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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와 장소를 가지 않는 '헛구역질', 왜 생길까?

  • 입력 2017.12.04 15:23
  • 기자명 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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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직장인 박 씨는 오늘도 양치질하기가 두렵다. 양치질만 하면 헛구역질이 나오고 심할 때는 음식물이 입 밖으로 쏟아져 나올 때도 있다. 뿐만 아니라, 담배를 피우다가도 종종 헛구역질을 하기 일쑤다. 이런 증상으로 병원에 가기는 귀찮고, 그렇다고 그냥 있자니 걱정이 된다는 박 씨. 박 씨에게는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이처럼 칫솔질을 하거나 담배 연기를 깊게 빨아들였을 때 등 예기치 않게 일어나는 헛구역질을 경험해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이다. 도대체 계속되는 헛구역질은 무슨 신호일까.

◆ 걱정이 되긴 하지만 병원까지 가긴 좀…
일반적으로 양치질을 하다가 이런 경험을 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다가도 자주 반복되면 불안해지게 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흡연 중 토할 것 같은 느낌(구역감)을 가져 당황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슨 큰 병이 생긴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는 것도 잠시, 구역감이 사라지면 이러한 불안함도 쉽게 잊어버리는 게 이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전문의들은 양치질 중에 구역감을 느끼거나 토하는 경우는 입 안 깊숙이 칫솔이 닿아 반사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일종의 정상적인 반사작용이라고 말한다. 특히 체질적으로 비위가 약한 사람은 치약 냄새에도 비위가 상해 구역질이 날 수도 있으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는 “대부분의 구역감은 잘못된 양치질 습관이나 과도한 음주와 흡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올바른 양치질 습관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게 되면 저절로 없어진다”고 말한다.

◆ 과도한 음주와 흡연, 가장 큰 원인
과도한 음주와 흡연이 구역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과음과 흡연이 만성 위염이나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벽이 헐어 위산과다가 된 상태에서 양치질을 하면 위산이 역류하면서 구역감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흡연자의 경우는 구역감이 더 심하고 자주 일어날 수 있다. 담배의 니코틴이 혈액의 산소공급을 저하시키고 일산화탄소가 증가하면서 일시적으로 구역질과 함께 어지러움을 동반하는 중독 증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담배연기가 인·후두 부위를 자극해 인·후두의 신경반사작용에 의한 헛구역질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장기간의 흡연으로 인해 만성기관지염이나 만성 폐쇄성 질환을 갖게 된 경우 흡연 시 담배 연기에 의해 자극을 받게 된 기도의 과민반응으로 구역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 따라서 이 경우엔 반드시 금연을 실천해야 헛구역질을 예방함은 물론 기관지도 보호할 수 있게 된다.

◆ 자주 반복되면 소화기 이상 점검 필요
특정 질환으로 인해 구역질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증세가 자주, 그리고 오래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병적인 것인지 아닌지 여부를 감별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메스꺼움을 느껴 구토를 하게 되면 흔히 위장병을 의심하기 쉽다.

오한진 교수는 “구역질은 위·십이지장궤양이나 위암과 같은 위장병 외에 간장, 담낭, 췌장 등의 간·담도계 질환, 뇌종양, 메니에르병 등이 있을 때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구역질에 대한 일반적인 대처 방법은 먼저 입안과 구강을 청결하게 하고 평소 △불쾌한 냄새 △자극적인 냄새 △기름진 음식이나 튀긴 음식 △짜고 매운 음식 △지나치게 달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이다. 또 긴장이나 불안이 구역감과 구토감을 자극할 수도 있으므로 평소 과로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적절히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취미 생활이나 적절한 운동 같은 것도 도움이 된다.

◆ “헛구역질, 병원에 꼭 가야하나요?” 이럴 땐 진료를 받아보세요!
① 구토를 할 때 쓰지 않고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을 번번이 토하게 될 때 → 식도협착증이나 뇌종양이 의심됩니다.
② 특별한 구역감도 없이 바로 구토를 할 때 → 갑작스런 뇌압 상승에 의한 것일 수 있습니다.
③ 만성적으로 구역감을 느끼거나 구토를 할 때 → 위 검사결과 정상인 경우에도 소장·대장·간장·췌장 질환, 만성 변비 등에 대해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④ 구토물에 피가 섞여 나왔을 때 → 선홍색 피는 위염, 위궤양, 위암 등이, 커피색이나 팥죽색 피는 소장폐색증, 위 운동기능 마비 등이 각각 의심됩니다.
⑤ 별다른 구역감 없이 식후 즉시 나타날 때 → 환자 스스로가 구토를 유발하거나 억제하는 정신적 원인에 의한 것으로 의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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