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인 기획의 틀은 “잔상의 정원: 그 경계의 행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제작한 작품들로 한지의 물성을 이용, 각인되었던 자연의 기록이나 잔상들을 다시 시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 과정은 한지가 가진 물성, 그 초기로 돌아가서 직접 조각한 화면(판)에 수작업으로 종이를 떠내어서 작업한다. 떠낸 종이를 말린 후에 자르거나 찢어서 화면에 붙이는 작업들로, 자연에 대한 기록을 보여준다. 그렇게 자연에 대한 기록은 자연이라는 것에 내면의 표정과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들을 기록하듯 물성으로의 자연을 묘사한다.
이외에도 한지 죽을 만들어낸 후 한지의 섬유질을 이용해 일반 종이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느낌의 작업들까지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한지의 작업은 소재가 오랜 시간과 노동력을 투자해야 하는 작업으로, 작업과정 중 대비되는 색감들과 단색들의 유희는 한지가 갖는 본성을 뛰어 넘는 그 다음의 단계 현대미술 재료로서 가진 다양한 가능성들을 선보이려고 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순간적인 잔상들로 의식하지 않은 그 경계 에 머물지 않는 그것의 행위들을 담아 표현하였다. 결국 그 행위의 작업은 단순화되고 반복적인 행위로서의 작업과정은 그 과정 속에서 오히려 충만함을 되돌려 받는다. 이러한 육체적 활동을 통해 번잡한 생각과 일상의 고뇌를 소멸시킬 수 있는 결과를 가지고 온다. 아울러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들며 자신을 뒤돌아보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작품제작 과정을 통한 자기 반영을 보여주며, 자연에 대한 관조와 태도를 나타내는 작가만의 방법으로 선보이고 있다.
- 글 발췌 재구성-