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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대 연구진, '눈떨림증후군 환자 유전자분석'을 통한 원인 질환 찾아

한국인에게서 다빈도로 나타나는 희귀 안질한 유전자 3개 처음으로 찾아내

  • 입력 2017.11.27 11:32
  • 기자명 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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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좌측부터, 연세대 의과대학 한진우 안과학 교수 이승태 진단검사의학 교수)
사진설명 - (좌측부터, 연세대 의과대학 한진우 안과학 교수 이승태 진단검사의학 교수)

국내 연구진이 원인감별이 어려운 희귀 안질환의 유전자분석 진단법을 개발했다. 연세대 의과대학 ‘한진우’(안과학)·‘이승태’ 교수(진단검사의학)교수와 ‘임정훈’ 연구원(약리학)은 ‘영아 눈떨림증후군’을 겪고 있는 환자 혈액에 대한 유전자분석을 통한 원인질환 규명과 함께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안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JAMA ophthalmology지 최근호에 발표했다.

‘영아 눈떨림증후군’은 생후 6개월 이전의 영아에게서 눈동자가 좌우, 상하 또는 복합적으로 계속 떨리는 증상으로 인구 2천명 당 1명꼴로 보이는 희귀 안질환이다.

영아 눈떨림증후군은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인 경우도 있으나 뇌나 신경계 이상, 눈백색증, 망막변성 등의 다양한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환자들은 MRI촬영이나 특수 혈액검사, 염색체 검사 등 많은 단계의 검사를 거쳐야 했으며, 간혹 원인질환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환자의 시력 상실은 물론 생명에까지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전성 희귀안질환 진단은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어 보호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어 왔다.

연세의대 연구팀은  지난 2015년 6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세브란스병원 안과에서 진료를 받은  ‘영아 눈떨림증후군’ 환자 48명의 혈액을 채취하고, 한 번에 수십~수백 개의 유전자를 한 개의 판으로 조립하여 분석하는 최신의 유전자분석법인 ‘차세대염기서열 분석법’(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을 시행했다. 그 결과 28명의 환자에게서 영아 눈떨림증후군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찾아내는 한편, 이에 따른 정확한 유전성 질환 진단명을 내릴 수 있었다.

원인질환을 찾은 28명의 환자들은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 환자가 14명이었으며, ‘무홍채증’ 환자가 4명, ‘전색맹’ 환자가 3명 그리고, ‘시니어 로켄 증후군’ 등의 기타 희귀 유전성 안 질환으로 각각 진단되었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로 NGS기법을 영아 눈떨림증후군 환자에게 적용함으로써 58.3%의 진단율을 얻었다”는 한진우 교수는 가족력이 있는 환자의 경우 88%이상의 매우 높은 진단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정밀한 NGS기법이지만 방대한 분석결과에 대한 연구진의 전문적인 분석이 뒷받침되어야 병을 야기하는 정확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찾을 수 있다. NGS기법을 통해서도 현재까지 뇌전증환자의 발병원인 규명에 성공하는 경우가 30%내외이며, 선천성 녹내장도 25%내외에서만 병을 일으킨 돌연변이 유전자를 찾아내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연세의대 연구팀의 진단율은 높은 지표로 평가되고 있다.

한진우 교수는 "간편한 혈액채취만을 통해 유전성 질환을 빠르게 진단할 수 있게 됨으로서 동반되는 다양한 전신 질환의 진행과 증상 정도를 정확히 예측하여 필요한 예방적 치료 및 검사일정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 담당 의료진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실제 이번 NGS기법을 통해 로켄 시니어 증후군을 진단받은 8세 여아의 보호자들은 향후 급격한 신(腎)부전 발병으로 제때에 신장이식을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질환 특성을 처음 알았다.

이승태 교수도 이번 연구를 통해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를 일으키는 많은 돌연변이 유전자 중 한국인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3개의 돌연변이 유전자(NMNAT1, GUCY2D, RPGRIP1) 찾아내 더욱 빠른 진단과 함께 한국인 고유의 질병 유전자 정보를 추가할 수 있었다는 점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질병의 조기 진단과 예방적 치료효과가 큰 소아환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유전자검사법을 통한 상담과 유전자 치료의 가능성 제시”함으로써 "국내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의 한 계기를 마련한 점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진우 교수는 "원인 치료를 위해 유전성 안질환자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완, 대체할 정상 유전자를 끼워 넣는 유전자치료법 개발을 위한 동물실험 연구에 이미 착수했다"며 "다만 건강보험당국에서 보험급여로 고시한 NGS 검사에 대해 최근 유전성 망막색소변성증에 한해 선별적으로 인정하고 그 외 유전성 안질환에 대한 검사는 제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로 인해 희귀 질환으로 힘들어하는 환자들에게 실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없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이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참고자료
◆ 유전성 희귀 안질환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 (Leber congenital amaurosis) : 눈동자 떨림증상과 함께 심한 시력 저하 및 망막 색소변성을 가져오는 질환입니다. 국내 유병율 통계는 아직 없으며 해외연구로는 인구 10만 명당 2~3명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안질환 외에 신장질환 혹은 쥬베르증후군 등 다양한 전신질환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무홍채증(Aniridia) : 홍채가 부분적 또는 완전한 결손을 입는 선천성 안질환으로 눈 떨림, 각막혼탁이나 약시, 백내장, 사시 등의 안질환 증상을 보입니다. 무엇보다 동공의 크기를 조절하는 홍채기능이 상실되어 눈부심의 불편증상이 심합니다. 규칙적인 안과 검사를 통해 굴절이상 교정 및 특수 착색렌즈나 광변색렌즈 착용을 통한 눈부심 증상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전색맹 (Achromatopsia) : 망막의 원뿔세포에서 기능을 하는 단백질의 이상으로 생기며, 색을 부분적 혹은 전체적으로 인식을 하지 못합니다. 영아기에 눈 떨림이 생기며, 심한 눈부심이 매우 특징적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더 시력이 좋아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수 착색렌즈를 통해 눈부심 증상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시니어 로켄 증후군(Senior Loken syndrome) : 섬모질환의 일종으로 시세포의 외절과 내절을 잇는 부위의 단백질 이동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기능이상으로 생기는 질환입니다. 영아기에 눈 떨림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점차적인 시력감소, 망막색소변성을 보입니다. 전신질환으로 신장질환이 동반되어 다뇨(多尿), 야뇨증, 고혈압 등의 증상과 함께 신장세포의 섬유화가 진행되는 콩팥황폐증에 의한 급성신부전이 진행되므로 정기적인 검사와 함께 적절한 시기에 신장이식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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