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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원인이 되는 만혼, 가임력 보존 치료 고려해야

  • 입력 2017.12.15 10:39
  • 기자명 신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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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취 난자 보존액처리
채취 난자 보존액처리

올해로 10년차 직장인 정모(33·여)씨는 지난 달 산부인과를 찾아 ‘난자 동결’ 시술을 받았다. 남자친구는 있지만 당장 결혼할 계획이 없고 현재 직장에서 더욱 커리어를 쌓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늦은 나이에 임신이 불가능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 늘어나는 만혼이 난임 유발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35세 이상인 고령산모의 비율은 2009년 사상 최초로 15%를 돌파한 이후 26.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결혼기피 현상,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 등으로 결혼이 늦어지기 때문인데, 문제는 만혼이 늘어나면서 난임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임신 성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혼을 했다 하더라도 부부의 경제적 안정과 자기개발 등을 이유로 임신을 미루다가 막상 아이를 가지려 할 때 난임 문제로 고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 가임력 보존 치료로 난임 극복 가능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반적인 난임 치료 외에 난임 예방을 위한 치료 및 관리법으로 가임력 보존 치료가 주목 받고 있다. 가임력 보존치료란 여성의 임신능력인 가임력이 손상되기 전에 미리 난자나 정자를 채취해 임신 가능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치료다. 주로 난자나 정자를 동결해 보관시킨다. 과거에는 주로 생식기능 저하가 예상되는 젊은 암환자나 부인과 질환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었으나 최근에는 일반인 대상으로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애플 및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기업은 2014년 말에 커리어 유지를 위해 임신을 미루는 여직원에게 복지 차원에서 난자동결 시술을 지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성공적인 임신을 위해서는 자궁보다는 배란되는 난자의 상태와 질이 가장 중요하며 이를 여성의 임신능력인 가임력으로 판단한다. 가임력은 25세에 정점에 달하고 35세를 전후로 감소하기 시작하므로 이후에는 난임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미혼 여성의 경우 난자의 질이 좋을 때 미리 자신의 난자를 냉동 보존 했다가 원하는 시기에 보존해둔 건강한 난자를 이용하면 나이가 들어서 임신 시도를 하더라도 높은 성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좋은문화병원 문성은 과장(산부인과 전문의)은 “생리만 한다면 임신은 가능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지만 임신적령기가 있어서 폐경 10년 전부터 자연임신은 어려워진다. 여성은 출생 시 이미 만들어진 난자를 쓰게 되는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그 재고가 없어지고 질도 떨어지게 된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결혼연령도 늦어지고 있지만 임신가능나이는 예전과 같다는 것이 미혼여성들이 처한 딜레마”라며 “난자냉동 같은 가임력 보전치료를 시도하는 것은 미혼여성에게 미래의 자녀계획을 위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 난소나이검사로 가임력 측정가능
가임력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 젊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미리 난소나이검사(AMH)를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난소나이검사는 정확히 말하면 ‘항뮬러관호르몬(AMH)’검사다. AMH는 절대적인 수치를 가지고 판단하기보다는 이를 통해 같은 연령대에 비하여 난소의 예비능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난임치료 가능 기간이 어느 정도 될지, 향후 예상되는 난임치료의 성과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문성은 과장은 “AMH 수치란 난소에서 앞으로 배란 가능한 난자의 재고상태를 알려주는 중요한 검사이므로 난임치료를 시작하는 사람은 꼭 시행해야 한다. 이전에 난소수술을 했거나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는 경우에 더욱 중요한 검사이다. 다만 임신율은 나이에 더 좌우되므로, AMH가 수치가 높다고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낮다고 임신가능성에 너무 실망할 필요도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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