 미도 읽어내고 있다.
이 가을에 겹겹이 다가오는 야성의 스피드와 그 위의 감정을 흔들어버리는 바람의 위력!
또한 그것이 있기에 다시 작업실에 발을 담근다.
화면에서 보여 지는 작가의 노래로 여백의 공간과 한층 더 간결화되는 추상 작업의 형상화.
노련한 그의 거침없는, 그러나 굴곡의 패기를 엿본다.

나는 그의 작업을,
그의 결단을 응시한다.
손 빈 작가의 곳간을! 염려를 마다하고 견디어내는 그의 작업을 노래한다.
나의 글쓰기를 통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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